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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영광 불갑사 대웅전 벽화

浮萍草 2013. 10. 20. 07:00
    다양한 종류 ‘눈길’
    영광 불갑사 대웅전 외벽 상에 그려져 있는 나한도
    제 침류왕원년(384년) 인도스님인 마라난타존자가 백제 땅에 도착해 불교를 전파하고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천년고찰 영광 불갑사. 고려때 고승 각진국사가 머물면서부터 크게 번창했던 불갑사는 정유재란 때 소실된 것을 1680년에 중건한 뒤 여러 차례의 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대웅전 판목에 수묵으로 나한도 그려 졸고 있는 까치 그림엔 설화도 전해져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 도량에는 수많은 성보가 봉안돼 있지만 이 가운데 조선중기 건축양식을 잘 간직하고 있는 대웅전이 단연 돋보인다. 1985년 보물 제830호로 지정된 불갑사 대웅전은 앞면 3칸,옆면 3칸의 겹 처마 팔작지붕의 형태를 지닌 다포계 건축물로 시대적 특성을 잘 나타내는 부재(副材)들이 잘 보존돼 있어 건축사 연구에 귀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대웅전 문살은 삼분합 소슬 빗살문으로 연꽃,국화꽃,보리수나무 무늬를 섬세하게 조각해 우리 조상들의 예술성이 표현된 건축 물이다. 이와 더불어 대웅전에는 안팎에는 나한을 그린 나한도를 비롯해 까치와 학 등을 표현한 다양한 벽화가 그려져 있어 참배객들의 눈 길을 사로잡는다. 천연기념물 112호 참식나무를 병풍삼아 자리 잡은 대웅전 내부 벽화는 여느 사찰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까치가 졸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숙작(宿鵲)의 모습을 띤 벽화는 불교미술이 갖고 있는 다채로움을 더해준다. 원래 부처님을 모신 좌우 벽면에 매화도가 그려져 있고 그 안에 졸고 있는 까치 모습이 표현돼 있었는데 현재는 훼손이 심해 까치의 모습을 거의 볼 수 없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벽화와 관련된 설화는 아직까지 전해져 오고 있다. 설화에 따르면 어느 화사(畵師)가 대웅전에 벽화를 그리면서 절대 안을 들여다보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주위에서는 그림 그리는 모습이 너무 궁금한 나머지 화사의 경고가 있었음에도 안을 들여다보고 말았다. 그러자 벽화를 그리던 화사는 그만 피를 흘리며 죽었고, 그 피가 까치가 되어 날아갔다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대웅전 불좌상과 연꽃,상벽의 판목에는 수묵으로 나한을 그려 도량을 장엄했다. 비교적 간략하지만 기량이 돋보이는 필치로 평가된다. 17세기 말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벽화는 당시 일반화단의 보편적 경향이었던 중국화보류의 수용에 영향을 받아 조성됐다. 이러한 경향은 여천 흥국사 16나한도로 이어졌다. 이밖에도 건물 안쪽의 모서리 공포부분을 용머리로 장식하고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천장을 꾸며 벽화를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 참고자료 = 관조스님 사진집<사찰벽화>(미술문화)
    불교신문 Vol 2570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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