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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경주 불국사 극락전 벽화

浮萍草 2013. 11. 3. 07:00
    현판 뒤 돼지 조각 ‘눈길’
    경주 불국사 극락전 금동아미타여래좌상과 뒷편에
    그려져 있는 벽화.
    라 경덕왕 10년(751)에 당시 재상이었던 김대성이 짓기 시작해 신라 혜공왕 10년(774)에 완성한 천년고찰 경주 불국사. 조선 선조 26년(1593) 왜구 침입으로 대부분의 건물이 불타버리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후 극락전,자하문,범영루 등 일부 전각만이 그 명맥을 이어오다 1969년 부터 1973년에 걸친 대대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현재의 위엄을 갖추게 됐다. 아미타불 좌우에 관세음·대세지보살그려 비천상-선녀도는 섬세 · 균형미가 돋보여
    특히 불국사는 석가탑과 다보탑을 비롯해 비로전 금동비로자나불좌상, 극락전 금동아미타여래좌상,청운교,백운교 등 찬란했던 신라시대 불교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수많은 성보들을 간직하고 있는 도량으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1995년 12월 경주 석굴암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됐다.
    이 가운데 국보 제27호 금동아미타여래좌상이 모셔져 있는 불국사 극락전 안팎에는 경내 다른 전각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수준 높은 벽화가 그려져 있어 눈여겨 볼만하다. 그리고 극락전 현판 뒤에 있는 목조돼지조각이 내방객들의 발길을 사로 잡는 곳이 극락전이기도 하다. 불국사 극락전에는 좌우에 협시보살을 두지 않고 주불(主佛)인 아미타부처님만 모시고 있다. 먼저 극락전에 들어서면 중앙에 모셔져 있는 금동아미타여래좌상 뒤편의 아미타삼존도가 눈에 띈다. 아미타부처님 좌우에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을 모시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곳에는 중앙에 아미타부처님을 모시고 좌우에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을 그린 아미타삼존도를 그렸다. 이와 더불어 극락전 우측에는 반야용선도가 그려져 있다. 반야용선은 사바세계에서 피안의 극락정토로 건너갈 때 타고 가는 배를 말한다. 또 용은 극락으로 향해가는 뱃머리를 상징하고 반야(般若)는 진리를 깨달은 지혜를 의미한다. 용으로 극락세계로 가는 배를 삼은 반야용선에는 인로왕보살이 배의 앞머리에 서서 극락으로 길을 인도한다. 법당 건물에 용머리와 용꼬리를 조각해 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벽화는 나루에 아미타 삼존불이 마중 나온 모습과 하늘에서 비천(飛天)이 음악을 연주하는 모습이 잘 표현되어 있다. 또 극락전 천정 아래에 그려져 있는 선녀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벽화다. 섬세함과 균형미가 돋보이는 이 벽화는 조선시대를 대표할 만한 ‘비천상-선녀도’다. 하지만 현재 박락 등 훼손이 심하고 보존상태가 좋지 않아 과거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불교신문 Vol 2574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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