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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혜능의 전법게[心地偈] 3수

浮萍草 2013. 4. 21. 07:00
    마음의 밭에 법비가 내리니
    바로 깨달음의 꽃이 피네 
    사실왜곡은 우상이자 부질없는 몽상 心地含情種(심지함정종) 法雨卽花生(법우즉화생) 自悟花情種(자오화정종) 菩提果自成(보리과자성) (돈황본 육조법보단경, 혜능대사의 전법게) 마음의 땅(心地)이 유정(有情)과 불성의 씨앗을 머금으니 부처님의 가르침(法雨)을 만나 곧바로 깨달음의 꽃이 피네. 스스로 꽃과 유정(有情)과 종자의 관계를 깨치니 깨달음의 열매가 저절로 성취되네. 心地邪花放(심지사화방) 五葉逐根隨(오엽축근수) 共造無明業(공조무명업) 見被業風吹(견피업풍취) (돈황본 육조법보단경) 마음의 땅에 삿된 꽃이 피니 다섯 꽃잎이 뿌리를 따라서 피어나네. 함께 어리석은(무명) 행위로 업을 지으니 업(業)의 바람에 휘둘리고 있네. 心地正花放(심지정화방) 五葉逐根隨(오엽축근수) 共修般若慧(공수반야혜) 當來佛菩提(당래불보리) (돈황본 육조법보단경) 마음의 땅에 바른 꽃이 피니 다섯 꽃잎이 뿌리를 따라서 피어나네. 함께 반야의 지혜를 닦으니 반드시 부처의 깨달음을 얻으리.
    <해설> 능대사의 전법게는 3수 모두 첫구가 ‘마음의 땅(心地)’으로 시작하여 심지게(心地偈)라고 이름을 붙여 보았다. 또 혜능대사의 전법게는 1조 달마대사에서부터 5조 홍인대사의 전의부법송(傳衣付法頌) 5수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8수 모두 시의 소재와 구조가 땅(心地)에 씨앗(種)을 뿌리고 물(法雨)을 주면,나무에 잎(五葉)이 나고 꽃(花)이 피고 열매(菩提果) 가 열리는 단순한 형식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이 게송은 한 사람의 작품이며,주제 또한 공통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하면 6대조사의 전법게로서 품격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혜능대사의 첫 번째 전법게는 문학적인 비유나 상징 그리고 대구나 압운 등에 하자가 없다. 이 시에 나오는 시어를 살펴보면 1구의 ‘심지(心地)’는 마음을 만물을 성장시키는 땅에 비유하여 적절하다. 2구의 ‘법우(法雨)’는 진리의 법을 하늘에서 모든 나무에게 골고루 내리는 비를 부처님의 설법 내지는 조사의 가르침으로 비유한 것도 훌륭하다. 다른 본에서는 ‘보우(普雨, 골고루 평등하게 내리는 비)’로 되어 있다. 마지막 4구의 ‘보리과(菩提果)’는 마음의 땅(心地)에 진리의 법비(法雨)가 내리니 끝으로 저절로(自成) 깨달음의 결실인 보리과가 열리는 점층적인 묘사를 하고 있다. 5언 선시로써 훌륭하다. 2구와 4구의 생(生)과 성(成)의 압운도 절묘하다. 이 시를 의역해 보면 다음과 같다. 중생의 마음에 불성이 있으니 진리의 말씀을 들으면 곧바로 깨달음의 꽃이 피네. 스스로 깨달음의 꽃과 중생의 마음 그리고 불성의 종자, 이들의 관계를 깨치니 깨달음의 열매가 저절로 열리네. 혜능대사의 2․3번째 두 게송은 달마대사의 전법게에서 뜻을 취한 것이다. 달마대사의 ‘일화개오엽(一花開五葉)’에서 ‘오엽(五葉)’를 취하여 “다섯 꽃잎도 뿌리를 좇아 따라 가네”라고 하였다. 다섯 꽃잎은 혜가․승찬․도신․홍인․혜능 등 다섯 분의 조사를 상징하고,뿌리는 처음으로 선법을 전한 초조 달마대사를 뜻한다. 