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심장박사 의 심장 이야기

당뇨와 고지혈증을 해결하려면 허벅지 근육을 강화하라

浮萍草 2014. 2. 24. 10:05
    치 올림픽 생중계가 한창이던 지난주의 일이다. 
    입원해있는 환자들도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자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이상화 선수의 스케이팅을 넋을 놓고 지켜보던 환자의 아들이 물었다. 초등학교를 갓 입학했을 법하다.
    ‘아빠, 저 누나 다리가 아주 튼튼해요. 그래서 스케이트를 잘 타는 거겠죠? ’
    단순한 질문이지만, 부모로서의 접근은 여간 힘들 수도 있겠다. 
    그러나 환자는 고민도 잠시 마치 <뼈와 근육은 무슨 일을 할까요?> 
    라는 제목의 과학 동화책을 펴낸 이처럼 이상화 선수의 다리 근육을 예로 드는 것은 물론이요,
     여러 가지 근육이 하는 일에 대해 막힘없이 설명한다. 
    무심코 멈춰선 나는 ‘엄마 심장도 근육인거네요!’라는 아이의 느닷없는 말에 살짝 입꼬리가 올라간다.
    환자들에게 ‘담배 피우지 마세요, 술 드시지 마세요, 
    균형 있게 골고루 식사하세요’등 심장병 예방과 관리를 위한 주의사항을 설명하느라 많은 시간을 투자해 왔지만 그동안 막연하게 ‘운동 열심히 하세요’라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근육 키우세요’라는 이야기를 다리 근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왜 강조해보지 않았을까.
    근육은 크게 세 종류가 있다. 
    골격근육 심장근육 내장근육으로 나눌 수 있는데 손·발·가슴·배·등 따위의 피부 바로 밑에 있으면서 뼈와 뼈 사이에 붙어 있는 골격근(骨格筋) 심장벽을 이루고 있는 
    심근(心筋), 위·방광·자궁 등의 벽을 이루고 있는 내장근(內臟筋)이다. 
    보통 살이라든가 근육이라든가 할 때는 골격근을 말하는데 골격근은 의지에 관계 있는 운동신경이 전달해 주는 자극에 의해 움직인다. 
    심근이나 내장근은 의지와 관계가 없는 자율신경의 신호에 따라 움직인다.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아무런 신호를 받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수축을 되풀이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심근에는 이런 성질이 있으므로 우리는 뇌나 신경이 쉬고 있는 수면 중에도 혈액을 순환시킬 수 있어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앞서 말한 우리 꼬마 친구가 ‘심장도 근육인거네요!’ 라고 명쾌하게 외친 말은 바로 정답이다.
    나이가 들면 근육은 더욱 중요하다. 
    근육은 태어나면서 급속히 발달해 30대 남성은 체중의 약 40~45% 여성은 약 35~40%를 차지한다. 
    근육량은 25~30세에 최고에 달했다가 40세 무렵부터 확 줄어든다. 
    특히 복근·엉덩이근육·넓적다리·허벅지근육 등 큰 근육부터 눈에 띄게 감소한다. 
    특히 노인에게 있어 허벅지 근육은 ‘노화는 다리에서부터 온다’ 혹은 ‘노인이 3일 누워만 있으면 못 일어난다’라는 구전이 있을 정도로 근육 자체의 열량 소모량은 
    적어지고 근육을 합성시키는 단백질은 가장 빠르게 소모되어 근육량은 더욱 줄게 된다. 
    잉여에너지가 혈당이나 복부 등 다른 부위에 지방으로 축적되곤 해 ‘마른 비만’의 형태도 많이 나타난다. 
    결국 적은 근육량으로 허벅지가 물컹물컹 가늘어지면서 몸을 지탱하는 힘이 없어져‘노인이 3일 누워만 있으면 못 일어난다’는 구전도 생겨나는 것이다.
    하체 근육 발달에 효과적인 와이드 스쿼트. 보폭을 넓게 한 후 발끝 방향을 바깥쪽으로 45도 향하게 해서 엉덩이를 뒤로 빼고 앉는다./조선일보DB

