浮 - 채마밭/푸드 이야기

傳統酒와 치즈의 만남… 飮食宮合 新世界 열다

浮萍草 2013. 7. 27. 18:58
    오늘 주안상엔 '팜하우스 체다'가 좋겠사옵니다
    막걸리, 염소젖 치즈 어울리고 청주에는 양젖 치즈 찰떡궁합 소주 먼저 마시고 치즈 먹으면 얼얼해진 입안도 부드러워져 '전통주엔 빈대떡' 편견 버리니 기대 이상의 맛으로 조화 이뤄 걸리 소주와 치즈를 함께? 상상도 쉽지 않은 조합이다. 그런데 '왜 상상하지 못하느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시도가 있었다. 지난 18~19일 서울 가회동 북촌전통공방에서 '전통주와 치즈의 만남'이 열렸다. 주인공은 두 장인(匠人)이었다. 김택상(62))씨는 고려 때부터 전해오는 서울지역 전통 가양주'삼해주(三亥酒)'를 만들고(서울시 무형문화재 8호) 김소영(46)씨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페탈루마 에 치즈 공방'안단테 데어리(Andante Dairy)'를 가지고 있다. 김택상씨가 먼저 운을 뗐다. "법고창신(法古創新·옛 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이 바로 이것 아니겠습니까." 김소영씨가 마이크를 넘겨받았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와인 페어링(wine pairing·와인과 궁합이 맞는 음식을 찾아 맛보는 일)을 할 때 사케(일본 청주) 등 동양의 술이 꼭 하나는 들어갑니다. '와인은 무조건 이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것 이것을 그들은'음식 엘리트(culinary elitism)'로서의 위상을 정립하는 것이라 여깁니다. 한국에선 전통 술은 무조건 빈대떡 등 한식과 먹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왜요? 마음을 열고 맛봐주시기 바랍니다.
    서울 지역 전통 가양주‘삼해주’를 만드는 김택상(오른쪽)씨와 미국에서 치즈 공방‘안단테 데어리’를 운영하는 김소영씨. /김승완 영상미디어 기자

    ㆍ막걸리, 치즈의 감칠맛 끌어내
    본격 시식에 앞서 전채로 솔잎을 넣고 숙성한'삼해송엽소주'와'로즈마리향 듀엣(Rosemary Scented Duet)' 치즈가 나왔다. 이 치즈는 김소영씨가 삼해송엽소주에 어울리도록 특별히 만들었다. 김소영씨는 "솔잎을 사용해보니 송진 때문에 치즈 숙성이 잘되지 않아 솔향과 비슷한 로즈마리로 대신해봤다"고 말했다. 솔향과 로즈마리향이 잘 어울렸다. 치즈와 소주가 서로의 맛과 향을 밀어올려 더욱 강렬하게 만들었다. 이어 시식은 막걸리·청주·소주에 각각 어울리는 치즈가 곁들여지는 방식이었다.〈그래픽 참조〉 막걸리에는 김소영씨가 염소젖으로 만든 연질치즈(부드러운 치즈), 소젖과 염소젖을 섞어 만든 연질치즈 이탈리아 대표 경질치즈(단단한 치즈)인 파르미자노 레자노 (Parmigiano Reggiano)가 나왔다. 김소영씨는"맑지 않고 부드러운 가루가 있으면서 특유의 익어가는 냄새를 가진 막걸리와 특히 어울리는 치즈들"이라고 설명했다. 막걸리의 산미가 치즈가 가진 감칠맛을 부드럽게 끌어냈다. 특히 염소젖 치즈는 혀로 입천장에 뭉개면 매끄러운 페이스트 질감이었는데 막걸리의 고운 가루와 질감까지 비슷했다.
    전통주와 치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둘이 만나 행복한 찰떡궁합을 보여줬다. 지난 18~19일 서울 북촌전통공방에서 열린‘전통주와 치즈의 만남’에서다. /김승완
    영상미디어 기자

