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경전 속 불교식물 이야기

<3> 염부수

浮萍草 2013. 5. 16. 07:00
    약육강식 삶…염부수 아래서 사색에 잠긴 부처님
    부수에는 깨달음의 길에선 부처님에 얽힌 유명한 일화가 있다. 
    출가 전 어느 날 부처님께서 봄의 들녘을 산책한 적이 있었다.
    한가로운 풍경을 뒤로 하고 부처님의 눈에 띈 것은 농부의 연장에 찍혀 아직 숨이 끊어지지 않은 채 몸부림치며 꿈틀거리는 벌레
    였는데 순간 참새가 날아들어 벌레를 입에 채어가고 이어 큰 독수리가 달려들어 그 참새를 덮쳐서는 어디론가 날아가는 것이었다.
    부처님은 아름답고 평화롭게만 보이던 자연에 이처럼 약육강식이 존재하고 농부의 채찍에 시달린 여윈 소와 허위적 거리며 끊임
    없는 노동을 감수해야 하는 농부 등 모든 생명의 실상이 측은하게 여겨지게 된다.
    
    ‘불본행집행경’ 등 경전에 등장 자비의 상념으로 행복으로 인도
    잎이 무성해 가로수로도 이용 피부 진정에 살충 효과도 있어
    이에 부처님은 큰 나무 아래에서 깊은 사색에 잠기게 되니 그 나무가 바로 염부수이며 그 아래에서 사색에 잠긴 것을 일러‘염부수 (閻浮樹)아래의 정관(靜觀)’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부처님은 염부수 아래에서 여러 생명들이 당하는 고통을 곧 자신의 슬픔인 양 느껴졌을 것이며 끝없는 자비의 상념으로 언젠가는 저들을 진실한 행복의 길로 인도하리라고 다짐하였을 것이다. 일설에는 부처님이 이 나무 아래에서 명상을 하고 있을 때 다른 나무들이 태양의 움직임을 따라 그림자가 이동을 할 때도 나무의 그늘만은 움직이지 않고 있어 아버지인 숫도다나 왕이 부처님의 발아래 엎드려 예배를 올렸다고도 한다. 이 나무의 이름 염부수는 산스크리트어 Jambu(잠부나무)의 음사이며 이 나무로 이루어진 큰 숲이 있는 곳으로부터 인도세계관의 중심인 수미산의 남쪽을 염부주라 부를 만큼 인도에서는 매우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로서 아래로 처진 가지에 잎이 짙푸르고 무성 하여 나무 그늘을 제공하기 때문에 가로수로도 이용된다.
    염부수 꽃.

    염부수 즉 잠부나무의 열매는 떫고 신 맛이 강하며 나무껍질은 탄닌을 함유하고 있어 가죽 손질이나 염색에 대량으로 사용되고 있다. 열매로 식초나 와인을 만들기도 하고 잼을 만들기도 하는 매우 용도가 다양한 식물로 약리학적으로나 민속 의학에서도 그 효능을 인정받는 식물이기도 하다. 이 나무는 힌두 신화에도 등장하고 있다. 힌두교의 대표적인 세 명의 신(브라흐마,시바,비슈누) 중 하나인 비슈누신의 일곱 번째 화신이며 이상적인 남성의 상징인 라마가 왕위 계승과정에서 밀려나 14년 동안 숲속에서 망명생활을 하였는데 여기서 라마(혹은 람)가 이 나무의 열매를 먹으며 연명하였다 고 하며 그런 이유로 힌두교도들은 이것을 ‘신들의 열매’로서 여기고 있으며 여덟 번째 화신인 크리슈나의 피부가 이 잠부나무 열매의 색과 같은 색인 보라빛으로 알려져 더욱 신성시되고 있다고 한다. 염부수의 학명은‘Syzygium cumini’‘Eugenia jambolana’등으로 다양하며 원산지가 남부 아시아로 인도와 동남아시아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는 반낙엽성 나무인데 높이는 10~15m로 4~5월경에 흰 색에 녹색 빛이 도는 꽃이 피고, 열매는 7월경에 짙은 보라색 으로 열린다. 이 나무는 포도(蒲桃) 또는 포도수(蒲桃樹) 조목(鳥木) 또는 해남포도(海南蒲桃들레나무)라고도 하는데 잠부가 속한 도금양과 (桃金孃科,Myrtaceae)는 우리나라에는 자생종이 없기 때문에 아주 생소하다. 이 과는 열대지방에 많고 유칼립투스와 도금양 등 경제적으로 중요한 식물이 많다.
    염부수 열매.

    이 중 허브로서 잘 알려져 있는 유칼립투스는 코알라가 먹는 식물로도 유명한데 에센셜 오일은 강한 살균작용으로 피부 정화효과가 있어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사용되었으며 햇볕에 그을린 피부의 진정작용도 하며 살충효과도 있다. 무엇보다도 유칼립투스는 알러지성 비염의 치료에 상당히 효과적인데 필자 역시 다른 식이요법과 병행하긴 했으나 오랜 알러지성 비염을 유칼립투스 요법에 의해 크게 완화시킨 경험이 있다. 염부수는 <불본행집경>은 물론 <아함경>과 <법화경><대방광삼계경><미린다왕문경> 등 많은 경전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경전을 접할 때마다 부처님이 중생들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 사색하셨던 나무와 그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이라 여겨진다.
    불교신문 Vol 2845    민태영한국불교식물연구원장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