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치매 이길 수 있는 전쟁

[9] 전북 김제 '그룹홈' 치매 예방·증세 완화에 효과…

浮萍草 2013. 5. 15. 10:20
    동네 친구들과 함께 사는 치매 할머니… 사라지던 기억을 붙잡았다
    부대끼고 돕고 웃으며 사니 우울함·공격성향 확연히 감소… 드라마보며 옛날얘기 "까르르" 김제市, 그룹홈 127개 운영 30년前 스웨덴서 시작, 세계적 추세 난 16일 낮 12시 전북 김제시 양전동의 용두경로당에서 70∼80대 어르신 13명이 한데 모여 점심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어르신들의 웃음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대부분 독거노인인 이들은 홀로 하루하루를 보내다 지난 2007년'그룹홈'으로 지정된 이 경로당으로 모여들었다. 그렇게 서로가 가족이 돼 줬다. 이곳 어르신들은"함께 밥 먹고 함께 잠자면서 말도 많아졌고 웃음도 많아졌다"고 했다.
    지난 16일 오후 전북 김제시 월성동‘월성여자그룹홈’에서 할머니들이 한데 모여 낮잠을 자고 있다.이들은 서로를‘가족’이라 부르
    며 치매 증상을 보이는 할머니와도 무리 없이 함께 지낸다. 치매 증상 할머니는 사진 촬영을 하지 않았다. /이민석 기자

    이곳 어르신 중 일부는 인지(認知) 저하나 치매 증상을 보이기도 하지만 아무렇지 않게 일상생활을 한다. 주변 노인들이 가족처럼 잘 보살펴주기 때문이다. 김모(81) 할머니도 2010년 말부터 치매 증상을 보이고 있다. 경로당 어르신들은"(김 할머니가) 원래 멀쩡했는데 2∼3년 전부터 자주 욕을 하고 소리를 지르고 대화를 잘 하다가도 경로당을 나가 길을 잃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그 즈음부터 남편이 세상을 떠난 연도도 기억하지 못했다. 하지만 경로당에서 만난 '제2의 가족' 덕분에 그의 생활은 악화하지 않았다. 김 할머니가 밥도 안 먹고 밭일을 하고 있으면 다른 어르신들이 밭으로 뛰어가"밥 먹을 시간"이라며 끌고 왔고 안 씻어서 냄새가 날 때는 목욕탕으로 데려가 씻겨줬다. 욕을 하면"그런 말 하면 안 된다"고 혼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김 할머니가 우울해하는 날은 줄어들었고 공격적 성향도 수그러들었다. 김 할머니를'동생'이라 부르는 이종예(86) 할머니는"우린 가족이니까 같이 부대끼고 같이 도우며 사는 거야"라고 말했다. 전북 김제에는 용두경로당 같은'그룹홈'이 모두 127개나 있다. 이곳에 사는 어르신도 1258명에 이른다. 65세 이상 시민 비율이 20%가 넘는 김제시는 2006년부터 그룹홈을 운영하고 있다. 이분들이 함께 살면서 외로움도 치유하고 치매 같은 병에 걸릴 위험도 낮추기 위해서다. 대부분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을 개조해 만든 그룹홈에는 주방 용품과 가전제품 침구류 목욕 용품 운동기구 등이 잘 갖춰져 있다. 노인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치매 예방·검진도 잘 이뤄진다. 김제시 보건소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그룹홈을 방문해 치매 인지 검사를 하고 대도시 치매센터에서 하는 색종이 접기 그림 그리기 등 치매 퇴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비용은 시(市) 부담이다.
    ‘월성여자그룹홈’에서 할머니들이 점심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민석 기자

    김제 월성여자그룹홈에도 치매 전 단계인 인지 저하 증세를 나타내고 있는 김모(93) 할머니가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그룹홈에서 함께 사는 할머니 10명이 가족처럼 도와 별문제가 없다. 이영자(71) 할머니는 "언니(김 할머니)가 우리랑 똑같이 밤에 드라마를 보면서 옛날이야기를 하면 너무 재미있어서 새벽까지 못 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그룹홈'이 치매 위험에 노출된 노인들의 치매 예방뿐 아니라 치매 조기 진단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충북 단양군 치매 상담 요원 박산옥(51)씨는 작년 초부터 군내 노인 7000여명 중 5000여명에게 치매 선별 검사를 시행했다. 박씨는"어르신들을 일일이 찾아다니지 않고 경로당을 방문하니 짧은 시간에 적은 예산으로 많은 분의 치매 검사를 할 수 있었다"며 "80여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고 그중 40명 정도는 조기 진단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30여년 전 스웨덴에서 시작된 그룹홈은 세계적 추세로 자리 잡았다. 일본에서는 1997년부터 치매 대책의 일환으로 그룹홈을 활성화하기 위해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스웨덴치매센터 빌헬미나 호프만(Hoffman) 소장은 "치매 환자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치매 발병 이전의 생활을 계속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그룹홈은 치매 위험 노인들이 주변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며 끊임없이 뇌를 자극해 치매 증세 악화를 늦추는 긍정적 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그룹홈(Group home) 가족이 아닌 이들이 공동생활할 수 있도록 한 시설. 처음에는 장애인이나 노숙자의 자립을 돕기 위한 시설이었으나 최근에는 치매 등 특정 질환 환자들의 치료·재활을 위해서도 활용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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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취재팀 안준용 기자 / 석남준 기자 / 감혜림 기자 / 박상기 기자 / 나해란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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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적하고 외딴 전원주택, 치매 환자에겐 最惡
    시각·청각 꾸준히 자극할 필요… 사람과 소리 있는 곳서 돌봐야 울 관악구에 사는 박모(여·39)씨는 치매를 앓고 있는 홀어머니를 지난달 초 집으로 모셨다. 1년 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어머니가 강원도 원주의 오빠 집에서 지내면서 상태가 급속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박씨는"물 좋고 공기 좋은 오빠네 별장에서 지내면 엄마 병세가 나아지지 않을까 해서 그리로 모셨다"며"그런데 반년 만에 우리 남매 얼굴을 못 알아볼 정도로 상태가 나빠졌다"고 했다. 어머니는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고 냉장고 안에 있는 반찬통을 죄다 집어던지는 등 신경질도 자주 부렸다. 온종일 말 한마디 없이 우울해하는 날도 많았다. 박씨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엄마를 서울로 모셨고 요즘은 매주 함께 외출하고 치매센터에도 가면서 증상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했다.

