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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상주 남장사 극락보전 벽화

浮萍草 2013. 11. 10. 07:00
    다양한 그림들 벽에 ‘가득’
    상주 남장사 극락보전에 그려져 있는 이백기경도.
    라시대 832년(흥덕왕 7) 진감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천년고찰 상주 남장사. 지금은 상주 지역에서 가장 큰 명찰(名刹)이다. 하동 쌍계사 마당에 있는 진감선사비문에“당나라에서 돌아온 (진감)국사가 상주 노악산 장백사(지금의 남장사)에서 선(禪)을 가르치니 배우려는 이가 구름처럼 모였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경상북도 팔경(八景) 가운데 하나이자 바라춤, 승무의 근원인 ‘범패’의 최초 전승지도 바로 이곳이기 때문에 불교사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도량이다. 이백 고래 타고 바다 건너는 ‘이백기경도’ 중국고사 그린 하우도강도 등 소재도 이채
    이와 더불어 극락보전 내부에 그려져 있는 벽화들도 남장사의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당나라 시인 이백(701~762)이 고래를 타고 바다를 건너가는 모습을 그린‘이백기경도’를 비롯해 물난리를 평정하기 위해 떠나는 하우의 모습을 그린‘하우도강도’<별주부전>에서 자라가 토끼를 유혹하여 용궁으로 데려가는 장면,이외에도 6명의 여인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춤을 추는 가릉빈가상,3명의 무사가 검을 휘두르는 무서운 모습의 금강역사상 등 다양한 그림들이 벽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 사찰에서는 드물게 이백을 그린‘이백기경도’가 단연 눈에 띈다. 극락보전 왼쪽 내벽, 천장과 맞닿은 포벽에 그려진 이 벽화는 ‘이백기경상천(李白騎鯨上天)’이란 글씨가 있다. 수묵담채화 형식을 띠고 있다. 술과 달을 너무 좋아하여 강에 뜬 달을 잡으려하다가 빠져 죽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는 이백은 벽화에서 기마자세로 고래의 등 위에 서서 약간 찡그린 표정으로 목적지를 응시하고 있다. 남루한 행색에 초췌한 얼굴이다. 발밑엔 그의 분신과도 같은 술병이 놓였다. 고래는 고래라기보다는 잉어에 가깝고, 필치 역시 해학적으로 표현됐다. 벽화의 조성연대와 화가는 알 수 없다. 또한 극락보전 외벽에 그려져 있는 중국 고사와 관련된 벽화 ‘하우도강도’도 눈여겨 볼만하다. 이 벽화는 하나라 우왕 일행이 물난리를 평정하기 위해 강을 건너는 모습을 표현했다. 우왕은 중국 하나라를 개국한 전설 속의 임금이다. 순(舜) 임금에게서 양위받기 전부터 그는 치수의 대가였다. 강바닥에 쌓인 흙을 제거하는 공사를 직접 감독하면서 13년 만에 황하의 홍수를 다스렸다. 치수는 정치의 기본이었고 백성의 안락을 향한 그의 저돌성과 성실성은 두고두고 모범으로 회자됐다.
    불교신문 Vol 2576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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