다섯 분의 조사가 달마대사의 돈오선법을 계승한다는 뜻이다. 이 게송의 뜻을 요약하면 “마음의 땅에 삿된 꽃을 피우게 하면 무명의 업과 바람을 피할 수가 없고 마음의 땅에 바른 꽃을 피우게 하면 반야 지혜를 닦아서 당래에 부처의 깨달음을 얻는 과보를 받는다”고 읊고 있다. <한자풀이> 心(심): 마음. 地(지): 땅, 토지. 心地(심지): 마음, 마음의 땅. 땅이 만물을 길러내듯이 마음 또한 모든 것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마음을 땅에 비유한 것이다. 含(함): 머금다, 품다. 情(정): 뜻(사물에 접하여 느끼는 마음), 인정(人情, 가엾이 여기는 마음), 의욕, 욕심, 심기(心氣). 種(종): 씨, 씨앗, 종자, 근본, 원인. 法(법): 법칙, 법률, 진리. 불교용어에서는 부처님의 말씀을 법(진리의 말씀)이라 하고 정법 (正法)이라 한다. 雨(우): 비, 적시다. 법우(法雨): 진리의 비 즉, 부처님의 말씀인 감로(甘露)의 비를 뜻한다. 자우(慈雨)라고도 함. 卽(즉): 곧, 즉시, …은 …이다(접속사). 花(화): 꽃(초목의 꽃). 生(생): 생기다, 나다, 태어나다, 살아 있다. 自(자): 스스로, 몸소, 자기, 저절로, …부터(어조사). 悟(오): 깨닫다, 진리를 터득하다. 菩提(보리): 깨달음. 果(과): 실과, 나무의 열매, 결과. 菩提果(보리과): 깨달음의 열매, 깨달음의 결실. 成(성): 이루다, 이루어지다. 邪(사): 간사하다, 어긋나다, 속이다. 放(방): 피다, 놓다, 석방되다, 널리 펴다, 방자하다. 五(오): 다섯. 葉(엽): 잎(초목의 잎), 갈래, 가지, 끝. 五葉(오엽): 다섯 잎. 오엽이란 달마대사의 ‘전의부법송(傳衣付法頌) 가운데 3구 ?일화개오엽(一花開五葉)’에서 비롯된 말인데, 하나의 꽃(달마대사)에서 생겨난 다섯 잎(혜가 ․ 승찬 ․ 도신 ․ 홍인 ․ 혜능)을 뜻한다. 逐(축): 쫓다, 뒤를 쫓다, 추종하다. 根(근): 뿌리. 隨(수): 따르다, 따라가다, 뒤를 좇다. 共(공): 함께, 모두, 造(조): 짓다, 만들다. 無(무): 없다. 明(명): 밝다, 밝음. 불교용어에서는 지혜와 깨달음을 뜻함. 無明(무명): 어두음, 밝지 않음. 불교용어에서는 모든 고통의 근원이 되는 어리석음(癡心)을 뜻함. 業(업): 행위, 일, 업(사업), 직업. 불교용어로는 범어 까르마의 번역인데 몸 ․ 입 ․ 뜻으로 짓는 선악의 소행을 뜻함. 無明業(무명업): 진리를 모르는 어리석음으로 짓는 악업. 見(견): 보다, 변별(辨別)하다, 소견, 보는 바. 불교용어에서 정견은 올바른 견해로써 깨달음을 뜻한다. 被(피): 당하다(수동적임을 나타내는 말), 이불(덮는 침구), 입다(옷을 입다). 風(풍): 바람, 바람이 불다. 業風(업풍): 업의 바람, 바람같이 불어닥치는 악업의 소용돌이. 吹(취): 불다(입김을 급히 내보냄), 피리나 나팔 따위를 불다, 바람. 風吹(풍취): 바람. 正(정): 바르다, 옳다. 般若(반야): 범어 프라즈나의 음역으로 지혜란 뜻.특히 반야 지혜는 공(空)의 이치를 깨달았을 때 얻어지는 지혜로써 칠불(七佛)의 어머니라고 함. 慧(혜): 슬기롭다, 지혜,사리에 밝다. 般若慧(반야혜): 반야지헤의 줄임말. 當(당): 일을 당하다,당면하다, 대적하다, 마땅히, 의당…이어야 함. 來(래): 오다, 장래. 當來(당래): 마땅히 닥쳐올, 내세(來世). 불(佛): 부처님(진리를 깨달으신 분), 불교, 어렴풋하다, 비슷함, 프랑스의 약칭. 佛菩提(불보리): 부처의 깨달음.