    박씨 같은 치매 환자 가족이 치매 진단 직후 가장 먼저 고민하는 문제가 바로 '환자를 어디서 보살피느냐'다. 그렇다면 치매 환자를 돌보기 위한 최적 장소는 어디일까? 전문가들은 "사람과 소리가 있는 곳"이라고 말한다. 대한노인요양협회장을 지낸 김덕진 창원희연병원 이사장은"치매 환자는 여러 사람을 만나고 함께 어울리면서 인지 저하를 늦춰야 한다"며"시골의 외딴 전원주택 같은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너무 복잡하거나 시끄럽지 않되 환자의 시각·청각을 꾸준히 자극할 수 있는 곳 주변 도움을 받아 외식·쇼핑 등도 할 수 있는 곳이 더 좋다는 것이다. 이를 잘 알지 못하는 국민 상당수는 여전히 치매 환자를 보살피는 장소로 '한적한 전원주택'을 선호한다. 본지가 설문조사 기관인 미디어리서치를 통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에게 '가족 중 치매 환자가 생긴다면 어디서 돌보겠느냐'고 질문한 결과 105명(10.5%)이'한적한 시골의 전원주택을 구하겠다'고 답했다. 살던 집에서 그대로 모시겠다는 응답자 수(107명)와 거의 비슷했고,병원에서 모시겠다는 숫자(62명)보다 더 많았다. 특히 20대는 무려 20.2%가 '치매 환자를 위해 전원주택을 구하겠다'고 답했다. 김기웅 국립중앙치매센터장은"전원주택보다 도심 아파트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것이 오히려 환자의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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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취재팀 안준용 기자 / 석남준 기자 / 감혜림 기자 / 박상기 기자 / 나해란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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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병증 있으면 '요양병원'서 치료… 없으면 '요양원'으로
    醫師있는 요양병원, 치료 목적… 환자 상황에 맞게 선택해야 년 말 기준 전국에서 운영 중인 요양원은 4326개 요양병원은 1087개다. 요양원과 요양병원의 가장 큰 차이는 의사가 있느냐 없느냐다. '요양'을 목적으로 하는 요양원에는 의사가 없지만'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요양병원에는 의사가 있다. 치매 증세만 있는 환자라면 요양보호사들이 제때 치매약 복용을 돕는 요양원에 머물러도 별문제는 없다. 그러나 치매 외에 당뇨,고혈압 등 노인성 질환으로 합병증이 염려되거나 오랜 투병으로 응급 상황이 생길 수 있는 환자는 의료진이 항시 대기하는 요양병원이 안전하다. 비용은 대체로 요양병원이 더 많이 든다. 요양원은 노인장기요양보험 수혜자라면 본인 부담금이 월 50만원을 밑돌지만 요양병원은 치료비 외에 간병비를 추가로 내기 때문에 월 100만원 이상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문가들은 가족이 환자를 돌보기 힘든 상황이어서 시설을 이용해야 한다면 요양병원과 요양원의 특성과 기능을 정확히 파악해 어느 쪽이 적합한지 판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환자를 돌보는 데 집중하는 요양원과, 환자의 증세를 파악하고 처방을 하는 병원의 역할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영순 중앙보훈병원 치매전문의는"요양원은 치매 환자의 증세와 치료약이 명확히 정해진 상태에서 들어가야 한다"며"치매 진단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은 환자가 요양원에 갔다가 미처 몰랐던 폭력성이 나와 적응에 실패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환자의 상태가 충분히 파악되지 않았다면 집에서 통원치료를 받거나 요양병원에 머물며 의사를 통해 증세의 종류와 약을 정하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요양원과 요양병원을 동시에 운영하는 곳도 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정착된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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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취재팀 안준용 기자 / 석남준 기자 / 감혜림 기자 / 박상기 기자 / 나해란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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