    ㆍ얼얼해진 입안 어루만져 준 치즈
    두 번째 시식은 청주에 어울리는 프랑스 치즈 두 가지. 아리오(Arriau)는 양젖과 소젖을 섞은 경질치즈이고 아베이 드 벨록(Abbaye de Belloc)은 양젖으로만 만든 경질치즈이다. 청주의 단맛과 신맛이 치즈가 지닌 견과류를 연상케 하는 고소한 맛과 매우 잘 어울렸다. 김소영씨는 "막걸리처럼 숙성이 짧고 알코올 도수가 낮은 전통주는 부드럽고 연한 치즈와 소주처럼 숙성이 길고 도수와 맛이 강한 전통주는 부드럽고 연한 치즈와, 소주처럼 숙성이 길고 도수와 맛이 강한 전통주는 단단하고 짙은 맛의 치즈와 어울린다"고 했다. 마지막 시식은 소주였다. 김소영씨는 "페어링하기 가장 힘든 전통주가 소주였다"고 했다. "알코올 도수가 높아 치즈를 덮어 맛을 알 수 없게 하지요. 게다가 조금씩만 맛봐도 금세 취해버리니…." 확실히 치즈를 먹고 소주를 마시면 치즈 맛이 완전히 씻겨 혀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서양식으로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는 대신 한국식으로 소주부터 마시고 치즈를 먹으니 꽤 괜찮았다. 소주로 얼얼해진 입안을 치즈가 부드럽게 감싸 어루만지는 듯했다.
    치즈와 한국 술의 접목을 통해 이번 시음·시식 참가
    자들은 우리 음식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며 스스로
    놀란 듯했다. /김승완 영상미디어 기자
    ㆍ선입견 날려버린 찰떡궁합
    참가자들은 우리 전통주와 서양 치즈가 이렇게 어울릴 수 있다는 데 신선한 충격을 받은 듯했다. 매일유업에서 치즈 수입 사업을 맡고 있는 윤금연 글로벌상품팀 과장은"소주와 치즈가 어울릴 거라고는 생각 해본 적 없지만 함께 먹어보니 맛있다"면서"앞으로 치즈와 한국 술의 접목을 적극 시도해봐야겠다"고 말했다. 치즈가 소주 안주로 자리 잡는다면 치즈 시장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될 수 있다. '전통주와 치즈의 만남'은 북촌전통공방에서 기획한 '푸드 아티잔 프로젝트'의 첫 회이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김동환(59) 북촌전통공방 대표는"한국 전통음식이 현대사회에서 먹고 즐기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으며 박제되지 않고 살아 숨쉬려면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지 모색해보자는 의도”라면서 “전통음식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소개하는 시식·강연회를 매달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 치즈 장인 김소영씨
    김소영씨는 원래 과학도였다. 연세대와 카이스트에서 식품공학과 생명과학을 전공한 그는 1993년 생물리학 박사 과정을 밟으러 미국에 갔다가 치즈에 매혹됐다. "치즈는 단순성이 빚어내는 다양함의 세계입니다. 우유와 소금, 효소, 종균을 섞는 것만으로 수백 가지가 만들어지죠. 손을 써서 일하는 것도 좋아했고요." 그의 치즈공방'안단테’는 샌프란시스코 북쪽 페탈루마에 있다. 미국 최고 레스토랑으로 꼽히는‘프렌치 론드리'를 비롯 레스토랑가이드 미슐랭으로부터 별 셋을 받은 세계적 요리사들의 이곳의 치즈를 납품 받기 위해 몇 달씩 기다릴 정도로 인정 받고 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플루트 연주를 즐길 정도로 음악을 좋아한다. '녹턴''아다지오''론도'등 그가 만든 치즈 이름이나 공방에'안단테'라는 음악용어를 붙인 것은 음악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됐다.
    Chosun    김성윤 조선일보 대중문화무 기자 gourme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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