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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활’ 선운산 도솔암 2013-12-12

浮萍草 2013. 12. 12. 07:00
    미륵불 상주하는 신비로운 도솔천 내원
     
    ▲ (좌) 선운산의 원래 이름은 도솔산(兜率山)이다. 도솔산은 도솔천에서 유래됐으며 도솔천(兜率天)은 내원(內院)ㆍ외원(外院)이
    있고, 외원은 일반 천중(天衆)의 머무는 곳이고 내원은 미륵보살의 정토(淨土)를 말한다. 석가모니 부처님도 도솔천 내원에 머물었
    다고 한다. 사진 가운데 암벽 위에 있는 전각이 도솔암 내원궁이다.▲ (우) 도솔암 나한전 앞에 아직 단풍이 남아 있다
    영화 속 남이가 활을 겨누고 있는 모습
    장의 아들인 남이(박해일) 아버지가 역적으로 몰리자 여동생 자인(문채원) 과 탈출해서 아버지 친구인 김무선(이경영)의 도움으로 살아간다. 아버지는 동생을 지키라며 활을 남겨준다. 남이는 성장하면서 솜씨 있는 궁사가 된다. 김무선의 아들과 자인의 결혼식 날, 병자호란이 일어난다. 자인이 청나라 군에게 납치된다. 남이는 청나라 명궁 쥬신타의 부하들을 하나 둘씩 쓰러트리며 누이를 되찾는 추격전을 펼친다. 최종병기 활은 단순 스토리에 긴박함이 계속 이어지는 속도감 있는 액션영화다. 영화 후반 주인공 남이와 청나라 장수 쥬신타의 긴박한 추격전을 벌였던 곳은 고창 선운산이다. “선운산 산세가 참 신비스럽거든요.” 일전에 인터뷰 했던 김한민 감독은 선운산에서 촬영한 이유를 설명했다.
    선운산 도솔암(주지 종고스님)을 찾았다. 강원 지역에 폭설이 내린다는 뉴스를 들으며 고창으로 향했다. 선운산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짓궂은 날씨 탓인지 참배객과 등산객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선운사를 지나 2km 남짓 호젓한 숲길을 빗소리를 들으며 걷는다. ㆍ선운산 절경 배경으로 펼쳐지는 숨막히는 추격전 올 최고 흥행작 ‘활’ 촬영지
     
    ▲ (좌) 천마봉에서 내려오다 바라본 도솔암 마애불(보물 제1200호).▲ (우)도솔천 내원궁에 모셔져 있는 도솔암 지장보살좌상(보물
    제280호).

    가파르지도 비좁지도 않은 참 걷기 좋은 길이다. 나뭇잎은 이미 다 떨어져 있다. 도솔암으로 향하는 길,모든 것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도솔암 입구에서 좌측에 높게 솟아 있는 말 형상을 띤 ‘천마봉’이라는 거대한 바위에 오르면 왜 이곳이 기도처로 유명한지 알수있다. 천마봉으로 오르는 가파른 언덕길은 400m 거리로 약간 힘겹긴 하지만 짧은 발품으로 큰 호사를 얻을 수 있다. 선운산은 화산작용으로 형성된 암석들이 거대한 수직암벽을 이루고 있다. 연꽃 같이 솟은 수직 바위 군 가운데에 도솔암 도솔천 내원궁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그 수직 바위에 보물 제1200호 도솔암 마애불이 새겨져 있다. 비가 오는 탓에 안개가 선운산을 부분 부분 덮고 있다. 신비로운 모습이 더욱 신비롭게 보인다. 어디선가 신선이 등장할 듯하다. 신라 진흥왕이 왕위를 만년에 왕위를 버리고 이곳 선운산을 찾았다고 한다. 진흥왕이 선운산의 한 굴에서 머물고 있었는데 어느 날 밤 바위가 쪼개지며 그 속에서 미륵삼존불이 출현하는 꿈을 꾸고 이에 감응 하여 중애사.선운사.도솔사 등 여러 사암을 창건했다고 사적기에 전해온다. 천마봉에서 내려오는 계단길에서 도솔암 서편의 거대한 암벽에 새겨진 마애불좌상(磨崖佛坐像)이 눈 높이에서 보인다. 15m인 마애불을 아래에서 올려 볼때와는 사뭇 느낌이 다르다. 고려 초기에 조성된 이 마애불을 사람들은 '미륵불'이라 부르고 있다. 특히 마애불 가슴에는 사각형의 홈이 메워져 있는데 사리나 경전과 같은 불구를 넣었던 감실로 보이는 이 곳에는 검단선사가 신기한 비결(秘訣)을 숨겨놓았다는 전설이 전해 왔다. 1892년 8월 동학농민전쟁 무렵에는 동학조직의 주도세력들이 현세를 구원해줄 미륵의 출현을 내세워 민심을 모으기 위해 이 비기를 꺼내갔다. 천마봉에서 내려와 마애불에게 인사를 올린다. 비가 와 참배객이 없는 탓에 왠지 나만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영화 ‘활’은 활시위를 당길 때 활이 뒤틀리는 소리와 흔들리는 화살,목표물을 노리는 눈빛이 만들어내는 긴장과 서스펜스, 순식간에 날아가는 화살의 스피드 등을 담은 사극액션영화로 올해 745만 관객을 동원,올해 한국영화 흥행1위를 기록하고 청룡상, 대종상 등 각종 영화제를 휩쓸었다. 최종병기 활의 김한민 감독은 이 곳에서 촬영하면서 제작진들과 함께 도솔암 마애불에게 108배를 했다고 한다. 열심히 마애불을 바라보고 절을 한다.
    불교신문 Vol 2776         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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