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OH/생로병사

卵子를 냉동 보관하는 未婚 여성들

浮萍草 2014. 6. 8. 10:10
    經歷 위해 결혼·임신 유보한 채 호르몬 주사 맞아가며 난자 보관
    젊은 세포의 有限한 활성 때문에 老化 대비 '생물 보험' 시대 맞아
    어제보다 내일 더 늙는 건 숙명… '오늘도 靑春인 삶' 살아가야
    ▲ 김철중 의학전문기자·의사
    30대 후반의 미혼(未婚) 여성 A씨는 고민에 빠졌다. 그녀는 대학에서 시간강사로 일한다. 사귀는 남자 친구가 결혼을 원하지만 아직 그럴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녀도 결혼한다면 이 남자와 하길 원한다. 하지만 혼인과 출산은 대학에 정식 교수 발령을 받고 나서 하길 바란다. 남자 친구는 그때가 되면 여자 나이가 너무 많아서 임신이 안 될 수 있고 자식을 얻을 수 없다면 자신은 그런 결혼 안 하겠다고 버틴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결혼과 임신을 하느냐 사회적 커리어를 위해 이 남자와의 결혼을 포기하느냐가 고민이다. 그녀가 선택한 방법은 난자(卵子) 보관이었다. 지금 나이의 난자를 냉동 보존해 놨다가 나중에 난자를 녹여서 인공수정으로 임신하겠다는 계획이다. 생리를 하는 여성은 양쪽 난소에서 번갈아 가며 매달 하나의 난자를 생성한다. 난자를 냉동 보관하려면 이것 갖고는 부족하다. 그녀는 일주일 동안 매일 난포 자극 호르몬 주사를 맞았다. 주사는 불임 클리닉의 의사 처방을 받아 집에서 스스로 놓으면 된다. 그렇게 하여 난자 15개 정도가 나왔다.
    이를 현재 영하 197도에 얼려 놨다. 요즘은 세포 냉동과 해동 기술이 발달하여 보관 당시 난자의 생물학적 특성을 거의 원형으로 유지할 수 있다. 이런 방식의 난자 보관은 원래 환자용이었다. 나중에 임신을 원하는 여성이 암에 걸려 불가피하게 항암치료를 받아야 해서 난소 기능이 사라질 상황이거나 조기에 폐경이 오는 질병에 걸렸을 경우에 미리 난자를 보관해 훗날을 기약하자는 목적이었다. 그러다 최근에는 미혼 여성도 난자 보관을 한다. 지난 4월 호주에서는 아시아·태평양 불임(不妊)학회가 열렸다. 각국에서 1000명의 불임 전문 산부인과 전문의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찬반 토론회가 열렸다. 주제는 30세 미혼 여성이 당분간 결혼과 임신 생각이 없을 때 의사로서 난자 보관을 권유하겠느냐는 것이었다. 찬성파 논리는 이랬다. 난자의 활성도와 신선도는 20대 초반이 절정이다. 갈수록 난자의 질(質)이 낮아지다가 35세가 넘어가면 급격히 떨어진다. 난자로 커갈 원시 난포의 활성도를 측정하여 벌써 떨어지기 시작했다면 지금이라도 난자를 보관해 둬야 한다. 이는 난자 노화를 대비한 '생물 보험'이라는 것이다.
    ▲ 일러스트=이철원 기자

    반대파의 의견은 달랐다. 아무리 그래도 환자가 아닌 30세 여성에게 난자를 보관하라고 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권유할 만한 일이 아니다. 인공수정보다 자연 임신이 더 낫다. 시험관 아기의 성공률은 40~50%인데 나중에 보관한 난자를 다 쓰고도 임신이 안 되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난자 보관이 여성의 결혼과 출산을 더 늦추는 사회적인 문제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 열띤 토론 끝에 찬반 투표가 이뤄졌다. 결과는'60 대 40'으로 권유하지 않겠다는 쪽이 이겼다. 아마도 토론 설정이 여자 나이 35세였다면 결과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뱃살 지방을 빨대로 흡입하여 냉동 보관해 놓는 경우도 슬슬 늘어난다. 이른바'팻 뱅킹(Fat Banking)',즉 지방(脂肪)은행이다. 나이 들어서 볼살이 빠지면 지방을 얼굴에 이식하기도 하고 지방에 든 줄기세포를 키워서 자신이 맞기도 한다. 젊은 시절에 빼놓은 지방이라야 이식해도 잘 붙고 볼륨감도 살아 있단다. 어린 사람의 지방 줄기세포가 훨씬 배양이 잘되고 증폭 효율도 높다. 젊음에는 유통 기한이 있는 신체적 활성이 있다. 향후 자기 세포 저축 시대에는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세포와 조직을 보관해 놓는 게 돈 버는 일이라는 의학 마케팅이 성행할 것이다. 요즘은 자기 세포로 자기 병을 치료하기도 한다. 인대에 염증이 생겨 관절통이나 근육통이 있으면 환자의 피를 뽑아서 적혈구·백혈구 알갱이는 빼고 액체만 아픈 부위에 주사하는 치료를 한다. 자기 핏속의 다양한 항(抗)염증 물질로 자기 염증을 고치는 방식이다. 이때도 젊은 사람의 피가 효과가 좋다.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말인'청춘(靑春)'은 의학적 효용성에서도 유효한 것이다. 일에 찌들려 사는 50대들이'퇴직연금,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말'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어디 청춘 예찬만 하겠나. 70대 중반의 전직 대학교수가 학교 동문 모임에 나갔다. 거기서 80대 초반의 선배를 만났다. 선배가 "자네,올해 나이가 어떻게 되지?"라고 물었다. 후배는 겸연쩍어 하며 "75세입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선배가 하는 말,"이야~ 좋을 때다, 좋을 때!" 나보다 대여섯 살 많은 선배는 나보고 '좋을 때'라고 하고 나는 예닐곱 살 어린 후배들에게 '좋을 때'라고 말한다. 누구나 오늘이 어제보다 늙은 인간 세상의 풍경이다. 괴테가 82세에 완성한 '파우스트'에 이런 말이 나온다. "멈추어라! 너 정말 아름답구나." 몸과 마음을 잘 가꾸어 그게 오늘의 삶이 되도록 살아가면 되지 싶다.
    Premium Chosun ☜        김철중 조선일보 의학전문 기자,의사 docto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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