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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끝 ‘여덟번째 감정’ 영축총림 통도사

浮萍草 2014. 1. 2. 07:00
    불보사찰에서 마음을 찾다 
    자장율사가 모셔온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통도사 금강계단.
    통도사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두사람.
    지혜 감독이 연출한 영화‘여덟 번의 감정’은 서울 유명 갤러리 큐레이터인 종훈(김영호)을 통해 남자들의 사랑에 대한 감정이 생성,변화,소멸되어 가는 과정을 탐구한 영화이다. 종훈은 부산에 유명화가(명계남)의 전시를 준비하기 위해 부산을 찾는다. 그리고 전에 알고 지냈던 은주(윤주희)에게 연락하게 되고 간호복을 입고 친절하게 그를 반겨주는 은주에게 반하게 된다. 서울로 돌아온 종훈은 여자친구인 선영(황인영)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은주 와의 데이트를 즐긴다. 그 둘이 처음 부산 외곽으로 데이트를 위해 찾은 곳이 바로 양산 통도사이다. 작년에 엄마랑 왔던 은주는 통도사를 안내한다. 그 둘은 통도사 삼성반월교를 건너 일주문으로 들어선다. 1937년 경봉스님이 조성한 홍예교 형식의 삼성반월교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홍예교는 돌을 양쪽 끝에서부터 놓아서 이어 만들어 가는 다리로 반원을 그리며 만들어 가다 마지막 한 가운데 돌을 끼우는 방법으로 조성된 다리를 말한다.
    종훈과 은주가 삼성반월교를 건너고 있다.
    통도사로 들어서는 송림길.
    다리의 반원 모습을 반쪽 모양의 달인 반월로 보고 반월이 세 개로 구성된 이 다리를 삼성반월교(三星半月橋)라 이름 지었다. 삼성반월은 세개의 별과 하나의 반월이며 바로 마음 심(心)을 형상화한 것 이다. 삼성반월교는 폭이 좁고 난간도 없다. 딴 생각을 하다가는 자칫 추락할 수 있다. 한가지 마음으로 건너서 부처님 계신 세계로 들어오라는 뜻이다. ㆍ계속 변하는 스스로의 마음 마음대로 사는 인생 이제 내 마음을 다스려보자
    영화 속의 종훈과 은주도 아마 다른 한가지 마음(?)으로 이 다리를 건넌 듯 하다. 둘은 다리를 건넌 후 일주문을 지나 경내를 둘러본다. 그리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 둘의 관계는 빠르게 진척된다. 둘이 찾은 영축총림 통도사는 국내 삼보 사찰 중 하나로 신라 자장율사가 창건했다. 당나라에 가 수도를 하던 자장율사는 부처님의 숭고한 가르침을 세상에 널리 전파하고자 부처님의 가사와 사리를 받들고 고국으로 돌아왔다. 사리를 모실 절을 창건하기로 결심한 스님은 문수보살에게 절을 세우기에 적당한 곳을 물었다. “동국에 부처님을 모시도록 하라”는 답을 얻었다. 동국이 신라를 가리키는 것은 분명하나 신라의 어느 곳이 좋을지 알 수 없었다. 고심 끝에 스님은 나무로 오리를 만들어 동쪽으로 날려 보냈다. 얼마 후 돌아온 오리의 입에는 한 송이 칡꽃이 물려져 있었다. 자장율사는 칡꽃이 피어있는 곳에 절을 세우라는 것이 부처님의 뜻임을 깨닫고 흰 눈이 쌓여 있는 한 겨울에 칡꽃을 찾아 나섰다.
    마침내 영축산 아래 연못에 칡꽃이 피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자리에 통도사를 세웠고 1000년 넘게 법등을 이어 오고 있다. 자장율사가 모셔온 사리는 금강계단에 모셔져 있는데 계단(戒壇)이란 계(戒)를 수여하는 의식이 행해지는 장소로 석가모니 당시 누지보살(樓至菩薩)이 비구들의 수계의식을 집행할 것을 청하자 석가모니가 허락하여 기원정사의 동남쪽에 단(壇)을 세우게 한 데서 비롯되었다. 통도사 금강계단에서 계를 받는 것은 곧 부처님으로부터 직접 계를 받는 것과 동일한 의미를 갖고 있다. 종훈은 은주와 결혼까지 하게 되지만 결혼을 결심하면서부터 그의 시선은 다른 곳으로 간다. 전 여자친구나 우연히 만난 화가 등에 관심을 보이면서 은주와는 이별하고 다시 방황하던 처음으로 돌아간다. 본능적으로 살아가는 종훈이 언젠가 마음을 닦아 통도사 삼성반월교의 의미처럼 삶의 길을 걸어갈 수 있을까. 연재를 마칩니다.
    불교신문 Vol 2787         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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