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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40 '不惑'은 옛말… 100세 시대, 평생 나의 꿈 좇는 시대

浮萍草 2013. 12. 30. 06:00
    느 날 문득 사는 게 막막해졌다. 내 인생 과연 달라질 수 있을까? 요즘은 곳곳에 조숙한 아이들이 넘친다. 빠른 신체적 성장과 조기 교육으로 어린 나이에도 어른 뺨치는 아이들이 있다. 그런가 하면 80세에 에베레스트에 도전하는 할아버지 100세 현역인 일본인 의사 75세에 미용체조 비디오를 제작한 미국 여배우의 기사를 접하기도 한다. 이제는 정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시대가 도래한 듯하다. 이제까지 아무도 '인생 80'을 넘어 100세까지 연장되는 미래가 오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늘어난 수명이란 늘어난 중년기이고 연장된 인생 후반전이다. 100세 시대를 맞아 직장을 바꾸고 직업을 바꾸고 인생을 바꾸며 다모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전엔 상상하지 못한 세대의 모습이 등장하고 있고 과거 통용되던 발달 단계의 개념이 흔들리고 있다. 그런가 하면 결혼도 늦어지고 출산도 늦어지고 취업도 늦어지는 모라토리엄 세대의'나이 먹은 젊은이'역시 늘어나고 있다. 사십을 갓 넘긴 미혼녀 수영씨는 최근 30대를 몸바쳐 일한 회사의 이직을 고려 중이다.
    일을 배우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고 조직이 요구하는 회사 인간으로 열심히 살던 그녀이지만 언제부터인지 답답함이 가슴을 누른다. 풀리지 않는 인간관계, 젊을 때 꿈꾸었던 미래가 보이지 않는 막막함, 출구가 보이지 않는 미로에 갇힌 느낌 속에 '나는 누구인가? 어떤 인생을 살아야 하는가?'라는 주제에 꽂혀 있다. '내 삶은 이게 아닌데…. 이젠 나를 찾아 떠나고 싶다'며 어딘가 있을지 모를 새로운 삶을 꿈꾸고 있다. 40대 남자 영훈씨는 요새 하루하루가 지옥 같다. 가장으로서 직장인으로서 의연히 버티고 있지만 매 순간 자신이 방전된 배터리 같다. 지금의 삶이 싫고 지금의 일이 싫다. 그는 말했다. "마치 사춘기 때처럼 고민이 많아요. 이건 내 적성이 아닌데 이건 내가 바라던 게 아닌데 그러나 그건 생각뿐 내가 누군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 수가 없어요. 사추기(思秋期)가 온 것 같습니다." 문학도를 꿈꾸었지만'남자는 무책임하면 안 된다' 강조하셨던 아버지 뜻에 따라 기술직을 택했던 영훈씨. 그는 자신이 다시 젊어진다면 실패하거나 말거나 자기 하고픈 대로 해보고 싶다. 그는 고민하고 있다. '이 나이에 내 인생, 과연 달라질 수 있을까?' 언제까지 '나는 누구인가? 내 꿈은 어디에 있을까?'를 놓고 탐색을 계속해야 할까? 자신이 무엇을 성취하고 무엇을 증명하고 싶은가? 따위가 의미 없어지는 나이는 언제인지. 세상의 평가나 기준에 휘둘리지 않는 나이는 언제가 되어야 오는지. 공자는 나이 40이면 세상일에 갈팡질팡 미혹되는 일이 없다 하여'불혹(四十而不惑)'이라 했지만 지금 시대의 사십은 온갖 욕망에 흔들린다.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헤맨다. 그것은 사십만이 아니다. 나이 육십도 마찬가지다. 언제가 되어야 불혹이 될까? 인간의 발달은 한 방향(one way)이다. 병적인 상태가 아니라면 절대 역주행은 일어나지 않는다. 발달이란 나이와 상관없이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현재진행형이다. 한 단계에 정체되어 있으면 변화를 향한 내면의 소리가 울린다.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꿈과 이상만 좇는 병적인 상태를 일컬어 흔히'파랑새 증후군'이라고 하지만 그것은 새로워지고 싶은 욕구 지금보다 나은 자신이 되기 위한 꿈이기도 하다. 이제 100세 시대에 성장과 변화는 평생의 과제가 되었다.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길고도 새로운 형태의'성인기'를 마주하면서 자식과 부모 젊은이와 중년 심지어 노인들까지도 함께 계속 꿈꾸고 성장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Chosun         한성희 정신분석학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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