    <화사족(花蛇足)>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진리의 말씀을 기록한 8만대장경을 한 글자로 요약하면 마음 ‘심(心)’이다. 마음이 만법(萬法)을 만들어 내고 우주와 나의 주인공이니 인간사와 세상사가 마음 하나에 달려 있다. 일체의 모든 가르침(萬法)이 모두 자기의 마음에 있다. 세상사 모든 것이 사람이 어떻게 이해하고 인식하느냐의 문제이다. 진리가 무엇이며, 정의가 무엇인가. 이것은 만물의 척도(尺度, 기준)로서 인간이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진리와 정의를 결정한다. 정치 이데올로기, 종교와 철학의 사상과 가치 그리고 선과 악을 다루는 윤리의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마음이 석가, 예수, 공자를 만든다. 마음이 세상을 아름답게도 만들고 더럽게도 만든다. 마음이 나를 행복하게도 만들고 불행하게도 만든다. 마음이 나를 미혹한 중생도 만들고 깨침을 얻은 부처도 만든다. 이렇게 나의 인식과 판단 그리고 행위의 주체가 되는 것이 내 마음이다. 따라서 마음은 모든 것을 만들어내고 인식시키는 주인이다. 그래서 불교 경전에서는 마음을 나라의 일을 중심이 되어 주체적으로 인식하고 판단하는 임금에 비유하여 ‘심왕(心王)’이라 부르고, 땅에서 만물이 생장하듯이 마음에서 일체의 현상이 생겨나는 것을 비유하여 ‘심지(心地)’라고 부른다. 선가(禪家)에서 깨달음의 목표로 삼는 주제(목표)도 바로 마음(心)이다. 그래서 선종을 불심종(佛心宗)이라고 부른다. 간화선에서 참구의 대상이 되는 화두(話頭)의 내용 역시 마음이다. 나의 주인인 내 마음의 본래 마음자리는 무엇인가? 그것을 자성(自性),불성,본래면목,진여심(眞如心),본래심,법성 등의 말로 부른다. 이 마음의 정체를 깨달으면 범부 중생이 부처가 된다. 본래의 내 성품을 발견하면(見性)하면 곧바로 부처(成佛)가 된다. 그래서 선종의 가르침(설법)을 안심법문(安心法門)이라 하고,심지법문(心地法門)이라고 부른다. 그냥 마음법문이라고 칭한다. 안심법문은 달마대사가 혜가대사에게 설한 데서 비롯되었고,심지법문은《육조법보단경》에서 혜능대사가 읊은 전법게(傳法偈)에 서 비롯된 것이다. 혜가가 팔뚝을 끊어서 얻은 법문이 안심법문이다. 이 고사를 구법단비(求法斷臂)라고 한다. 혜가가 달마대사를 찾아가 말했다. “저의 불안한 마음을 편안케 해주십시오” “불안해 하는 그 마음을 가져오너라. 내가 편안케 해주리라” “아무리 찾아도 그 마음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너의 마음은 이미 편안해졌다. 본래 마음이란 실체가 없다. 불안한 마음 또한 실체가 없음으로 역시 네 마음속에는 그런 것이 본래부터 없다. 불안한 마음은 네가 스스로 만들어 낸 번뇌망상이다. 그러니 본래 네 마음속에 없는 불안한 마음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라” 혜가의 불안한 마음은 달마대사의 간단하고 명료한 이 법문으로 통쾌하게 편안해졌다. 이것이 유명한 안심(安心)법문이다. 《대승본생심지관경》에 보면 심지(心地)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삼계(三界) 가운데 마음을 주인으로 하여 마음을 관찰하는 사람은 마침내 깨달음을 얻어 해탈한다. 중생의 마음은 마치 대지(大地)와 같아서 오곡백과를 생성(生成)한다. 이와 같이 마음은 세간과 출세간, 선과 악 그리고 성문 보살이나 부처도 만든다. 