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한식 이야기

풍천장어

浮萍草 2014. 6. 19. 11:01
    맛 지도에 있는 풍천장어, 지도에 없는 강(江) 풍천에서 잡는다
    
    무더운 여름철이 다가오며 많은 이들이 보양식을 찾는다. 
    그 중 장어요리는 많은 남성들이 선호하는 보양식으로 구이나 탕,회,샤브샤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즐긴다. 
    흔히 아나고라 부르는 붕장어는 주로 구이나 회로 즐기고 하모라 부르는 갯장어는 샤브샤브로 먹는 경우가 많다. 
    정력을 증강시키는 뮤신과 콘드로이친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장어 중에 으뜸이라 불리는 뱀장어는 다려서 약을 해먹거나 구이로 즐긴다.
    ▲ 풍천장어구이. 사진= 전통향토음식 용어사전(농촌진흥청 발간)

    장어 중 유일하게 바다와 강을 오가기 때문에 민물장어라 불리기도 하는 뱀장어 중에는 풍천장어를 최고로 친다. 풍천장어는 풍천에서 잡힌 장어를 부르는 말인데 이상한 것은 풍천장어가 유명한 전라북도 고창군의 지도를 펼쳐놓고 유심히 살펴봐도 풍천이라는 지명을 가진 지역 이나 강은 도통 찾을 수 없다. 풍천이 지명이 아니라 별칭이기 때문이다. 풍천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유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 설이 있다. 첫 번째는 밀물 때 뱀장어가 잡히는 고창 선운사 앞 주진천(인천강)에 서해 바닷물과 바람이 그 서식지까지 밀려들어온다고 하여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풍천’이란 별칭이 붙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풍수지리학과 관련 있다. 한반도의 지형적인 특성상 대부분의 하천은 백두대간의 큰 줄기에서 시작해 바다로 흘러나가는데 백두대간의 서쪽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동쪽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서해와 남해로 빠져나가는 것이고 동쪽을 기준으로 보면 서쪽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동해로 빠져나간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뱀장어가 잡히는 고창의 주진천은 서쪽인 선운도솔암에서 시작해 북쪽으로 흘러 선운사를 거치고 다시 서해로 빠져나가는 기이한 경로를 가지고 있다. 풍수지리학에서는 이러한 경로를 가진 강을 두고 풍천이라 부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주진천만 이에 해당한다. 즉 풍수지리학에서 풍천이란 말은 강의 흐름을 설명하는 일반적인 표현이지만 국내에서는 주진천이 유일한 풍천이기에 풍천이란 말이 주진천을 일컫는 고유명사 처럼 활용되어 왔다. 이런 연유로 주진천에서 잡히는 민물장어가 풍천장어로 불리게 됐다고 전해진다. 풍천장어를 가장 보편적으로 즐기는 방법은 구이다. 뼈를 제거하고 포를 뜬 장어는 석쇠에 초벌구이하고 장어의 뼈와 머리를 삶은 육수에 간장,고추장,물엿 등을 섞어 만든 양념을 발라 다시 한번 익히면 완성된다. 풍천장어가 유명한 선운산 국립공원 주위에는 수십 개의 풍천장어구이집이 있지만 최근에는 자연산 풍천장어 맛보기가 하늘에 별 따기다. 운이 좋아 자연산 풍천장어를 만났다고 하더라도 한 마리당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입맛만 다셔야 할지도 모른다. 그나마 다행은 고창군에서 양식 뱀장어를 갯벌에 풀어놓고 스스로 먹이 활동을 하게하는‘반 양식,반 자연’사업을 시행하면서 비교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풍천 장어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Food Chosun         정재균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PD jeongsan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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