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실전 MBA

데이터가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浮萍草 2013. 12. 18. 06:00
    빅 데이터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CEO의 무지'
    어질러진 방에서 열쇠 찾는 당신… 넘치는 정보, 어떻게 합칠 것인가 빅데이터는 통계 넘어선 과학, 경영은 이제 과학입니다
    일러스트=박상훈 기자
    근 실시된 한 조사에서 글로벌 대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은 가용한 사내 데이터의 절반도 의사 결정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괴리는 데이터의 수집 및 저장 가공 활용에 이르는 일련의 프로세스와 역량의 문제에 기인한다. 각종 정보는 넘쳐나는데 정작 나의 의사 결정에 필요한 정보가 어디에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 적시에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간을 다투어 외출하려는 사람이 잔뜩 어질러진 방에서 자동차 열쇠를 찾는 상황을 머릿속에 그려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 빅 데이터는 전략적 결정 지원 도구
    최근 주목받고 있는 빅 데이터 분석 기법(Big Data Analytics)은 경영자들이 가장 전략적인 의사 결정을 직관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조직원들의 전략 이해도를 높여 실행력을 강화해 준다. 빅 데이터 분석 기법은 실시간으로 축적되는 정형ㆍ비정형의 막대한 데이터 세트를 전략적 문제를 풀기 위해 최적으로 조합하는 분석 기법을 말한다. 하지만 전혀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대용량 데이터의 수집과 저장 단계에서 일어난 기술혁신과 연산 처리 능력의 비약적 발전에 힘입어 가능해졌을 뿐이다. 과거에도 유사한 시도들이 있었지만 막대한 정보 비용 때문에 적용하지 못했다. 이젠 정보 비용이 싸져 그런 아이디어들이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저장장치인 하드디스크 가격은 2005년만 해도 기가바이트당 20달러 수준이던 것이 현재는 5센트로 떨어졌고 연산 처리 능력도 기하급수로 배가됐다. 과거 ERP(전사적 자원관리) 체계에서는 회사의 누군가가 입력한 생산 구매 판매 등의 데이터를 종합해서 잘 활용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면 빅 데이터 분석에서는 회사 안팎의 다양한 출처에서 자동 생성되는 관측 자료들을 회사 내 자료와 연계해서 의사 결정의 단서를 찾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 마케팅과 투자 효율성 높이는 효과
    빅 데이터 분석은 제조, 금융, 통신, 유통 등 고객 접점을 가지고 있는 거의 모든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다. 호텔을 300여개 보유하고 있는 영국 최대 호텔 체인은 수년에 걸쳐 고객이 쓰는 숙박계 정보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이 호텔 체인은 컨설팅을 받아 빅 데이터 분석을 했다. 회사의 고객 데이터와 외부 데이터인 인구센서스 데이터 통신회사의 고객 위치정보 데이터 그리고 비정형 데이터인 여행정보 사이트 '트립 어드바이저 (Trip Advisor)'의 고객 후기 등을 결합해 각 호텔에 투숙하는 고객들의 주소지 분포와 주소별 평균 소득 분포 그리고 호텔까지의 교통수단 등을 분석했다. 그리고 주요 마케팅 대상과 미디어, 핵심 메시지를 찾아냈다. 또한 호텔별 고객 만족도 점수와 직원 이직률 시설 노후도 등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어떤 고객이 어떤 서비스에 추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도 확인했다. 이런 정보는 시설보수 우선순위 배정, 마케팅 프로그램 결정 등의 근거 자료가 되었고 수백만달러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
    ◇ 정보 판매 통한 추가 수익도 가능
    이동통신사들은 기지국 단위로 어떤 고객이 어디에서 전화기를 사용하고 있는지 정보를 축적한다. 특정 고객이 어디에 있는지 그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5명 이상의 패턴 정보는 분석 가공하여 내외부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쇼핑몰에 어떤 경로를 통해 어느 지역 소비자가 주로 방문하는지 등을 분석하고 이를 다른 출처의 자료들과 결합할 수 있다면 매우 강력한 마케팅 의사 결정 자료가 될 수 있다. 통신회사 입장에서는 보유 자료를 활용해 새로운 수익 사업을 창출할 수 있는 셈이다. 실시간 고객 정보를 원하는 마케팅 회사 입장에서는 이런 자료가 수십만달러짜리 기존 시장조사 정보보다 훨씬 유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빅 데이터 분석의 활용은 정보시스템에 대한 막대한 투자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전략적 또는 사업적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명확히 하고 이를 위해 부족한 정보가 무엇인지 이를 빅 데이터를 활용해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고 이미 존재하는 회사의 정보 생성 처리 활용 프로세스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숨 가쁘게 쫓아가야 하는 기업들에 빅 데이터 분석의 활용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Biz Chosun         송기홍 딜로이트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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