이러한 인연으로 삼계는 오직 마음이며, 마음을 대지에 비유하여 심지(心地)라고 한다.” 《범망경》에서도 “나는(여래) 수많은 세월을 심지(心地)를 수행하여 범부의 경지를 버리고 정각을 이루어 부처가 되었다.” 규봉 종밀(圭峰宗密)의 《선원제전집도서》에는 심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일체 중생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본래 깨달은(本覺) 참된 성품(眞性)을 불성이라 하고,또 그것을 심지(心地)라고 이름한다 (一切衆生本覺眞性 亦名佛性 亦名心地)” 헤능대사는 《육조법보단경》에서 ‘남종(南宗)의 삼학(三學) 법문’을 하면서 삼학에 대한 정의를 심지(心地)와 직접 관계 지어서 설명하고 있다. “삼학에 대한 나의 견해는 마음(心地)에 그릇됨이 없는 것이 바로 자성(自性)의 계(戒)이며, 마음(心地)에 흩어짐이 없는 것이 바로 자성의 정(定)이며,마음(心地)에 어리석음이 없는 것이 바로 자성의 혜(慧)이다(心地無非自性戒 心地無亂自性定 心地無痴自性慧)” 심지란 마음 또는 자성청정심, 불성의 뜻이다. 혜능대사의 전법게의 소재(素材)와 내용이 심지(心地, 마음)법문이므로 필자가 그의 전법게를 심지게(心地偈)라고 이름을 붙여서 선가의 심지법문의 단초로 삼아 보았다. 혜능대사의 전법게는 후세 법맥 전등사(傳燈史)와 선사상 등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대단히 중요하다. 전법게(傳法偈)는 글자 뜻 그대로 불법(선법)을 깨친 제자를 인정하고 법등(法燈)을 계승시키는 증표로써 인증서와 같은 것이다. 《육조법보단경》에 나오는 혜능대사의 전법계는 전법의 인가증명으로서 후에 중국 선종에 미친 영향은 절대적이다. 후에 스승으로부터 받은 전법게를 머리에 이고 다니는 풍조가 생겨나게 되었다. 돈황본 《육조법보단경》에서 신회(神會)대사가 최초로 가사 전의설(傳衣說)을 만들어서 달마대사로부터 내려온 정법(正法)을 혜능대사가 계승하여 중국 선종의 6대조사가 된 것이다. 당(唐) 개원(開元) 20년(732) ‘활대(대운사)의 종론’에서 신회대사는 신수 북종선을 달마대사의 정통 남종선의 방계(傍系)로 일방 적으로 규정하고,혜능대사가 정통으로 법맥을 이었다고 주장하였다. 이때의 종론(宗論)의 시비(是非)를 기록한 책이 신회대사의 어록인《보리달마남종정시비론》이다. 그리하여 신회대사는 자동으로 7조가 된 것이다. 신회대사는 안사의 난(755)에 향수전을 모금하여 전비를 지원함으로써 나라에 큰 공을 세우고,덕종 황제는 796년에 <어제7조찬문> 을 공포하여 공식적으로 선종 7대조사로 추존하게 된 것이다. 그 이후 혜능대사는 자동으로 6조가 된 것이다. 돈황본 《육조법보단경》에 나타난 10대 제자가 신회대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유명무실할 뿐만 아니라 혜능대사의 5대 상수제자로 알려진 남악 회양,청원 행사,영가 현각,남양 혜충국사,하택 신회의 이름이 신회대사를 제외하고는 한 번도 나타나 있지 않다는 것 이다. 돈황본 《육조법보단경》에는 달마대사에서 혜능대사에 이르는 6대의 전의부법송(傳衣付法頌)을 모두 수록하고 있지만 돈황본 이후의 판본에서는 달마대사와 혜능대사의 두 전법게만 수록하였다. 전의부법송은 정법의 징표로써 가사를 대신하여 전법게송으로 대신하는 것이다. 돈황본 《육조법보단경》의 말미에 가사 전의(傳衣)를 부정하고 전법게송으로 대신함을 선언하고 있는 내용이 다음과 같이 나타나 있다. 