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우수향 짙은 룸비니서 부처님 낳으시니…
무우수(無憂樹)는 산스크리트어 아(無)와 소카(憂)를 번역한 것으로 근심이 없다는 의미를 지닌 나무다.
그래서 영명도 ‘Sorowless tree’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부처님은 카필라국의 왕자로 태어나셨다.
카필라국은 히말라야 남쪽 산기슭 갠지스강의 한 지류인 라프티 하(河)의 동북 유역 로히니천 주변에 있었던 아리안인의 석가족
왕국 중 한 곳인데 이 카필라 국의 위치는 네팔과 인도간의 꾸준한 영토분쟁이 있는 지역으로 현재는 네팔 타라이(Tarai) 지방에
위치한다.
카필라국은 쌀을 주식으로 하는 농업국이며 석가모니부처님께서 태어난 장소는 왕궁이 아닌 카필라국(Kapilavatthu.迦比羅)에서
10여km 떨어진 룸비니 동산이다.
석가모니란 말은 석가족 출신의 성자라는 뜻인데 석가모니 부처님은 아버지인 숫도다나왕 즉 정반왕과 어머니인 마야부인에게는
40세를 넘겨 갖게된 첫 자손으로서 소위 늦둥이다.
산기를 느낀 마야부인이 친정인 콜리성으로 향하던 중 지나치게 된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나게 되는데 어머니인 마야부인이 향기가
나는 나무의 가지를 잡는 순간 왕비의 옆구리에서 태어나셨다고 한다.
마야부인이 무우수 가지 잡자 오른쪽 옆구리 석가모니 탄생
보드가야 녹야원 쿠쉬나가르…불교유적 곳곳 흔히 볼 수 있어
향기나는 나무가 바로 무우수인데 무우수 나무 가지를 잡는 순간 오른쪽 옆구리로 태어났다는 탄생설화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상징적인 표현으로 전혀 근거없는 말은 아니다.
즉, 고대 인도는 계급사회로서 바라문(婆羅門-승려나 제사장) 찰제리(刹帝利-왕족,관리) 폐사(吠舍-농상인) 수다라(首陀羅-노예)
등 네 계층이 있었는데 바라문은 머리(혹은 입)로 찰제리는 옆구리로 태어났으며 폐사는 배로 수다라는 발뒤꿈치(혹 하체)로 태어
난다고 여겨졌다.
따라서 왕족인 부처님은 브라만의 옆구리로 태어났다고 하는 것이다.
룸비니 동산은 부처가 깨달음을 얻은 보드가야(Bodhgaya) 첫 설법을 한 녹야원 열반에 든 쿠쉬나가르(Kushinagar)와 함께 불교
4대 성지 중 하나로 1895년 저명한 독일 고고학자 포이러(Feuhrer)가 히말라야 산기슭의 작은 언덕을 배회하다 석주 하나를 발견
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하였고 현재는 많은 나라들이 이 룸비니에 사찰을 건립하여 성지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대성석가사라는 우리나라의 절도 있으며 포이러가 발견한 석주는 아소카왕(재위:BC 272∼BC 232)이 각지 불교 성지에 세운 석주
중 하나인데 아소카왕의 석주는 높이가 10~13m이며 주두에는 사자 소 따위가 새겨져 있는데 부분적으로는 30개 정도가 남아 있다
고 한다.
 | ▲ 가까이서 본 무우수 |
식물학적으로 보면 무우수의 학명은 ‘Saraca indica’로 콩과에 속하는데, 불교유적 각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 중 하나로 인도
남부와 스리랑카가 원산이다.
이 나무는 힌두교에서도 성스러운 나무로 인식되고 있는데 사랑의 신인 카마(Kama) 가 5개의 꽃화살을 가졌는데 그가 가진 5개의
화살 중 하나가 이 나무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인도인들은 이 나무를 아소카나무(asoca) 또는 아쇼카나무(ashoka)라고 부르며 사랑에 빠져 있는 처녀의 소원을 들어주고 일생에
걸쳐 행복을 가져다주는 나무로서 고대 인도문학과 사랑의 시 속에서 등장하곤 한다.
이 나무는 마야부인이 그 향기에 도취되었다는 내용이 있을 만큼 고운 향기가 나는 늘 푸른 큰 나무로서 인도 등지에서는 가로수와
방풍수 등으로 활용되고 있는 나무다.
한편 현지에서 아쇼카 나무라 부르는 나무가 또 하나 있는데 학명이 ‘Polyalthia longifolia’ 인 나무로 인도 민간에서 고혈압은 물론
해열과 피부 질환을 다스리는 약재로 이용되고 정원수와 조경수로 유명하다.
그러나 부처님의 탄생과 관계가 있는 무우수가 콩과 식물인데 비해 이 식물은 포포나무과(custard apple family)이며 외형에도 많은
차이가 있다.
무우수는 한역으로 아수가(阿輸迦) 아숙가(阿叔迦) 아륜가(阿輸迦) 등으로 음사되고 있으며 과거현재<인과경>이나<불본행집경>
등 부처님 탄생기를 담은 경전 중에서 찾아볼 수 있다.
 | ▲ 무우수 수형. |
☞ 불교신문 Vol 2843 ☜ ■ 민태영한국불교식물연구원장
草浮 印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