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浮萍草音樂/음악가가 사랑한 여인

1 베토벤이 사랑한 불멸의 여인은 누구?

浮萍草 2014. 6. 7. 06:00
    성 베토벤은 작품의 위대성에 반해 인간적으로는 그리 호평을 얻지 못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고, 매우 고집스런 성격으로 묘사된다. 
    초상화에서 보여지듯 늘 화나있는 표정도 인상적이다. 
    그런 베토벤의 마음 속에도 사랑하는 여인들이 있었다.
    ㆍ불멸의 여인
    ▲ Ludwig van Beethoven(1770.12.17~1827.3.26)
    베토벤 사후 그의 낡은 캐비닛에서는 하일리겐슈타트의 유서 그리고 ‘불멸의 연인’에게 보낸 편지 세 통, 줄리에타 귀차르디의 초상화 그리고 안토니아 브렌타노의 초상화가 발견되었다. ‘불멸의 편지’는 수신인도 적히지 않은 채 연도도 없이 날짜와 요일만이 남아있었다. 세 통의 편지는 이틀 동안 아침,밤 그리고 다음날 새벽에 작성된 것이다. 편지 내용만 봐도 베토벤이 그녀와의 사랑을 얼마나 간절히 원했는지 가슴 절절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분명 그들 사이엔 운명적으로 가로막는 무언가가 있다. 무엇이었을까? 누구였을까? 7월 6일 아침. “나의 천사, 나의 모든 것, 나의 분신이여. 몇 마디 사연을 전하기 위해 이렇게 당신이 주신 펜을 들었소. 왜 이렇게 슬픈 거요? 우리의 사랑은 희생을 감내하고 서로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야만 성립되는 것인가요? 7월 6일 월요일 밤 “당신은 괴로워하고 있소, 내 사랑이여. 내 마음은 언제나 그대와 함께 있다오. 당신과 나를 위해, 우리가 함께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소. 아아~~ 인생이란!!! 그대가 없는 삶이란!!!” 7월 7일 새벽.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전에 내 마음은 그대에게 달려갑니다. 내 불멸의 연인이여! 한순간은 기쁨에 들뜨고 또 한순간은 비탄에 잠겨요. 온전히 당신과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 아니면 모든 걸 끝내든지 그 어느 쪽이 아니면 나는 살 수 없소.
    오~ 나를 계속 사랑해 줘요. 내 진심을 잊지 말아요~~” 이 편지가 처음 세상에 공개된 뒤 1세기 반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편지 주인공을 두고 학자들 사이에 오랜 논쟁이 있었다. 후보에 올랐던 여인들은 줄리에타 귀차르디,아말리에 제발트,테레제 브룬스비크,도로테아 에르트만 등이었다. 최근 베토벤 연구가 메이너드 솔로몬은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며 불멸의 여인은 다름 아닌‘안토니아 브렌타노’라고 밝혔다. 학계에서도 이를 거의 확실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 안토니아 브렌타노(1780~1869)
    빈 태생으로 귀족인 안토니아 브렌타노는 아버지 뜻에 따라 프랑크푸르트의 상인인 프란츠 브렌타노와 결혼하지만 안토니아는 남편을 선량하고 훌륭한 사람으로 존경했을 뿐 사랑할 수 는 없었던 것 같다. 1809년 그녀는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빈에 오게되는데 1810년 안토니아의 시누이 베티나가 베토벤을 찾아 가면서 브렌타노 집안과 베토벤의 교류가 시작되었다. 베토벤은 그녀에게 ‘디아벨리의 왈츠에 의한 서른 세 개의 피아노 변주곡 op.120’을 헌정했다. 편지 등을 통해 본 안토니아는 그에게 꽤나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기록되고 있는데 베토벤은 왜 그녀의 사랑을 받아 들이지 않았을까? 왜 불멸의 편지를 보내지 못했을까? 아니면 편지가 반송된 것일까? 안토니아의 남편 프란츠와의 의리를 생각해서 접어야 했던 것일까? 결혼 생활에 자신이 없었던 것일까? 그도 아니면 그녀를 떠남으로 해서 영원히 그의 가슴 속에 불멸의 여인으로 남아있도록 한 것일까?
    ㆍ영화 ‘불멸의 연인 (Immortal Beloved)’
    게리 올드만이 베토벤역을 맡아 열연했던 영화.(1994년작 / 1995년개봉) 베토벤의 오랜 친구이자 비서였던 쉰들러가 베토벤 사후 발견된 ‘불멸의 편지’ 주인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냈다. 결국 쉰들러는 ‘불멸의 여인’이 베토벤 동생 요한의 부인 조안나였음을 밝혀낸다. (참으로 동의하기 어려운 설정이다.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라 하더라도 픽션의 요소가 첨가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 Icon Entertainment International, Majestic Films.

