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쌈은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독특한 음식문화로 제철에 나오는 채소류,산나물,해조류 등에 밥과
양념장을 얹어 싸먹는 우리나라의 전통음식이다.
서민들은 쌈에 싸는 것을 복으로 상징화해 ‘복쌈’이라고도 불렀다.
쌈에 관한 문헌 기록을 보면 조선 선조 때의 야담집(野談集)인‘어우야담’에‘손바닥에 상추잎을 놓고 숟가락
으로 밥을 떠 들고 붉은 장으로 적시고 익게 구운 고기를 잎에 합하여… 입시울을 벌리니 종루 파루 친 후에
남대문이 열리듯 하니…’라는 재미있는 표현이 있다.
영·정조 때의 실학자인 이덕무의‘사소절’에는‘상추,취,김 따위로 쌈을 쌀 적에는 손바닥에 직접 놓고 싸지
말라… 그리고 입에 넣을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싸서 볼이 불거져 보기 싫게 하지 말라’고 하여‘점잖게 쌈 싸
먹는 법’을 권하고 있다.
쌈은 궁중에서도 즐겨 먹는 음식 중 하나였다.
쇠고기를 곱게 채 썰어 볶는 장똑똑이,병어를 고추장 국물에 조린 병어감정,보리새우 볶은 것 등과 고기와
참기름,잣 등을 넣어 볶은 약고추장을 곁들여서 여러 가지 채소에 싸서 수라상에 올렸다.
쌈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기록물로 남아 있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1930)에서는 쌈 먹는 법(食包法)을 설명하면서‘손바닥 위에 생치(상추)를 날것으로
얹고 입을 크게 벌려 쌈 싸먹는 것이 매우 거추장스럽고 추해 보인다’며 특히 외국 사람에게는 비위생적으로
보이는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강인희 교수의‘한국의 맛’에 소개된 상추쌈은 궁중쌈 만드는 법과 거의 일치한다.
채소류로 상추, 쑥갓, 실파를 준비한다.
쌈장으로 고추장을 두꺼운 냄비에 넣고 약한 불로 은근히 볶다가 양념한 다진 고기와 설탕,참기름을 넣어 볶음고추장을 만들었다.
쌈된장을 만들기도 했다.
이어서 다진 쇠고기와 으깬 두부를 갖은 양념과 함께 무쳐서 구워낸 섭산적,광어살을 떠서 녹말에 묻힌 뒤 달걀을 입혀 고추장 양념에 지져 낸 광어감정,도미를 쪄서
살을 발라 번철에 소금,후춧가루, 생강즙을 넣어 타지 않게 볶은 도미보푸라기도 만든다.
먹을 때는 준비한 채소를 겹겹으로 놓고 섭산적,광어감정,도미보푸라기와 쌈장으로 볶음고추장 또는 쌈된장을 얹었다.
식생활의 급격한 변화로 우리나라의 쌈도 내용물과 먹는 방식이 변했다.
고기구이,생선회,삼겹살구이를 먹을 때에 쌈된장과 다양한 채소에 싸서 먹는 것이 일상화됐고 푹 쪄낸 고기편육을 양념한 김치로 싸먹는 보쌈도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Munhwa ☜ ■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草浮 印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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