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관음성지를 찾아서

19 합천 해인사

浮萍草 2013. 9. 11. 07:00
    고고한 수행가풍 천년세월 면면히… 
    홍류동 계곡마다 “관세음보살…” 
    법보종찰 해인사 대적광전. 김영환 장군 추모법회를 앞두고 준비가 한창이다
    가야산 입구에 서 있는 해인성지 표석
    비가 지나갔다. 가야산을 관통한 물줄기가 홍류동 계곡으로 세차게 흘려 내렸다. ‘첩첩산을 호령하며 미친듯이 쏟아지는 물소리에(狂噴疊石吼重巒) 사람의 소리는 지척 사이에도 분간하기 어렵네(人語難分咫尺間)…’ 고운 최치원(857~?)이 시를 짓고 후학을 가르치며 여생을 보냈다는 홍류동 계곡길 농산정 옆 우암 송시열(1607~1689)이 쓴 시다. 이 시를 짓던 당시 우암도 지금처럼 큰비가 다녀간 후 홍류동 계곡을 찾았으리라. 홍류동 계곡 10리길을 따라 올라가면 해인총림 해인사가 자리잡고 있다. <화엄경>에 나오는 해인삼매(海印三昧)는 마음이 맑고 투명해서 있는 그대로의 세계가 그대로 비치는 세계를 말한다. 계곡의 맑은 물소리와 소나무의 청량한 향기는 해인삼매의 경지까지는 아니더라도 찾는 이들의 마음을 맑게 깨끗하게 씻겨준다. 삼보종찰 중 하나인 해인사는 ‘법보종찰(法寶宗刹)’로 불린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긴 팔만대장경이 이 곳 해인사에 보관되어 있다. 팔만대장경으로 통칭되는 고려대장경은 세계기록유산에,고려대장경이 보관된 장경 판전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법보종찰의 위상을 세계만방에 떨치고 있다. 해인사는 사시사철 500여 명의 스님들이 정진하는 종합수행도량이다. 해인사에는 현재 20여 곳이 넘는 산내암자와 남서부 경남 일원의 130여 곳에 말사를 두고 있다. 또한 해인사 일원은 사적 및 명승 제5호 지방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일주문을 지나 노거수들이 수문장처럼 버티고 있는 길을 따라 오르면 천황문 역할을 하는 봉황문이 나온다. 봉황문을 지나 계단을 올라서면 구화루가 정면에 나오고 그 옆 계단을 다시 오르면 대적광전이 한눈에 들어온다. 대적광전에 김영환 장군의 문화훈장추서 및 호국추모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 (左)해인사 홍류동 계곡    ▲ (中) 대적광전 뒤 장경각으로 오르는 계단길   ▲ (右)대적광전에 봉안돼 있는 관세음보살

    김영환 장군은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비행단 참모장으로 편대를 이끌고 가야산에 은신해 있던 인민군 1개 대대를 섬멸하기 위해 나섰다가 이들의 주둔지인 해인사를 폭격하라는 미군의 명령을 거부,가야산 능선에 폭탄을 투하하고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을 보존한 인물이다. 대적광전 아래마당에 비로탑과 석등이 서 있고 양 옆으로 궁현당과 관음전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 전각은 승가대학 스님들이 정진하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대적광전에는 주불인 비로자나부처님이 문수,보현보살이 협시불로 모셔져 있다. 비로자나부처님 바로 옆에 관세음보살님도 모셔져 있다. 대적광전 바로 뒤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대장경을 봉안한 세계문화유산인 장경각이 있다. 장경각은 대장경을 보관하는 데 절대적인 요건인 적정습도와 자연통풍이 조절되도록 상당히 과학적으로 지어졌다고 알려졌다. 장경각에 오르면 가야산에 거대하게 자리잡고 있는 해인사가 한 눈에 들어온다. 고고한 수행가풍이 천년세월 면면히 이어져온 청정수행도량인 해인사. 땅의 기운이 해동제일이며 깨달음의 산이란 뜻을 가진 가야산 700m고지에 위치한 해인사는 언제 가도 한국불교 상징도량이자 우리 나라 대표적인 불교성지로 손색이 없다.
    불교신문 Vol 2650         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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