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심장박사 의 심장 이야기

루즈벨트 대통령이 고혈압으로 사망하자 주치의 "마른 하늘에 날벼락"

浮萍草 2014. 5. 18. 08:35
    형 재난이 일어나는 경우,의료진이 해야 할 일이 많아진다. 
    대개는 외과 의사들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고,내과 의사는 이차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세월호 참사의 경우에는 오히려 정신건강 의학과 의사들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마음의 상처에 대해서도 신체의 상처와 같이 치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이제는 많이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재난이 일어나는 경우, 우선적으로 검사하는 것이 혈압측정일 것이다. 
    혈압의 변동이 신체의 가장 직접적인 바로미터(barometer)인 것이다. 
    세월호 구조 활동에 참여했던 잠수사의 안타까운 죽음도 혈압 등의 기본 체크에 소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러나 혈압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우리 몸에 심장을 비롯한 순환계가 존재한다는 것이 알려진 이후 혈압의 존재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혈압을 측정하는 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아서 수은계와 압박대를 이용한 혈압 측정은 1905년에야 코로트코프(Korotkoff)에 의해 고안되었다. 
    그러나 혈압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한참 후인 1960년대 말이 되어서야 이루어졌다. 
    그 전까지는 노인들이 혈압이 높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이는 노화에 따른 혈관의 경화를 보상하기 위한 자연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졌다. 
    경직된 혈관을 통하여 주요 장기에 원활하게 혈류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혈압이 올라야만 한다고 생각했었고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본태성 고혈압(essential 
    hypertension)이다. 
    당시의 저명한 의사였던 헤이(Dr. Hay)는 “고혈압 환자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혈압을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분명히 어떤 바보가 그걸 줄이기 위한 시도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조롱하였다(Hay, Brit Med J. 1931; 2:43-47).
    ▲ 루스벨트 대통령 사망시 뉴욕타임스 보도

    이에 대한 가장 극적인 예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루스벨트 대통령이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직후 대통령 재직 중에 뇌출혈로 사망하였으며 당시 대통령 주치의는 사망 전 아무런 이상 징후가 없었다고 발표하였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대통령 주치의의 발표에 따라 “came out of clear sky” 라는 헤드라인을 내보냈다. 이는 우리말로는 ‘마른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졌다’ 라는 뜻으로, 아무도 이를 예측하지 못했다는 것을 말하고 뇌출혈에 대한 부연 설명을 해놓았다. 이후 루스벨트 대통령의 혈압을 측정한 기록이 발표되었다. 1945년 얄타회담 당시에 이미 수축기 혈압이 200mmHg을 넘었으며 이완기 혈압도 140mmHg였다. 사망 직전에는 수축기 혈압이 300mmHg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는 혈압을 측정할 수 있는 최대 수치가 300mmHg이어서 그렇지 그 이상이었을 것이라고 생각 된다.
    ▲ 루스벨트 대통령의 혈압 측정 기록.

    지금으로서는 혈압이 높으면 위험하다는 것이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인 것으로 되어있지만 원자탄이 개발되고 실제로 사용되던 시절에 최고의 지위에 있던 미국 대통령이 혈압이 조절되지 않아서 뇌출혈로 사망하였다는 사실은 충격적인 이야기이다. 실제로 고혈압이 신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린 최초의 논문은 1967년이 되어서야 발표되었다.
    Premium Chosun ☜       임도선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과장 dslmd@kum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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