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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짝패’ 청주 관음사

浮萍草 2013. 12. 26. 07:00
    청주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관음신앙 근본도량 
    우암산 관음사 천불보전에 서면 청주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석환(류승완)과 필호(이범수)가 관음사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2006년 개봉된 영화 ‘짝패’는 액션영화다. 류승완 감독의‘부당거래’ ‘주먹이 운다’와 함께 류 감독의 취향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친구들 사이의 엇갈린 우정을 그린 이 영화는 배신,의리 등 다양한 주제를 버무리면서 남자들의 절박함과 비장함을 표현하고 있다. 류 감독과 무술감독으로 유명한 정두홍이 직접 주연을 맡아 그들이 추구 하던 높은 경지의 액션 미학을 보여준다. 2005년 온성. 영화에만 있는 가상도시다. 서울에서 형사생활을 하던 주인공 태수는 어린 시절 죽마고우 왕재의 부음을 듣고 10여 년 만에 고향을 찾는다. 태수는 옛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유년시절을 함께 한 친구들 필호와 석환, 동환과 재회한다. 왕재의 위패가 모셔진 장례식장이 바로 청주 관음사다. 관음사에 모인 이들은 갑작스런 친구의 죽음에 안타까워하면서도‘어둠의 세계’ 에서 희생된 듯한 왕재의 죽음에 의혹을 품기 시작하면서 영화가 전개된다.
    왕재의 갑작스런 죽음에 의문을 품은 태수는 서울행을 잠시 보류하고 며칠 더 고향에 남기로 한다. 그리고 왕재의 동생 석환과 함께 범인을 추적해 간다. 엄청난 조직과의 혈투가 이어진다. 영화는 이처럼 친구의 죽음에 가려진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에 깃든 남자들간의 진한 우정과 의리가 녹아 있다. ㆍ심플한 스토리 통쾌한 액션 남자들의 비장함과 절박함 담겨 강한 것 오래남는 것 무엇이 행복일까
    관음사 극락보전.
    극락보전으로 향하는 계단. 대학생들이 관음사를
    찾았다
    음사(주지 함현스님)는 청주 동쪽에 자리한 우암산에 자리하고 있다. 우암산은 침엽수림과 낙엽수림이 섞인 숲이 우거지고, 약수터와 순환도로 ㆍ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시민들의 휴식처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우암산에 사찰들이 많았으며 지금도 관음사 용암사 등 크고 작은 사찰들이 모여 있다. 정상 부근에 삼국시대 것으로 보이는 와우산성(臥牛山城)이 있다. 와우산성은 <동국여지승람>에는 둘레가 1587km로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내성 2km,외성 1800km로 총 3800km에 이른다. 또 우암산에는 3.1운동 당시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 중 충청 북도 출신 6명의 동상을 모신 삼일공원이 있다. 관음사는 고려 때 창건된 계향사의 옛 절터에 1948년경 인봉스님이 관음사 라 이름 짓고 임시로 도량을 조성했고 1983년 현재 관음사 회주인 이두 스님이 주지로 부임하면서 중창불사를 거듭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이후 관음사는 청주지역의 중심사찰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4일 관음사를 찾았다. 지난 밤 내린 눈이 우암산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가파른 경사에 세워진 만큼 순환도로에서는 절이 잘 보이지 않는다. 사찰 입구를 올라서면 높게 솟은 3층 천불보전이 눈에 들어온다. 천불보전이 있는 1층에서 다시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석탑과 함께 극락 보전이 나온다. 극락보전이 있는 마당이 바로 천불보전 3층과 같은 높이에 자리하고 있다. 깔끔하게 빗질된 극락보전 앞마당길을 따라 극락보전에 들어선다. 극락보전은 중생들의 왕생극락을 인도하는 아미타 부처님과 그 협시보살 들을 모신 법당으로 미타전,아미타전,무량수전,수광전이라고도 한다. 참배 후 천불보전 3층에 올라서니 청주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영화 ‘짝패’는 개발지역으로 지정된 온성이라는 가상도시를 배경으로 하지만 실제 촬영은 대부분 청주에서 이뤄졌다. 관음사 천불보전에서 내려다보이는 청주시는 평온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치열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강한 놈이 오래 남는 게 아니라 오래 남는 놈이 강하더라.” 영화 속 친구를 배신한 필호의 명대사다. 과연 강한 놈이 행복할까, 오래 남는 놈이 행복할까. 영화 ‘짝패’를 보고 관음사를 참배하는 내내 머릿속에 맴돈 화두다.
    불교신문 Vol 2784         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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