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치매 이길 수 있는 전쟁

[8] 지자체 치매지원센터의 '유치원式 운영'에 해법 있다

浮萍草 2013. 5. 15. 10:10
    유치원생 돌보듯 치매 노인 챙기는 '치매 유치원' 늘려야
    '통학버스' 운영하고 낮엔 종이접기·글쓰기·색칠 교육 웃음 치료 등 환자 가족 위한 치유 프로그램도 운영 선진국도 고급 요양시설 대신 '치매 유치원' 확대 나서
    울에 사는 주부 김선희(53)씨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각각 2008년과 2010년 치매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부모님 두 분 모두 식사를 하시고도 안 했다고 하고 어머니는 휴지가 보이는 족족 주머니에 넣어 온 주머니에 휴지가 가득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부모님을 요양시설에 보내는 대신 집에서 모시기로 결정했다. 치매 환자를 한 명도 아닌 두 명 돌보지만 김씨는 부모님을 모시고 일주일에 서너 번씩 외출을 한다. 벌써 4년째다. 15일 오전 김씨는 매우 분주했다. 부모님을 깨끗한 옷으로 갈아 입히고 차에 태웠다. 그는"부모님을 모시고'유치원'에 간다"고 했다. 김씨는 차로 20분을 달려 서울 송파구 치매지원센터에 도착했다. 김씨가 말한'유치원'은 바로 치매지원센터였다. 센터에 도착하자 무뚝뚝한 표정이었던 부모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김씨는"처음엔 부모님이 낯선 곳에 가는 걸 꺼리셨는데 꾸준히 오다 보니 아주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그는"대학생이 된 딸과 아들이 어릴 때 다니던 유치원과 이곳(치매지원센터)이 놀랄 만큼 비슷하다"고 했다.
    서울 송파구 치매지원센터에 모인 치매 환자들이 색
    종이로 꽃 만들기를 하고 있다.치매 환자들이 이곳에서
    하는 종이접기,색칠공부,글쓰기 등은 환자의 뇌를 활성
    화해 치매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준다.
    / 이덕훈 기자
    유치원생이 등·하원을 할 때'스쿨버스'를 이용하듯 치매지원센터도 센터와 환자 집을 왕래하는 전용버스를 운영한다. 김씨와 달리 직접 차를 운전해 센터에 오기 힘든 가족이 전용버스를 이용 한다. 교육 프로그램도 유치원 과정과 비슷하다. 증세가 중한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보호자가 센터에 함께 와야 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센터에서는 오전부터 오후까지 종이접기,색칠공부,글쓰기,사물놀이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손지형 강사가 "자,그림 안에 색칠하세요. 다 하신 분들은 제출하시고요"라고 하자 치매 환자 9명은 밑바탕에 그려진 선 밖으로 벗어나지 않도록 온 신경을 집중해 크레파스로 알록달록 색칠을 했다. 강사 손씨는"어린아이들이 유치원에서 배우는 것처럼 치매 환자들도 센터 에서 기초 교육과 함께 사회성을 배우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뿐 아니라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치매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센터를 이용하려는 환자와 가족들이 늘어 경쟁률이 높아졌지만,치매지원 센터는 중증 치매환자를 돌봐야 하는 가족들에게 가뭄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한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프로그램뿐 아니라 환자 가족들을 위한 치유 프로그램 까지 운영하기 때문이다. 요양사 오명숙(57)씨는 "환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동안 가족들은 식당에 주로 모여서 수다를 떨거나 환자들과 있을 때 꿈도 못 꿨던 자기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남편이 치매 환자인 홍수경(82)씨는"최근에 가족을 대상으로 한 웃음치료 프로그램에 참가해 그간 쌓였던 답답함을 시원하게 날려버렸다"고 말했다. 한봄을(72)씨는"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되고, 가족 입장에서는 같은 처지의 사람들끼리 모여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큰 위로가 된다"고 했다. '치매 유치원' 프로그램으로 치매 환자를 돌보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스웨덴의 대표적인 치매 정책 전문가인 빌헬미나 호프만 박사(스웨덴치매센터 소장)는"치매 완치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데 현실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환자가 가족 지역사회와 함께 일상을 보내도록 하는 것"이라며"고급스러운 요양시설을 짓는 데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던 방식은 이미 옛날식(old-fashioned)이 됐다"고 말했다. 1960년대부터 50여년 동안 요양시설 건립에 초점을 맞췄던 일본 정부는 지난해 9월 기존의 '병원 입원형' 치료 정책 대신 지역사회 에서 환자가 가족과 함께 지내며 치료를 받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기웅 국립중앙치매센터장(서울대 의대 교수)은"환자들이 가족 지역사회 속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치매지원 센터의 양과 질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Chosun
       특별취재팀 안준용 기자 / 석남준 기자 / 감혜림 기자 / 박상기 기자 / 나해란 의학전문기자

