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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혜능의 오도송(1)

浮萍草 2013. 4. 7. 07:00
    불성은 항상 청정한 것인데
    내 마음 어디에 번뇌가 있으리
    '불성상청정'을 ‘본래무일물’로 개작 菩提本無樹(보리본무수) 明鏡亦無臺(명경역무대) 佛性常淸淨(불성상청정) 何處有塵埃(하처유진애)
    깨달음은 본래 형상이 있는 보리수나무와 같은 것이 아니며 밝은 마음(거울) 또한 경대(鏡臺)와 같은 실제 모양이 없네. 본래마음인 불성은 항상 청정한데 어디에 티끌(번뇌)이 있으리오. <돈황본 육조법보단경>
    <해설> 달음은 형상이 있는 사물이 아니다. 따라서 깨달음을 보리수나무에 비유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마음 역시 실체가 없으므로 경대에 비유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깨달음도 마음도 형상이 없는 무상(無相)이다. 공(空)이다. 우리의 본래마음인 불성(자성,본래심,진여심,여래장심)은 항상 공적(空寂)하고 청정하여 번뇌의 티끌이 낄 수가 없다. 번뇌는 본래 그 실체가 없다. 홀연히 텅 빈 하늘에 먹구름처럼 나타났다가 바람이 불면 곧장 사라지는 허망한 것이다. 그래서 내 마음에 나그네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객진번뇌(客塵煩惱)라 하고 본래 없는 본무번뇌(本無煩惱)라고 한다.
    혜능대사의 오도송은 불성이 본래가 청정하고,더구나 무명번뇌는 실체가 없는 환상 (幻相)과 같은 공(空)한 것이므로,우리의 본래마음은 티끌번뇌에 오염되지 않는다는 마음의 본래자리를 읊은 것이다. 신수대사의 시처럼 시시때때로 닦고 털고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우리 마음자리인 불성이 본래 청정하고 닦을 것이 없이 부처의 지혜와 덕성(德性)을 모두 갖춘 본래가 부처(本來佛)임을 단번에 깨닫는 것을 돈오(頓悟)라고 주장한다. 이것이 혜능선(禪)의 핵심이다. 한자풀이 菩提(보리): 깨달음. 本(본): 본래, 뿌리, 근본. 無(무): 없다, …하지 말라(금지하는 말). 無樹(무수): 나무가 없다. 이 시에서 직역하면 보리수나무가 없다는 뜻인데 의역하면 나무와 같은 형상이 있는 것이 아니다고 해석해야 의미가 통한다. 明鏡(명경):밝은 거울,맑은 마음을 상징.亦(역): 또,또한,역시.無臺(무대):받침대가 없다. 이 시에서 거울의 받침대인 경대(鏡臺)가 없다는 뜻인데 문맥상으로 의역하면 경대와 같은 형상이 없다는 의미이다. 佛(불):부처님,진리를 깨달은 분,性(성):성품(타고난 본성),성질.佛性(불성):부처의 성품,부처가 될 수 있는 마음.본래의 근본마음을 자성(自性)‧ 본심(本心) ․진여심 (眞如心) ․ 불성이라고 한다. 常(상):항상,불변.淸(청):깨끗한,맑다.淨(정): 깨끗하다,맑다.淸淨(청정): 맑고 깨끗 하다. 오염되지 않다.
