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관음성지를 찾아서

23 경주 불국사

浮萍草 2013. 9. 23. 00:00
    신라 장인이 빚어낸 불국토를 가다
      
    ▲ (左) 관음전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학생들의 모습   ▲ (中)대웅전과 극락전, 무설전을 에워싸고
    있는 회랑    ▲ (右) 정성스레 돌탑을 쌓는 아이들
    대웅전 앞마당에 서 있는 석가탑과 다보탑의
    웅장한 모습
    ‘경주’라 하면 단연 불국사다. 연간 가장 많은 참배객들이 찾아가는 불국사. 수학여행의 추억이 깃들어 있고 신혼여행지로도 손색없다. 신라 천년수도 경주에 자리 잡고 있는 조계종 제11교구본사로서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 바로 불국사다. <삼국유사> 권5 ‘대성효 2세부모(大城孝二世父母)’조에는 경덕왕 10년 김 대성이 전생의 부모를 위해 석굴암을,현생의 부모를 기리며 불국사를 창건 했다고 전한다. 그러나 김대성이 이 불사를 미처 완공하지 못하고 죽자 국가 차원에서 30여 년만에 원만히 불사를 회향했다고 알려져 있다. 불국사는 부처님의 화엄장엄세계인 불국토를 현세의 사바세계에 화현시킨 열정적인 신앙의 완성체이다. 석가탑과 다보탑을 비롯한 수많은 국보와 보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한국의 미와 완성도 높은 훌륭한 불교예술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평일에도 불국사 곳곳에는 많은 참배객들로 붐볐다. 특히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이곳저곳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저들끼리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오래전 학창시절이 절로 떠오른다. 부지런히 문화재 안내판을 들여다보면서 열심히 기록하는 ‘모범생’도 적지 않다. 일주문을 지나 오솔길을 걷다 보면 불국사를 상징하는 국보 23호 청운교와 백운교를 처음으로 만난다. 대웅전과 극락전에 오르는 길은 동쪽의 청운교와 백운교, 서쪽의 연화교와 칠보교가 있다. 다리 아래 사바세계에서 다리 위로의 부처님의 세계를 이어주는 의미를 갖는다. 사시사철 아름다운 모습을 지닌 이들 다리는 예전에 연못 위에 조성돼 있었다. 연못 수면에 반사된 아름다운 다리의 모습을 상상하며 대웅전으로 향한다. 불국사에서는 다른 사찰에서는 보기 어려운 독특한 구조물이 있다. 회랑이다. 회랑은 불국사 중심인 대웅전과 극락전, 무설전을 에워싸고 있다. 궂은 날씨에도 경내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고 귀중한 성보들을 보위하는 느낌이다. 회랑을 따라 대웅전 앞쪽으로 이동하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대웅전 앞마당에 서로 마주 보며 서 있는 석가탑과 다보탑의 웅장한 모습으로 참배객을 반긴다. 교과서와 관광안내책에서 흔하게 봤던 두 탑이지만 눈앞에서는 그 거대한 장관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국보 20호 다보탑과 국보 21호 석가탑은 같은 높이(10.4m)다. 두 탑은 ‘과거의 부처’인 다보불(多寶佛)이 ‘현재의 부처’인 석가여래가 설법할 때 옆에서 옳다고 증명한다는 <법화경>의 내용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도록 탑으로 구현한 모습이다. 대웅전에 참배를 하고 불국사서 가장 높은 전각인 관음전으로 향한다. 황금돼지가 숨겨져 있는 무설전 뒤쪽 가파른 계단을 오르니 불국사의 웅장한 전각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계신 관음전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은 자애로운 표정으로 참배객들을 굽어보고 있다. 관세음보살 미소가 무엇을 말하는지 어린 학생들은 알쏭달쏭한 표정을 지으면서 천진한 몸짓으로 합장을 올린다.
    불교신문 Vol 2662         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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