     草浮
    印萍

    치매센터, 수도권에 집중… 전체 환자 중 20%만 혜택
    예산부족 이유로 설치 안 해… 치매 인식 낮은 것이 주원인 매지원센터가 치매 환자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지만 54만여명으로 추정되는 치매 환자 중 치매지원(상담)센터 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은 5명 중 1명꼴에 불과하다. 치매지원센터를 운영하는 곳이 서울과 인천, 경기도와 충남 일부 지역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 사는 치매 환자 수는 전체의 20%밖에 안 된다. 치매지원센터가 있는 지역과 없는 지역은 '치매 복지'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충북 단양에서 농사를 지으며 치매 아내를 2년째 돌보고 있는 이모(68)씨는"치매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실수를 반복하는 아내를 구박하기 일쑤였고 온종일 아내 옆에 있는 것도 답답해 죽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씨가 치매에 관해 설명을 들은 것은 치매 검진을 받으러 서울의 한 종합병원을 찾았을 때 신경과 의사와 마주 앉았던 20여분이 전부다. 이씨가 거주하는 지역에는 65세 이상 노인 7000여명이 살고 있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치매 관련 상담·교육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보건소에 있는 치매상담요원 1명뿐이다. 치매지원센터가 부족한 표면적 이유는 예산 부족이다. 25개 구(區) 모두에 치매지원센터가 있는 서울시는 치매지원센터의 1년 예산이 140억원이다. 1개 센터에서 1년간 약 5억∼6억원을 쓰는 셈이다. 세수(稅收)가 부족한 지방자치단체로서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그러나 치매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 부족이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예산이 부족하다지만 치매지원센터를 운영할 의지가 없는 게 더 큰 이유라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치매가 환자와 그 가족에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를 감안하면 다른 데 쓰이는 예산을 줄여서라도 설치 노력을 해야 한다"며"비용은 치매지원센터에 상주하는 인원이나 프로그램을 조정하면 상당 부분 절감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은 1개 치매지원센터의 1년 예산이 약 5억∼6억원이지만 인천은 1개 센터당 평균 3억∼4억원이 든다. 지방자치단체 사정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할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Chosun
       특별취재팀 안준용 기자 / 석남준 기자 / 감혜림 기자 / 박상기 기자 / 나해란 의학전문기자

     草浮
    印萍

    노인대학·경로당 등 노인시설, 치매환자 치료에 활용해야
    서울 '새남터 시니어아카데미' 일반노인·치매노인 함께 교육… 치매 증상 완화 효과 높아 울 용산구 한강철교 북단에 있는 3층 기와 건물 '새남터 성당'에는 학생 평균연령이 75.6세인 학교가 하나 있다. ' 새남터 시니어아카데미'다. 새남터 시니어아카데미 '학생'100명 중 40여명이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하고 치매나 인지장애 증세를 보이는 노인도 10명쯤 있다. 박영순(65) 학장은"치매로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어르신들도 입학한다"며"학교 수업을 듣고, 다른 노인들과 어울려 노래·라인댄스· 서예·미술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치매 증상이 완화된 분도 여럿 있다"고 말했다. 작년 용산구 보건소 검사에서 인지장애 판정을 받은 4명 가운데 3명은 올해 검사에서는 인지장애가 아니라는 판정을 받기도 했다.
    서울 용산구의 노인대학 새남터 시니어아카데미에서 학생들이 책을 읽고 있다.이곳 학생 100명 중 일부는 치매나 인지장애 증세
    를 보이기도 하지만 다 함께 어울려 생활한다. /새남터 시니어아카데미 제공

    새남터 시니어아카데미의 교사와 학생들은 학교의 가장 큰 장점으로'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꼽는다. 나이와 사는 지역이 비슷한 데다,85%가 천주교 신자인 만큼'신앙'이라는 공통 관심사도 있어 처음 보는 이들과도 쉽게 친해진다는 것이다. 이달 10∼11일 대구·경주로 떠난 새남터 시니어아카데미 학생들의 수학여행에는 전체 100명 가운데 82명이 참가했다. 장기요양등급 2∼3급인 치매 환자와 인지장애 환자들도 보호자와 함께 따라나섰다. 학교 측은"학생들의 관계가 끈끈해 매주 출석률이 80%가 넘는다"며"축제나 발표회는 물론 병원 무료 이동 검진이나 치매 전문가 초청 강좌에도 학생들이 적극 참여해 발 디딜 틈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새남터 시니어아카데미와 같은 지역사회 내 기존 복지 자원과 연계한 '민·관 협동 모델'도 치매 극복의 좋은 대안이라 고 조언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종교단체 등에서 운영하는 노인대학만 1500여개에 달하고 전국의 경로당은 6만1000개가 넘는다. 이 같은 자원을 치매 조기 진단과 케어에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김동배 교수는"기존 자원을 활용하기 때문에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지역·종교 등을 기반으로 초기 치매 환자도 일반인들과 쉽게 어울릴 수 있다"고 말했다.
    Chosun
       특별취재팀 안준용 기자 / 석남준 기자 / 감혜림 기자 / 박상기 기자 / 나해란 의학전문기자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