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관음성지를 찾아서

17 대구 동화사

浮萍草 2013. 8. 28. 07:00
    옛 신라인의 불국토 팔공산엔
    1700년 불교사 아우르는 성보 즐비
      
    ▲ (左) 통일기원대전에서 바라보이는 통일대불. 대불 뒤로 팔공산이 병풍처럼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 (中) 일주문부터 대웅전
    까지 시원한 계곡을 감상하며 오를 수 있다.   ▲ (右)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불자들이 대웅전 안에서 기도를 하고 있다
    동화사 대웅전
    공산은 수려한 산세로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영남 지방 최고 영산(靈山)으로 불리는 이유다. 신라시대 토함산,계룡산,지리산,태백산과 함께 오악(五岳)의 하나로 성스러운 장소다. 불국토를 꿈꾸던 신라인에게 추앙받던 팔공산엔 불교문화유산들이 즐비하다. 팔공산 남쪽 기슭에 자리한 동화사가 대표적이다. 493년 극달화상이 유가사를 창건,832년 현덕왕의 아들인 심지왕사가 진표 스님이 미륵보살로부터 받은 미륵보살의 손가락뼈를 모시고 중창했다고 전 해진다. 중창 당시 추운 겨울에 오동나무가 상서롭게 꽃을 피었다고 한다. 이후 동화사(桐華寺)로 불렸다. 지난 7월22일 동화사 일주문을 지나 대웅전으로 향했다. 볕이 상당히 뜨거웠다.
    보통은 동화사 왼편 비로암 쪽으로 절로 향했는데 마애부처님을 친견하기 위해 아래쪽 입구에서 도량으로 향했다. 일주문 바로 아래에 있는 보물 243호 동화사 입구 마애불좌상은 미소를 띠며 참배객을 맞이한다. 그 미소에 더위가 한풀 꺾인다. 일주문을 지나면 시원한 청정계곡이 나온다. 계곡마다 더위를 피해 찾아온 사람들이 보인다. 일주문에서 통일대전까지는 10여분 거리인데 만만치 않다. 땅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열기를 피해 걷는데도 힘에 부쳐 발걸음이 더뎌진다. 계곡 옆에 가만히 서 있으니 더위가 조금씩 사라진다. 헉헉대던 숨소리를 고르게 하고 마음을 차분하게 내려놓으니 계곡 물소리가 훨씬 더 크고 차게 다가온다. 1992년 남북통일을 서원하며 낙성된 통일대불과 통일대전이 일주문과 대웅전 사이에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높이 30m 화강암으로 조성된 거대한 통일대불이 팔공산을 배경으로 서 있다. 통일대전 안에 들어서면 유리문을 통해 통일대불을 친견할 수 있다. 통일대불을 지나 계곡을 옆에 끼고 오르니 당간지주와 부도전이 모습을 보인다. 보물 254호로 지정된 동화사 당간지주는 두 개의 화강암 석주만이 원위치로 추정되는 곳에 동서로 마주보며 서 있다. 부도전에는 10기의 부도가 남아 있다. 대체로 17세기 말에서 18세기 초에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도전 옆으로 1900년 경허스님이 개원하고 수많은 납자들이 수행정진한 금당선원으로 향하는 길이 나온다. 금당선원은 심지스님이 미륵보살이 진표율사에게 전했다는 팔간자(八簡子)를 팔공산에서 던져 팔간자가 떨어진 곳에 절을 지은 자리에 세워졌다고 한다. 행여 하안거 용맹정진하는 스님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까 조용히 둘러보고 돌아섰다. 사천왕문인 옹호문을 지나 봉서루에 오르니 문창살이 유난히 아름다운 동화사 대웅전이 나온다. 조용하기만 하던 경내지만 대웅전에 들어서는 순간 깜짝 놀랐다. 수많은 기도객들이 법당에서 소리 없이 기도를 하고 있다. 절을 하는 보살님의 좌복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더운 기운이 법당에 가득 찼지만, 이상하게도 덥지 않았다. 기도하는 마음에 더위와 추위가 있으랴….
    불교신문 Vol 2646         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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