    대사증후군의 원인으로 복부비만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으나 근육에 있어 골격근의 역할이 대사증후군에 미치는 영향은 잘 알려진 바가 없다. 허벅지 근육 등을 이루는 골격근은 체중의 35-40%를 차지하는 우리 몸에서 가장 풍부한 조직으로 인슐린 감수성이 가장 큰 조직이다. 말초 조직 중에서 전체 포도당 이용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혈당을 낮추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정상적인 상황에서 골격근은 유리 지방산(지방세포에 저장돼 있는 중성지방은 분해돼 운동을 하면 지방산의 상태로 혈액에 포함되는데 이를 유리지방산이라 부르며 근육으로 이동해 에너지원이 됨)을 우세한 연료로 사용하여 지질 대사가 활발하게 일어난다. 따라서 골격근은 우리 몸에서의 탄수화물과 지질의 항상성에 있어서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골격근 대사에 이상이 생길 경우 혈당과 지질의 항상성에 중대한 결함이 생겨 여러가지 대사 질환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골격근의 혈당 흡수 과정은 크게 두 가지로 이뤄지는데 운동을 하고 난 후나 식후에 일어나는 인슐린의 의존적인 과정과 운동 중에 일어나는 비의존적인 과정이다. 이들 자극은 각각 다른 방법을 통해서 포도당 수송체를 세포 막으로 이동시켜서 혈당흡수를 촉진시킨다. 인슐린의 비의존적인 과정은 수축이라는 운동 자극에 의해서 활성화되고 인슐린의 의존적인 혈당흡수는 운동 후나 식후에 인슐린 자극에 의해 일어나는데 이 과정은 우리 몸 전체에서 일어난 혈당흡수를 자극하는 인슐린 작용에 60~80%를 차지함으로써 혈당을 조절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과정이 된다. 골격근의 인슐린 저항성 상황은 대사증후군을 일으키는데 이는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혈당이 근육과 간으로 이동하여 글루코겐(포도당의 집합체로 간에서 혈당을 즉시 이용 가능한 형태로 저장하고 있다가 필요 시 분해하여 부족한 혈당을 채움)으로 저장이 되어야 하나 인슐린 저항성 상황에서는 골격근으로의 혈당 흡수 및 글루코겐 합성이 감소하여 더 많은 혈당이 간으로 가서 지방질의 합성이 늘어나 고중성지방혈증이 생기게 되고 이는 결국 죽상경화성 이상지혈증을 일으켜 대사 증후군의 발생에 기여하게 된다. 대사증후군과 인슐린 저항성에 있어서 골격근의 역할은 중요하다. 골 격근은 혈당과 지질대사에 매우 중요한 조직으로서 골격근의 대사과정에 장애가 있을 경우 전신대사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골격근에서의 인슐린 저항성은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결함 중 하나로서, 여러가지 기전에 의해 대사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다. 이처럼 근육을 키우는 것은 단기적 장기적으로 골격근의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켜 혈당 및 지질대사에 좋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당뇨 및 대사증후군의 가장 중요한 예방법 및 치료 중 하나이다. 앞으로 골격근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인슐린 저항성 및 대사증후군의 발생 기전을 더 명확히 규명하여 적용이 가능한 타깃을 제시된다면 치료에 있어서 더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라 본다. 이상화선수의 금빛 질수를 바라보다 우연히 ‘근육’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던 환자와 아이를 다시금 떠올려본다. ‘여자의 몸에는 지방이 많아서 근육이 쉽게 울퉁불퉁해지지 않는단다’라는 말을 듣자마자 아이는 여동생에게‘너는 근육이 없는거 같아~’ 라고 이야기하며, 깔깔 놀려댄다. 그러자 여동생은 시뻘겋게 달아오르면서 엉엉 울어댄다. 환자는 아이를 어르면서도 그 틈을 놓치지 않는다. “우리 얼굴에도 근육이 있단다. 근육이 있어서 다양한 표정을 지울 수 있고 이렇게 엉엉 우는 표정 미소 짓는 표정 화난 표정, 활짝 웃는 표정, 슬픈 표정을 지을 수 있지.” 잠시 한 발자국 멈칫한 것 뿐인데 아이를 통해 따뜻한 배움, 깊이 있는 고찰을 함께 한 나로서는 참으로 값진 하루가 아닐 수 없었다.
    Premium Chosun         임도선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과장 dslmd@kum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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