    번뇌가 없음을 상징.何(하):어찌,어디에.무엇,얼마나.處(처):장소(곳),처소,살다, 머물러 있다. 塵埃(진애): 티끌, 먼지. 번뇌망상(3독심)을 상징. ㆍ花蛇足(화사족)
    무식한 나무꾼 출신 혜능이 5조 홍인대사에게 오도송(득법게,자성게)을 지어 바쳐서 깨달음의 경지를 인정받아 일약 중국 선종의 6대조사가 된 천금(千金)같은 시이다. 글자 한 자(字)가 천금 값보다 더 한다는 말이 이런 경우를 두고 한 말이다. 한 편의 선시를 통해 중생이 부처가 되고 조사가 되고 대선지식이 되어 세상을 교화한 것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역사를 바꾸었다. 선종이란 종파를 형성하여 선의 황금시대를 이루었다. 선시(오도송)의 위대함이다. 혜능대사의 이 자성게(自性偈)는 오언(五言) 근체시 형식으로 평측과 음률이 잘 맞은 시이다. 그러나 4구가 평측으로 완전히 운율에 맞지 않아 절구시(絶句詩)로 볼 수 없다. 이것은 당나라 초기의 비교적 보편적인 현상이다. 돈황본 《육조법보단경》에 나오는 신수대사의 오도송과 혜능대사의 오도송(2수)은 서로 대조적인 짝을 이루어 선시 가운데 가장 유명한 시이다. 신수대사의 북종선의 특징을 점수선이라 하고 혜능대사의 남종선의 특성을 돈오선이라고 하는 근거가 두 분의 선시에 나타난 점차 적으로 닦아가는 수행법과 단번에 깨달음을 얻는 수행법의 차이이다. 돈황본《육조법보단경》이후의 판본(혜흔본 ‧설숭본 ․덕이본 ․종보본)에서는 혜능대사의 오도송 2수를 1수로 합하고, 불성상청정’ 은‘본래무일물’로 개작 날조되었다. 혜능대사의 입장에서 볼 때는 돈황본은 나타나서는 안 될 책이다. 중국 선종 6대조사로서 절대 부동의 권위를 견지했던 그의 위상이 많이 손상되고,《육조법보단경》의 저자가 하택 신회대사라는 엄청난 문제 제기가 생겨나는 계기가 되었다.

    ‘불성상청정(佛性常淸淨)’은 《열반경》사상이다. 불성은 상주(常住)하고 본래 청정하다. 또한 모든 중생이 불성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평등하게 부처의 성품을 가지고 또 부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불성사상은 당시 수나라가 망하고 당나라가 건국 되면서 전쟁으로 지치고 혼란한 사회 속에서 희망을 잃은 중생들에게 희망 이자 놀라운 가능성으로 다가왔다. 물론 ‘불성상청정’ 사상이 혜능대사의 독창적인 사상은 아니다. 불성사상은 영혼 불멸이나 범아일여(梵我一如) 사상의 범(梵)과 같은 유형(有 ․실체)으로 오해되어 불교의 정통교리 사상인 무아 (無我)와 공(空) 사상과 모순을 가져왔다. 그래서 ‘본래무일물’로 개조된 것이다. ‘불성상청정’은 《열반경》의 유(有) 사상을 나타내고,‘본래무일물’은 《반야경》의 공(空) 사상을 나타내고 있다. 혜능대사가 제일 먼저 만난 경전이 《열반경》(무진장 비구니에게 열반경을 해석해 줌,법성사에서 인종법사가 열반경을 강의하고 혜능은 心動風幡의 문답을 했음)과 출가의 계기가 되었던 《금강경》이다. 《육조법보단경》은《마하반야바라밀다경》을 설한 혜능대사의 설법집이다. 불성 사상과 반야의 공 사상은 선종사상의 양대 축이다. 선종에서 화두로 삼고 있는 깨달음의 내용은 마음(불성), 부처, 불법(도), 공, 중도, 연기법 등이다. 이것들은 이름만 다를 뿐 모두 같은 것들이다. 마음이 부처요,중생이 부처다. 불법이 마음에서 나온 것이고, 불법의 내용이 깨달음이요, 그것이 연기법이고, 중도요, 공이다. 《육조법보단경》에서 혜능대사가 신수대사를 누르고 6조가 된 까닭은,오도송 경쟁시합에서 승리하고 달마대사 이래로 전승되어 온 가사를 5조 홍인대사로부터 전의(傳衣) 받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의설은 신회대사가 자신이 7조가 되기 위하여 만든 것이란 주장이 지배적이다. 돈황본《육조법보단경》에서는 5조 홍인대사가 혜능에게 야밤에 가사를 전해주고 6조로 삼는 드라마틱한 가사 쟁탈전이 나타나 있다. 그러나 책의 말미에서 가사 전의(傳衣)를 부정하고 돌연히 《육조법보단경》을 가사 대신의 증표로써 부촉하여 수지 수행토록 하고 있다. 법해가 나아가 말했다. “큰스님, 가신 후에 가사와 법은 마땅히 누구에게 부촉하시겠습니까?”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법은 이미 부촉하여 마쳤으니,너희는 묻지 말지니라. 