萍 - 계류지 ㄱ ~ ㄹ/남성의학자의성(性)스러운이야기

17 대머리와 '큰 남성', 과연 정력의 상징인가?

浮萍草 2014. 7. 22. 09:30
    머리 버섯모양의 큰 음경귀두 전립선비대증 이 3가지는 ‘쎈’ 남성의 징표로 여겨지기도 하는데 발생과정에서도 서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고환과 부신에서 만들어지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혈액을 통해 전신을 순환하는 동안 남성호르몬수용체가 특히 많은 머리 (두피),음경,전립선의 세포로 
    들어가 이곳에 있는 환원효소(5-알파-리닥타제)에 의해 두배나 강력한 디히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전환되는데 이 DHT에 의해 음경이 커지고 전립선세포가 
    증식하여 전립선비대증이 발생하며 단백질 합성지연으로 모낭이 위축 받아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거나 빠지게 된다. 
    겨드랑이털과 음모의 성장은 주로 테스토스테론의 영향을 받고, DHT는 턱수염의 성장에 관여하지만 머리카락에는 반대작용을 하여 남성형 탈모를 촉진한다.
    남성호르몬과 남성형 탈모의 관계는 이미 기원전 400년경에 히포크라테스가 환관은 대머리가 되지 않는다고 언급하였다.
    남성호르몬에 의한 탈모는 남성호르몬수용체가 앞머리나 정수리 부위에만 분포해있어 이 부위에서 일어나고 옆머리나 뒷머리 부위에서는 잘 일어나지 않는다. 
    남성호르몬이 전립선비대증에 관여한다는 사실은 사춘기 이전에 거세하거나 선천적으로 고환이 성장하지 못한 성선기능저하증 환자에서는 전립선비대증이 발생
    하지 않으며 전립선비대증환자에게 남성호르몬공급을 차단하면 전립선 크기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고 다시 공급하면 원래 크기로 회복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 수 
    있다. 
    나이가 들면 남성호르몬 생산량이 감소하는데도 불구하고 전립선비대증이 생기는 이유는 나이가 들면서 전립선의 남성호르몬수용체가 증가하기 때문에 남성
    호르몬의 생산량은 감소하지만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더욱 많이 받게 되고 전립선에는 환원효소가 많아 테스토스테론이 DHT로 많이 전환되기 때문이다.
    그림1

    전립선비대증의 발생과 대머리가 되는 것은 같은 원리이므로 대머리가 심한 남자에서 전립선비대증을 많이 갖고 있고 역으로 전립선비대증환자는 정상인보다 심한 대머리를 갖는 경향이 많은 것으로 보고되었다(그림 1). 전립선비대증치료를 위해 비대된 전립선 용적을 줄여줄 목적으로 환원효소억제제 (DHT생산억제제)를 복용시켰더니 머리털이 새로 나오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고, 지금은 전립선비대증 치료용량의 1/4을 복용하여 대머리 치료제로도 이용되고 있는데 이것은 전립선비대증과 대머리 발생 원인이 같은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다. 대머리 남성이 전립선비대증 발생과 연관성이 있다면 전립선암과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미국 워싱턴대 조나단 라이트 교수팀의 보고에 의하면 젊어서부터 탈모가 일어난 대머리 남성은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보통 사람보다 29~45% 낮다고 한다. 전립선암 치료로 종양이 자라는 것을 막기 위해 테스토스테론 억제제를 투여하는데 반대로 젊은 나이에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많으면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줄어 든다는 것이다. 남성의 성기발육도 DHT와 관계 있으므로 성기가 큰 남성 특히, 음경둘레와 귀두가 큰 사람에서 전립선비대증의 발생위험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그림 2). 비뇨기과의사들은 전립선비대증이 있는 경우 음경귀두가 큰 버섯 모양으로 두드러지게 잘 발달된 것을 흔히 볼 수 있어서 “전립선 귀두”라고 속칭 말하고 있다.
    그림2

    그렇다면 전립선비대증,대머리,큰 음경,무성한 턱수염을 가진 남성은 정말 정력이 ‘쎈’ 것일까? 우선 남성호르몬의 작용으로 이 같은 현상이 생기므로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또 성기가 큰 경우에는 시각적 효과도 있을 수 있다. 턱수염도 마찬가지이다. 턱수염이 많은 남성은 남성과 여성 모두로부터 생식능력이나 건강이 가장 우수해 보이는 것으로 평가됐다. 흥미로운 것은 여성들은 남성의 얼굴에 털이 많을수록 남성미가 있는 것으로 봤는데 생리주기가 가임기일 때는 특히 이런 상관관계가 더욱 뚜렷했다는 점이다. ‘앞머리 탈모는 정력이 넘쳐 떠밀려 벗겨졌고 정수리머리의 탈모는 정력이 모자라 당겨져 빠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모두 근거 없는 이야기이다. 정력의 원천인 남성호르몬이 고환에서 남달리 많이 생산되어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두피,전립선,음경,턱에 남성호르몬수용체가 유달리 많이 분포하고 있어 발생 했을 따름이다. 지금까지 대머리, 음경이 크거나 턱수염이 무성한 남성의 발기력이 더 강하다는 어떠한 연구보고도 없으며, 전립선비대증은 배뇨장애증상이 심할수록 거꾸로 발기 력이 더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Premium Chosun ☜       김세철 명지병원장 saeckim@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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