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관음성지를 찾아서

26 속초 신흥사

浮萍草 2013. 9. 26. 00:00
    오색 단풍에 물든 서릿발 같은 禪風
    통일대불 모습. 뒤로 울산바위가 보인다
    국의 3대 명산, 설악산(1708m).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에 버금간다. 사계절 눈이 쌓여 신성하고 숭고하다. 설악산이라고 설경만 아름다우랴. 눈 내리는 겨울 전 설악산은 오색찬란한 단풍으로 입산객을 사로잡는다. 웅장한 산세와 기암괴석, 맑은 계곡과 끝도 없이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는 삼라만상의 온갖 생명에 환희감을 선사한다. 설악산은 이처럼 수려한 산세 속에서 생사를 걸고 치열하게 정진해온 수행자들의 서릿발 같은 선풍이 곳곳에 스며있다. 이곳에 가장 대표적인 사찰이 바로 신흥사다. 지난 10월25일 조계종 제3교구본사 신흥사를 찾았다. 단풍이 절정에 달한 신흥사 일대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단풍나들이를 나온 인파로 장사진을 이뤘다.
     
    ▲ (左) 통일대불 내부법당에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이 모셔져 있다   ▲ (右) 단풍철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신흥사를 찾고 있다
    신흥사 입구 3km 무렵부터 차량이 막혀 한참동안 차가 멎자 사람들은 하나둘씩 걷기를 선택했다. 차에 내려 땅을 밟으니 기분이 한결 좋아진다. 높고 푸른 가을하늘과 울긋불긋 물든 가을 산을 바라보며 신흥사를 향해 걸어가는 길,사람들 표정이 점점 환해진다. 설악산 입구에 다다를 무렵 길가에 삼층석탑이 서 있다. 통일신라를 대표하는 보물 제433호 향성사지 삼층석탑이다. 신라 자장 율사가 창건한 향성사(香城寺)가 지금의 신흥사이다. 창건 무렵 이곳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698년(효소왕7) 화재로 가람이 전소한 후 현재의 내원암 자리에 신정사를 세웠고 이후 1644년 에 지금의 자리에 신인(神人)이 길지를 점지해 주었다고 한다. 사찰이 흥(興)하게 되었다는 의미의 신흥사가 중창됐다.
    신흥사 전경

    설악산 공원 입구에 위치한 향성사지 석탑. 향성사는 신흥사의 옛이름

    설악산 공원에서 신흥사 일주문을 지나면 1987년부터 10년에 걸쳐 조성된 14.6m 높이의 청동통일대불이 아름다운 설악산을 바라 보며 자리하고 있다.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바라면서 조성된 통일대불 뒷편엔 내원법당이 있다. 통일대불 안쪽에 위치한 이 법당에는 일체 중생을 보살피는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이 모셔져 있다. 통일대불을 지나 신흥사 본전으로 향한다. 세심교를 지나면 돌담사이로 경내를 잇는 사천왕문이 보인다. 사천왕문을 지나면 거대한 누각이 나타난다. 법고와 목어가 보존돼 있고 특히 네 벽에 시판(詩板)과 추사의 친필이 있어 유명한 보제루다. 보제루를 지나 계단에 오르면 신흥사의 본전 극락보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서방정토 극락세계에서 중생을 교화하는 아미타불이 주불로 모셔져 있는 극락보전은 1647년(인조25) 건립돼 대웅전이라 이름 붙였다 후에 극락보전으로 바뀌었다. 1977년 일부 보수했지만 조선 후기 건축양식을 온전히 보존하고 있다.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봉안돼 있다. 극락보전을 참배하고 나오니 따사로운 가을 햇살에 눈이 부시다. 차가운 바람이 잠시 멈췄다. 가을 단풍이 불타는 설악산엔 관세음보살의 따사로운 자비햇살이 환희롭게 빛나고 있다.

    불교신문 Vol 2668         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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