    들리지 않는 귀를 피아노에 대고 그 진동을 느끼며 자신의 연인 줄리에타에게 헌정한‘월광 소나타’를 연주하는 베토벤.그를 지켜보는 줄리에타. 사랑하는 남자의 아픈 현실을 알게 된 여인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그리고 그것을 들켜버린 베토벤의 마음은 또? (실제로 베토벤은 줄리에타를 두고“내가 그녀의 남편보다 더 그녀를 사랑했다”고 고백했다.)
    ㆍ영화 마지막 4중주 (A Late Quartet, 2013) 와 브렌타노 4중주단
    베토벤이 자신의 현악 4중주 중 최고로 꼽았던 마지막 4중주(Beethoven, 'String Quartet No. 14 in C-Sharp Minor, Op. 131’). 영화의 엔딩에선 그 선율이 슬프고도 아름답게 흐른다. 영화 속 4중주단의 마지막 무대에서 피터를 대신하여 명연주를 펼친 첼리스트는 한인 2세 니나 리. 그는 바로 베토벤의 ‘불멸의 여인’으로 알려진 안토니아 브렌타노의 이름을 따서 창단된 현악 4중주단 ‘Brentano Quartet’의 멤버이다. 영화에서의 ‘마지막 4중주’ 연주 또한 브렌타노 4중주단의 연주이다.


    베토벤의 불멸의 편지,불멸의 여인에 이어 그에게서 불멸의 작품을 꼽으라면 나는 바로 이 작품 마지막 4중주를 선택하겠다. 총 7개의 악장이 쉼없이 이어지는 이 곡은 베토벤의 인생을 닮았다. 전 생애를 통해 신체적 고통을 이겨내면서 자신의 영혼을 불태우며 끝없이 새로움에 도전한 악성 베토벤! 세상의 모든 감정을 다 겪으면서도 마지막까지 다른 어떤 것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과의 신념을 지켜낸 음악가! 그의 삶에 불멸의 사랑이 허락되길 바랬다면 그건 욕심이었을까? “박수를 치게. 친구들! 희극은 끝났네.”
    고은영
    피아니스트 21c.muse.key@gmail.com 홀로 남겨져야 할 때 하나의 친구를 선택한다면 아마 '음.. 홀로 남겨져야 할 때 하나의 친구를 선택한다면 아마 '음악'일 것이다. 음악으로 일상에 느낌표를 찍고, 엑센트를 더하고! 6세 때부터 피아노를 시작해 이대 피아노과 졸 피아노과 석사-피아노교수학과 석사, 음악학 박사과정. 졸업후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아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다르다'는 생각에 피아노 교수법 석사 과정을 밟게되었고, 이 모든 것은 결국 음악이라는 학문의 바탕 위에 있음을 깨닫고 지금은 음악학을 연구하고 있다. 긴 과정, 오랜 시간을 '이화여대'의 울타리 안에서 '배움'의 기쁨을 누리고 있으며, 학교 도서관 책을 모두 읽고 싶은 소망이 있다. 대학 강의 및 음악월간지에 '학부모가 알아야 할 음악교육'을 2년 동안 연재. 피아노 앙상블 '울림' 멤버로 활동중이다. 현재 'Music & Book' 이라는 타이틀로 서평을 쓰고 있다.

    Premium Chosun         고은영 피아니스트 21c.muse.ke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