법해 상좌가 물었다. “스승님께서 돌아가신 후에 가사와 법은 누구에게 부촉하시겠습니까?”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 가사를 전하는 것은 합당치 않느니라. 너희가 믿지 않는다면, 내가 선대 다섯 조사께서 가사를 전하고 법을 부촉하신 게송을 외워 주리라. 만약 1조 달마조사의 게송에 따르면 곧 가사를 전하는 것은 합당치 않느니라. 내가 너희에게 외워 주리니 들을지니라.” 달마대사의 전법게는 다음과 같다. 吾本來唐國(오본래당국) 傳敎救迷情(전교구미정) 一花開五葉(일화개오엽) 結果自然成(결과자연성) (돈황본 육조법보단경) 내가 본래 중국에 온 뜻은 선법(禪法)을 전하여 미혹한 중생(有情物)을 구제하기 위함이네. 한 송이 꽃에서 다섯 꽃잎이 피어나리니 그 열매는 자연히 이루어질 것이네. 달마대사의 전법게는 조사(달마)가 서쪽에서 온 뜻이 견성 성불할 수 있는 선법을 중국 땅에 전하여 미혹한 중생에게 깨침을 얻게 하여 부처가 되는 길을 일러주기 위함이요, 또 하나는 달마대사가 전하는 한 송이 꽃에서 다섯 꽃잎 즉,혜가․승찬․도신․홍인․혜능의 선지식(조사)이 생겨나서 선의 황금시대를 열 것이라는 예언이다. 따라서 앞으로 가사 한 벌로서는 법맥 전등의 징표로서는 불가능하므로 전법게로써 대신한다는 뜻이 담긴 게송이다. 돈황본 《육조법보단경》에 나오는 혜능대사의 추가 2수를 합한 8수의 전법게는 동일한 주제와 소재를 가지고 쓴 게송이다. 게송의 격조나 시격(詩格)에서도 달마대사와 혜능대사의 게송만이 수준이 있다. 달마대사나 혜가대사가 위진남북조 시대의 인물인데 당(唐)의 인물로 기록한 것도 착오이다. 어찌하든 돈황본 《육조법보단경》은 혜능대사 당시의 생생한 모습을 여가 없이 보여주는 진실한 가치가 있기는 하지만 모순과 의문을 내포하기도 한다. 《육조법보단경》에서도《유마경》에 나오는“정직한 마음이 바로 도량이고 곧은 마음이 정토이다”라는 말씀을 인용하여 깨달음 의 경지인 일행삼매(一行三昧)를 설하고 있다. “일행삼매는 어느 때나 걷거나 머물거나 앉거나 누울 때에 항상 정직한 마음으로 행하는 것이다” 진리와 진실을 밝히는 깨달음의 세계는 곧은 마음,정직한 마음이 선행되지 않으면 절대 성취할 수 없다. 조사의 권위를 신격화시키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거나 미화하는 것은 옳지 않는 행위인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우상이고 부질없는 몽상이다. 진리를 찾아가는 외로운 수행자는 오직 진정한 견해(正見)을 얻기 위해서는 기존의 어떠한 권위나 우상을 타파해야 한다. 살불월조(殺佛越祖)의 정신이다. 임제선사는 《임제록》에서 다음과 같이 설파했다. “수행자여, 참다운 견해를 얻고자 하거든 오직 한 가지 세상의 속임수에 걸리는 미혹함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안으로나 밖으로나 만나는 모든 대상을 바로 죽여 버려라.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나한(羅漢)을 만나면 나한을 죽이고,친척 을 만나면 친척 권속을 죽여야 비로소 해탈하여,어떠한 경계에도 얽매이지 않고 투탈자재(透脫自在)한 대자유인이 될 수 있다.
    김형중 법사(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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