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관서지방으로도 불리는 평안도 일대의 겨울은 길고 춥다.
그래서 겨울에서 이른 봄 사이에 평안도 주민들은 추위를 이기기 위하여 채소보다 기름진 육류를 더 많이
먹었다.
음식은 모양이 큼직하고 푸짐했으며, 맛이 맵거나 짜지 않고 구수한 특징을 지녔다.
그 같은 평안도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으로는 내포중탕이 있다.
내포중탕의 내포(內包)는 ‘내장’의 뜻을 가지고 있다.
내장을 재료로 한 음식이어서 내포중탕은 내장탕과 비슷하나 김치,밤,은행을 넣어 맑고 구수하게 끓이는 것
이 다르다.
내포중탕은 소내장을 주로 이용하는데 돼지내장을 쓸 때도 있었다.
소내장으로 만드는 법부터 보자.
신선한 허파,간,염통을 깨끗이 씻어 넣고 평안도식으로 담근 심심하고 담백한 김치의 줄기부분만 썰어서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넣는다.
그리고 밤, 은행을 고명으로 넣어 맑고 구수하게 끓여낸다. 내장 부위 음식이므로 맛이 느끼할 것 같으나 실제
로는 깔끔하다.
돼지내장을 쓸 때는 돼지의 간,허파,콩팥을 소금으로 문질러 냄새가 안 나게 깨끗이 씻는 것이 중요하다.
이어서 솥에 넣고 내장이 잠길 정도로 물을 자작하게 부은 다음 된장과 생강즙을 넣어 끓인다.
한소끔 끓으면 내장은 건져내고 국물에 김장배추김치 채썬 것과 깨끗이 손질한 숙주,마늘,고사리감투(=오소리
감투,돼지위 부분), 파 등을 넣고 살짝 끓인 다음 알맞은 크기로 자른 내장을 넣고 다시 끓여 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다 되면 큰 탕그릇이나 뚝배기에 담고 노른자가 가운데 오도록 삶은 달걀과 볶은 은행을 보기 좋게 얹어 식탁에 낸다.
돼지냄새를 제거하기 위해선 씻을 때 밀가루나 메밀가루를 사용하면 된다.
내포중탕은 따끈한 국물 맛이 일품이라 술안주로도 좋다.
평안도 지방의 유명한 술로 관서감홍로가 있다.
관서감홍로는 ‘관서지방에서 생산되고 그 맛이 달고(甘) 붉은(紅) 빛깔을 띠는 이슬(露) 같은 술’이라는 뜻이다. 관서감홍로는 술의 향기와 맛·색을 가리키는 ‘명주
삼절(名酒三絶)’ 중 특히 선명한 붉은 빛깔로 사람을 현혹시키는 술이다.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에서는‘조선의 3대 명주’ 가운데 관서감홍로를 으뜸으로 꼽았다.
관서감홍로는 밝고 붉은 색깔을 띠며, 알코올 도수는 45∼70도로 높다.
그러나 벌꿀을 넣어 달고 부드러우면서 시원한 느낌을 준다.
평안도의 내포중탕은 관서감홍로와 잘 어울리는 술안주로 많이 애용됐다고 한다.
☞ Munhwa ☜ ■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유
草浮 印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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