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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軍은 졌지만 지휘 스타일은 살아남았다

浮萍草 2013. 12. 15. 06:00
    1300여개 '히든 챔피언' 만든 CEO 리더십으로 이어져
    獨, 임무 중심적 지휘 시스템 우선순위·목표 정해주고 실행 위한 사항은 직원에게 맡겨 현장 중시·분권화된 의사 결정… 美軍보다 전투효율 52% 높아
    美, 프로세스 중심적 임무 수행 위한 지침 상세하게 직원 손놀림 세세하게 통제하는 맥도널드와 닮아
    '강대국의 흥망'이라는 베스트셀러 저자로 잘 알려진 미국 역사학자 폴 케네디(Kennedy)는 그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압도적인 인적·물적 자원 앞에서) 독일군이 그토록 오랫동안 잘 싸운 것은 정말로 경이로운 일이다." 또 1941년 12월, 일본의 진주만 기습과 뒤이은 미국의 참전 소식을 들은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은 뛸 듯이 기뻐하며 이렇게 외쳤다고 한다. "히틀러는 이제 끝났다. 무솔리니도 끝났다. 일본은 으스러질 것이다. 이제 남은 일은 압도적인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뿐이다."

    실제로 일본의 진주만 공습이 있은 지 나흘 뒤인 1941년 12월 11일, 히틀러가 미국에 선전포고를 했을 때부터 이미 나치 독일의 패망은 시간문제였다. 그러나 독일이 항복한 것은 그로부터 무려 3년 6개월이나 지난 1945년 5월이었다. 미국·소련·영국을 주축으로 한 연합군의 엄청난 인적·물적 우위에 맞서 독일군은 42개월이나 버틴 것이다. 독일군은 긴 전쟁 기간 내내 이길 때나 질 때나 한결같이 최강의 전투력을 발휘했고 이 사실은 독일과 싸웠던 모든 나라가 인정하고 있다. 이는 오늘날의 기업 경영 또는 조직 관리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매우 놀라운 사실이다. 이스라엘 헤브라이 대학의 마틴 반 크레벨드(Creveld)는 '전투력(Fighting Power)'이라는 저서에서 이 문제를 깊이 다뤘다. 1939년부터 1945년 사이 독일군과 미군의 전투력을 방대한 자료와 정교한 방법론을 바탕으로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전투 효율은 미군보다 52%나 높았다고 결론지었다. 그런데 현대 경영자 관점에서 볼 때 참으로 흥미로운 점은 그가 포착한 독일군의 막강한 전투력 비결이다. 그것은 바로 임무 중심적인 지휘 시스템(mission-oriented command system)이라고 부를 수 있는 독일군 특유의 통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지휘관이 부하들에게 임무만 하달하고 그것을 수행하도록 하기 위한 자세한 지시는 하지 않는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미군의 지휘 시스템은 프로세스 중심적(process-oriented)이다. 지휘관은 수행해야 할 임무뿐만 아니라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실행을 위한 상세한 지침도 지시한다. 마치 패스트푸드 업체 맥도널드가 직원들의 손놀림 하나하나까지 세세하게 통제하듯 미군 지휘관들은 부하들의 행동 방식을 꼼꼼히 규제한다. 나는 이것이 테일러식 과학적 관리 기법(Taylorism)이 미국에서 먼저 개발되고 널리 보급되었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 과학적 관리법(The Principles of Scientific Management)'이라는 책을 지은 프레더릭 테일러가 주창한 이른바 과학적 관리 방식이 지향하는 것은 한마디로 말해 각 근로자를 그가 다루는 기계만큼 믿음직한 인간 기계로 만드는 것이었다. 몰트케(Moltke)와 클라우제비츠(Clausewitz) 같은 뛰어난 프러시아 전략가들이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독일 군대의 지휘 스타일은 오늘날 독일이 자랑하는 1300여개 히든 챔피언에서 크게 빛을 발하고 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히든 챔피언'저자 헤르만 지몬(Simon)은"세계를 매료하는 독일 히든 챔피언들의 여러 성공 요인 가운데 단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역시 'CEO의 리더십'"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히든 챔피언들의 최고 경영자는 독일군의 지휘관처럼 우선순위 및 목표를 확실히 정하고 실행을 위한 자세한 사항은 부하 직원들에게 맡긴다. 실제로 일을 하고 임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부하 직원들이므로 그들은 당연히 상관들보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더 잘 안다. 이렇게 전쟁터 또는 경영 현장에서 개인의 솔선과 책임 그리고 유연성과 분권화된 의사 결정을 중시하는 독일 특유의 리더십 스타일은 현대 경영에서 그 진가가 증명 되고 있다. 끝으로 프러시아 군대의 뛰어난 효율을 오늘날의 경영 현장에서 보여주고 있는 히든 챔피언 CEO들의 다섯 가지 공통점을 소개하며 이 글을 마친다. 그들은 ▲ 회사와 자신의 구분이 없다 ▲ 집중적으로 목표를 향해 매진한다 ▲ 두려움이 없다 ▲ 활력이 넘치고 끈기가 있다 ▲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다.
    Biz Chosun         유필화 성균관대학교 SKK GSB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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