내가 떠난 뒤 20여 년 후에 삿된 법이 요란스러워 나의 종지를 미혹케 할 것이다. 어떤 사람이 나와서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부처님의 옳고 그름을 결정하여, 종지를 세우리라. 이것이 곧 나의 바른 법이니라. 가사를 전하는 것은 합당치 않느니라.”… “열 제자들아, 이후 전법을 할 때에, 서로 번갈아 《단경》 한 권을 가르쳐서, 본래 종취를 잃지 않게 할 것이니라. 《단경》을 이어받지 못한다면 나의 종지가 아니니라. 이제 얻었으니 번갈아 대대로 유포하여 행하게 할지니라. 《단경》을 만나 얻은 사람은 내 가르침을 직접 만남과 같으니라. 열 스님들이 가르침 받는 것을 마치고《단경》을 사경하여 번갈아 대대로 유포하여 행하니 얻은 사람은 꼭 견성(見成)을 할 것 이다.” 혜능대사가 죽은 후 20년에 나타난 사건이 732년 하북성 활대 개운사에서 신회대사가 무차대회를 열어 혜능대사를 6조로 현창한 활대의 종론이 있었다. 장안과 낙양(신회가 최초로 북종선이라 일방적으로 칭함)에서 이미 6조로서 권위를 인정받고 죽은 신수대사가 5조 홍인의 가사를 전수받지 못했기 때문에 정통이 아니라 방계(傍系)이고, 혜능대사가 가사를 전수받았음으로 정통 6조라는 새로운 주장을 하였다. 이것이 신회대사가 《육조법보단경》을 저작, 개작했다는 근거가 되는 부분이다. 이로써 신회 하택이 자동으로 7조가 된 것이다. 신회대사(684-758)는 사후 38년이 지난 덕종 정원 12년(796년)에 덕종황제가 <어제7조찬문>을 공포함으로써 선종의 7대 조사가 되었다. 혜능대사 역시 이때부터 정식으로 6대조사가 된다. 혜능대사는 생전에는 특별한 업적이나 기록이 미미하다. 732년 활대의 종론이 펼쳐질 때는 이미 혜능대사가 전수받은 가사가 측천무후에 의해서 회수되어 사천성(자주 덕순사)의 지선 (智詵)선사에게 하사되었다고 돈황본 문헌《역대법보기》에 나타나 있다. 역사의 기록은 승자의 기록이고, 자신의 종파가 우수하고 정통이라는 주장이 강하다. 소승과 대승이라는 말이 그렇다. 소승이란 모자라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남방불교권에서 자신들을 소승이라 칭하지 않는다. 중국 선종에서 북종선과 남종선도 마찬가지이다. 남종이 인도 남쪽에서 선법을 전하러 온 달마대사의 전통을 계승한 것이고, 언어 자체가 북종은 그와 대립된 비정통이다. 신수계에서 자기 스스로를 북종이라 하지 않고 자신들도 남종임을 자처했다. 북종선은 신회가 일방적으로 북종점수라 하여 폄하한 말이다. 중국에서 선종이 형성되는 초기에는 기주 황매산(4조 도신,5조 홍인)에서 중원파(장안,낙양- 신수계,신회계),사천파(자주-지선계), 조계파(광동 소주-혜능계),우두산파(남경 우두산- 4조 우두 법융종) 등 4곳이 중심이 되어 각기 개산종조가 되어 선법을 폈다. 낙양과 장안이 중심이 된 것은 불문가지이고,신수대사와 신회대사가 중국 초기선종사의 초석을 다진 것은 돈황본 고문헌이 증명 하고 있다. <능가사자기>(돈황본) 등에 따르면 5조 홍인은 1대 1인의 법통 전승자를 지명하지 않고 10대 제자를 중심으로 각 지방을 이끄는 종장(선지식)이 되게 하는 다두(多頭)체제의 전승방식을 택했던 것으로 보인다. 중생이 부처가 되는 그 좋은 선법을 비밀리에 한 사람에게만 전수한다는 것이 필자는 지금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능가사자기>에서는 신수대사에게 모든 동산의 선법이 전해졌다고 하여 6조가 되었고,<역대법보기>에는 5조 홍인의 가사가 혜능대사에게 전해지고,그것이 측천무후에 의해서 회수되어 다시 사천성(자주)의 지선선사에게 전해졌고,처적선사,무상선사,무주 선사에 전해져서 현재 정중종(淨衆宗)에서 소유하고 있음으로 자신들이 선종의 정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천하를 평정하고 선의 황금시대를 만든 사람은 혜능대사의 후손인 마조대사(강서성)와 석두대사(호남성)이다. 선종의 5가7종이 모두 여기서 생겨났다. 이들이 만든 전등법맥을 기록한 책이《경덕전등록》,《조당집》이다. 여기서부터 혜능 일색(一色)의 기록이다.
    김형중 법사(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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