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간박사의 간 이야기

5 야채 많이 먹고 말처럼 달리면 건강한 간 얻는다

浮萍草 2014. 1. 7. 11:38
    구나 새해에는 새로운 결심을 한다. 
    결심 중에는 건강에 대한 결심이 많다. 
    많은 결심 중에는 지금까지의 나쁜 생활습관을 버리고 좋은 생활습관을 갖겠다는 결심이다. 
    예를 들면 금연 절주(節酒) 건강을 위한 규칙적 운동 적절한 식습관 이외에 전년도에 부족했던 독서나 취미생활 또는 이웃이나 사회에 대한 배려 등의 결심을 하기도 
    한다.
    필자는 연말에 잦은 송년 모임으로 인한 잦은 술자리로 인하여 올 수 있는 간의 부담과 과다한 음식 섭취와 운동부족으로 인한 지방간 등의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이제 2014년 갑오(甲午)년의 새해가 시작되었다. 
    전년도의 여러 가지 문제들은 과거로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여 다시 출발하는 것이다.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또는 새해 일출을 보면서 멋지게 살기로 새로운 결심을 했을 것이다. 
    뱀이 허물을 벗듯이 우리는 매해 새로운 달력의 첫 장을 열면서 과거의 허물을 벗어 던지고 새로운 각오로 새 출발을 하려고 한다. 
    올해는 말의 해인 만큼 말처럼 힘차고 건강하게 멋지게 달려가리라 결심하면서---
    그러나 이러한 새해의 당찬 결심은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무서운 주문에 걸리면 마법에 걸려서 전년도의 악습을 답습하게 된다. 
    작년 뱀의 해에는 뱀처럼 지혜롭고 자신의 허물을 벗어가며 성장하리라 하면서 결심했던 2013년 새해의 결심을 적은 메모를 돌아보라. 
    2014년 새해에 결심한 내용과 대동소이(大同小異)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계절의 변화를 겪으면서 새로이 오는 계절을 기다리는 우리에게는 새로운 소망을 가져볼 수 있는 특권이 있다.
    갑오년 말의 해를 맞아 힘차게 달리는 말/조선일보DB

    이제 간 전문가로서 2014년 소망를 밝히고자 한다. 첫째, 술로부터 간이 덜 피로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새해는 세상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도, 너무 좋은 일이 있어도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도 너무 취하지 않도록 건전하게 마시자. 술 취해서 뱀처럼 기어 다니지 말고 말처럼 씩씩하게 나가자. 둘째, BC에서 벗어나는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BC는 B형 간염과 C형 간염이다. 국가에서 실시한 신생아 예방접종 사업이 실시되고 20여 년이 지난 지금의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성공적 B형 간염 예방의 수혜자들이다. 일자리 없다고 기죽지 말고 씩씩하게 달려가보자. 장년의 경우는 B형 간염 치료를 잘 받아서 병이 진행되는 것을 성공적으로 막아보자. 약효가 좋아 제대로 치료만 하면 걱정 없다. C형 간염의 경우 예방주사는 없어도 좋은 치료제가 개발되었고 더욱 좋은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어 이제는 누구나 C형 간염 문제에서 벗어나 보자. 국가에서 전 국민 생애 한 번 C형 간염 검사를 해주어 몰랐던 병을 찾아내 멋지게 해결하기를 소망한다. 셋째, 모두 비만과 지방간에서 벗어 나기를 소망한다. 말처럼 모두 달리기를 좋아하여 근육질의 날씬한 국민들이 되기를 소망한다. 덜 먹고 더 움직이는 새해가 되었으면 한다. 칼로리 많은 음식보다 말처럼 싱싱한 야채를 많이 먹고 힘차게 달리자. 간식은 당근을 즐겨도 좋다. 넷째, 간질환도 국가의 4대 중증 질환 못지 않게 국가에서 관심과 배려를 해줄 것을 소망한다. 4대 중증 질환자중 상당수는 본인이 담배를 피거나 좋지 않은 식생활 습관으로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간질환의 경우는 건전하게 살아도 만성 간염과 간질환으로 고생할 수 있다. 불건전한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은 더욱 건강이 빨리 악화될 수 있으나 바이러스성 간염의 경우는 생활습관 개선에 우선해서 항바이러스 치료로 간염 바이러스의 활동을 멈추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상당히 오랜 세월을 만성질환으로 고생하면서도 남에게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로 자신의 병을 드러내지 못하고 죄지은 사람처럼 살아간다. 이들에 대한 따뜻한 사회적 배려와 의료보험 혜택이 보다 현실적으로 지원되기를 희망한다. 신화나 전설에 나온 말과 관련된 이야기로 천마(天馬)로 불리우는 페가수스는 메두사의 피가 땅에 떨어져서 생겨난 날개 달린 말로서 지혜와 명성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신화의 주인공들은 난폭한 이 말을 잘 다루어 이 말을 타고 괴수를 물리칠 수 있었다. 일각수(一角獸)로 알려진 유니콘은 뾰족한 뿔이 앞머리에 달려 있는데 유니콘이 가지는 힘의 대부분은 뿔에 감춰져 있다. 사악한 힘을 막고 어떠한 질병도 고칠 수 있는 마법의 효과를 갖고 있다고 하여 이를 얻고자 노력하나 잡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고 오직 순결한 처녀에게만 순종 한다고 알려졌다. 이제 말의 해에 간의 건강을 위협하는 간염바이러스 괴물을 물리치고 간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페가수스를 타거나 유니콘의 뿔을 얻으려는 모험을 할 필요는 없다. 새해의 결심을 통하여 건전음주 습관과 건강한 생활습관을 몸에 익히고 자신의 간 건강을 점검하고 간에 이상이 있으면 전문가들과 상의하여 잘 관리하면 된다. 말은 서서 쉬고 서서 잔다. 특히 명마일수록 결코 눕지 않는다고 한다. 간은 충직한 말처럼 우리와 함께 지금까지 쉬지 않고 묵묵히 힘차게 달려왔다. 관우를 주인으로 모시다 주인이 죽자 사료를 일체 먹지 않고 굶어 죽음으로써 주인의 뒤를 따랐다는 적토마의 충성심이 삼국지에 기록된 바 있다. 우리의 간은 우리를 목숨을 걸고 지킨다. 이러한 충직한 간과 함께 건강한 2014년을 힘차게 달려나가길 소망한다.
    Premium Chosun         한광협 연세대 의대 내과교수 gihankhys@yuhs.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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