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경전 속 불교식물 이야기

<1〉 프롤로그

浮萍草 2013. 5. 2. 07:00
    평생 부처님과 벗한 꽃과 나무따라 가는 길
    태적인 측면에서 식물은 생산자로서 인간의 생명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고 실용적인 측면에서는 부와 행복안정과 권위 권력 등과 깊은 관련을 갖는다. 또한 식물은 시공을 초월하여 먹거리로서 치료제로서 혹은 좋은 향기로서 인간의 삶을 항상 윤택하고 편리하게 만드는 대상이면서 아름다운 경관 또한 제공해 주는 수단이기도 하다. 식물은 또한 제 철이 되면 새싹을 틔우고 꽃이 피며 열매를 맺는 등 자기의 본분을 잊지 않고 임무를 다 하는 정직성과 책임성이 있고,그 다양성으로 인해 고유의 색과 맛, 향기, 모습으로 차별성을 갖는다. 이러한 이유로 경전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식물은 부처님과 그 이전 부처님의 시대는 물론 이후 수행자 들과 중생들이 존재하는 이 시대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수행과 그 기록의 현장을 함게 하면서 교리를 상징 적으로 드러내고 강조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교리가 펼쳐지는 장에서도 그 의미가 더 분명해지도록 인용되어지기도 한다. 여러가지 꽃의 생태가 교리 자체라는 이유로‘묘법연화경’ 이름지어
    대표적인 예로는 여러 가지 종류의 연꽃과 수련들이 혼용되어 있기는 하지만 꽃의 생태가 불교의 교리 자체라는 이유로 묘법연화경 이라는 경전 이름에서 수많은 경전에 등장하면서 중생들에게 부처님 설법 내용이나 교리를 쉽고 친근하게 설명하기도 할 뿐 아니라 과거칠불 중 시기불께서 득도하신 꽃으로도 알려진 연꽃이 있다. 부처님의 탄생과 득도 입멸의 과정은 또 어떠한가. 룸비니 동산의 무우수처럼 부처님의 탄생기에 연꽃과 함께 등장하기도 하고 출가 이전 번뇌와 깨달음의 과정 중에서도 부처님께 그늘을 드렸다는 염부수라는 나무가 등장한다. 또 부처님이 오랜 고행을 거두고 마침내 얻은 명상처의 나무로 알려져 있는 삐빨라수(인도 보리수)가 있고 니그로다 나무라 부르는 뱅골 보리수가 있으며 바로 그 때 깔고 앉으셨다는 길상초가 등장하기도 한다. 부처님이 설법을 하시는 현장에서는 최초의 도량인 죽림정사의 대나무가 등장하고 부처님에게 바쳐졌다는 꽃 공양의 하나로 수많은 종류의 재스민들도 나온다. 부처님 탄생·득도·입멸에 약재와 향기 역할 한 식물 중요한 교리 이해의 도구
    종류에 다소 이견이 있긴 하지만 수행에 방해가 된다 하여 삼가라 이르셨다는 다섯 가지 채소인 오신채로서는 마늘 부추 달래 파 흥거도 있으며 꽃비가 내린다는 표현으로 자주 등장하면서 파리질다 나무라 부르는 만다라화 과거 부처님 중 한 분인 구나함모니불 의 득도수로 알려져 있으면서 풀잠자리알이라고 잘못 인식되고 있는 오잠바라 나무 즉 우담발화도 경전 속에서 수차례 등장한다. 어디 그 뿐인가. 오랜 수행에서 비롯된 부처님의 뛰어난 용모를 지칭하는 32상 80종호에서도 빈파(아이비 조롱박)와 군다(재스민류) 니그로다 나무 등 여러 식물들이 인용되고 있으며 부처님의 열반과 관련한 경전에는 부처님이 열반에 드시는 순간에 사라수라는 나무가 사방을 지켰다고 되어 있고 훗날 부처님의 말씀을 모아 기록을 할 때에도 다라수라는 나무들로 패엽경을 만들어져 후세에 전하고 있기도 하는 것이다. 이처럼 꽃과 나무들은 부처님의 생애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것은 물론 많은 경전 속에서 인간의 삶에 있어 중요한 도구로서 아픈 이를 치료해준 약재로서 향기와 아름다운 모습으로 먹거리로서 생활 용품으로서 등장하고 또 다뤄지고 있어 꽃과 나무 이야기는 경전의 해석을 좀 더 쉽게하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로서 작용하기도 한다. 꽃과 나무 향기따라 부처님의 길 담아낸 20여회 식물여행기
    즉 꽃들과 나무들의 실체를 알고 그 속성과 등장 배경을 아는 것은 곧 교리를 명확하고도 친숙하게 익히게 하는 도구가 되기도 하며 우리가 그 꽃과 나무들이 자라난 자연 환경을 이해하는 것은 부처님을 비롯한 성자들과 선지자들의 삶이 어떠하였으리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도 있게 한다. 이것은 경전에 나와 있는 식물들을 제대로 알고 이해하는 일이 단순히 식물 공부가 아닌 또 하나의 교리 공부로서 충분히 가치가 있음을 의미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꽃과 나무 안에 부처님의 길을 담는 20여 회에 걸친 이야기를 통해 우리 경전 속의 식물에 대해 좀 더 관심을 모으고 아직은 연구 초기 단계 경전 속 식물의 존재를 밝혀 경전 속의 꽃과 나무들을 중요한 교리 이해의 도구로서 활발하게 활용하는 첫 장을 이 식물 여행기를 통해 함께 열어보고자 한다.
    ■ 민태영 한국불교식물연구원장
    한국테마식물연구회 부회장을 맡으면서 종교식물에 관해 연구. 한국식물원연구소 부소장도 겸하고 건국대 미래지식교육원 실내정원과정 강사로 활동. 2011년 <경전 속 불교식물> 출간을 필두로‘불자용 식물도감’출간도 준비하고 있다.

    불교신문 Vol 2841    민태영한국불교식물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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