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남성의학자의성(性)스러운이야기

특별기고 운동선수들의 경기전 섹스, 약일까? 독일까?

浮萍草 2014. 6. 17. 09:16
     지구촌이 월드컵 열기로 뜨겁다. 
    우리나라 축구대표선수들도 국민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월드컵 경기가 시작하기 수개월 전부터 합숙훈련과 해외전지훈련 등으로 빡빡한 일정에 맞추어 엄격한 단체
    생활을 하였다. 
    육체적으로 힘들겠지만 정신적으로도 심한 압박감을 받기 때문에 적절한 휴식도 필요할 것이다.
    축구대표선수들은 20~30대 초반의 혈기왕성한 나이로 성욕이 가장 왕성하게 발동하는 연령이다. 
    이들에게 한달 이상씩 금욕을 강요하는 것이 경기력에 약이 될 것인지 해가 될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성관계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긴장을 완화시켜주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지만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성관계를 하는 것은 경기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는데 차질을 
    초래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옛날 중국 성의학서에 의하면“사정 후에는 육신이 피로해지고 귀에서 윙윙 소리가 나며 눈은 졸음으로 무거워지는데다 목은 메말라 갈증이 생기고 사지는 활력을 
    잃게 된다”고 잦은 사정을 경고하면서도“건강한 남자라면 20대는 하루 두번,30대는 하루 한번까지 사정을 허용한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1회 성관계 시 소모되는 에너지량은 어느 정도일까? MET (Metabolic Equivalent of Task)란 유산소운동의 강도(산소소모량)을 나타내는 단위로서 휴식
    상태를 1 MET로 하였을 때 오르가슴 전의 성행위는 2-3 METs 오르가슴 때는 3-4 METs에 해당하고 격렬한 성행위시에는 최고 5-6 METs까지 올라갈 수 있다. 
    참고로9~20 kg의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운반하는데 소요되는 산소소모량은 4-5 Mets에 해당하며 평지에서 1분에 80m를 걷는데 소요되는 양은 3-4 METs이다. 
    그러므로 격렬한 성행위는 상당량의 산소가 소모된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평상시 축구선수들의 운동량을 고려하면 문제가 될 수 없는 수준이다. 
    남성들이 사정 후 피로해하고 처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대뇌피질의 흥분에 의한 자율신경의 피로가 주된 원인이므로 성행위 후의 피로는 영양보충으로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수면이나 휴식이 필요한 것이다.
    ▲ 전날 밤 성관계를 하지 않았을 때보다 하였을 때 다음날 오전, 오후 혈중 남성호르몬치가 유의하게 증가했다.

    지속적인 성생활의 신체효과로 심혈관계 기능 강화와 면역기능 증가 등이 보고되었지만 경기 전 일회성 성관계로 기대해 볼 수 있는 단기적인 긍정적 효과는 무엇 일까? 성관계는 대뇌에서 엔도르핀을 생산하여 잠이 오게 하고 불안,초조,스트레스를 경감시켜준다. 또‘유대감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옥시토신이 분비되는데“군인에게 옥시토신을 주입하면 아군에 대한 자기희생정신을 높이고 적으로부터 자기 팀을 보호하기 위해 선제공격을 감행하는 도화선이 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성적 흥분 시에는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 호르몬이 분비된다. 테스토스테론은 공격심, 성취욕을 일으키는 정신활동의 원동력이다. 성행위가 끝난 후에도 이들 호르몬 수치는 정상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 몇 시간 동안 계속 유지된다.
    ▲ 전날 밤 성관계를 하지 않았을 때와 하였을 때 오전, 오후의 운동능력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성의 이 같은 긍정적 영향이 보고되었지만 실제로 경기 전의 성관계가 운동기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과학적 연구보고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실정이며, 보고된 연구도 실제 경기결과에 미친 영향이 아니고 신체적 정신적 영향에 관한 연구였다. 미네소타주 성 스콜라스티카대학의 Boone T와 Glimore S는 평균 연령 27세의 남성 11명에게 취침전 성관계를 하도록 하고 12시간 후에 트레드밀 (유산소) 운동을 하였을 때 운동의 최대기량이 감소하지 않았다고 하였다. 스위스 제네바대학병원의 Sztajzel J 연구팀은 전날 밤 성관계가 운동능력이나 정신 집중력을 감소시키지 않으나 신체적 변화는 성관계 후 2시간이 경과해야 회복 되므로 경기 2시간 전부터는 금욕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성관계는 당시 배우자의 반응에 따라 심리적 육체적으로 나쁜 영향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하지 않은 것보다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에 조심스러운 것이며 이 때문에 일부 국가에서는 자위행위만 허용하기도 한다.
    ▲ 전날 밤 성관계를 하지 않았을 때와 하였을 때 정신 집중력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부부관계를 매일 해도 업무에 지장이 없으며 오히려 활력소가 된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모처럼 해도 다음 날 피곤하여 지장이 있다는 사람이 있다. 영국 육상선수 린포드 크리스티가"경기 전 성행위는 내 다리를 납덩이로 만들었다"고 말했듯이 성행위가 정신 신체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개개인마다 너무나 차이가 많다. 선수들을 일률적으로 규정하기 보다 경기전 성행위가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잘못된 이해나 편견에 의한 심리적 피해가 없도록 하고, 선수 자신이 성행위를 하든 자위행위를 하든 금욕을 하든 자율에 맡기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적어도 경기 하루 전에는 금욕하는 것이 안전할 것으로 생각 된다.
    Premium Chosun ☜       김세철 명지병원장 saeckim@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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