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명품선시 선

연재룰 시작하며

浮萍草 2013. 3. 31. 00:00
    시는 선사에 비단옷을 입혀주고
    선은 시인에게 명검 들려주었네 
    "천하 감동시킬 최고절창 해설도 큰 불사 확신" 학박사 김형중 법사의 '명품선시'을 연재한다. 김형중 박사는 중국 연변대학교에서 휴정의 선시를 연구해 문학박사학위를 받은 학자로 선시 감상에 관한한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분이다. 김형중 박사는 이번 선시 감상을 통해 단순한 선시 감상 차원을 넘어 선종사의 왜곡된 흐름도 바로잡는 기회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선시,보통 사람들에게는 막연하게 도의 세계에서 노니는 몇몇 사람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들어서 알아도 그만,몰라도 그만이었던 전혀 다른 세계의 일로 여겨졌던 선시가 김형중 박사를 통해 보통의 불자에게로 선뜻 다가서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미디어붓다>가 야심차게 기획한 '명품선시 100선'에 불자들의 깊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 <편집자>
    ㆍ연재를 시작하며
    김형중(문학박사)
    2000년 중국 연변대학교에서‘휴정의 선시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을 때 중국 당송(唐宋)시대의 선시와 한국 고려․조선시대의 선시를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 ‘한용운의 선시 연구’(국학자료원,2001년)와 ⟪시로 읽는 서산대사⟫(밀알출판사, 2000년)를 출간했고, 이어서 현대불교신문, 유심지에 선시에 대해서 연재 발표했다. 2007년 정지용 문학상 수상작인 조오현 스님의 ‘아득한 성자’(주간불교),2008년 공초 오상순 문학상 수상작인‘아지랑이’(법보신문)에 대하여 시평을 발표하여 시인의 시도 좋고,시평도 좋아서 시가 더욱 빛난다는 칭찬을 받고 내심으로 우쭐했다. 그러던 차에 ‘미디어 붓다’의 이학종 대표께서 선시를 연재해 보자고 제의를 해 왔다. 그 때가 지난 7월이다. 천성이 게으른 사람이 매주 정기적으로 글을 써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어 승낙을 못하고 시간이 지났다.
    선시를 연재한다면 누구의 시를,어떤 시를 어디서부터 소개할 것인가 정리가 잘 안 돼서 그 동안 덮어 두었던 선시에 대한 책들을 다시 훑어보니 그 전에 읽었던 선시의 감상이 많이 다르고 새로웠다. 특히나 돈황본 중국 초기선종사 문헌과 조사어록,⟪벽암록⟫,⟪선문염송⟫ 등을 읽으며 선시에 대한 이해는 선학(禪學) 이론과 시대 적 배경 그리고 시인의 선 사상과 체험의 경지를 철저히 천착(穿鑿)하지 않으면 수박 겉을 핧는 일 밖에 안 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한편으로는 두렵고,또 한편으로는 이번 기회에 천하를 감동시키고,사람들의 마음을 격동시켰던 명장 선사와 고수 시인들의 최고 절창곡 선시 100수를 뽑아서 멋지게 소개한다면 똥파리가 천리마 똥구멍에 붙어서 함께 천 리를 달리면서 천하를 구경하는 소득, 이 또한 의미있는 불사(佛事)가 아니겠는가 하는 발심이 생겨났다. 선시는 문학의 최고봉이다. 선시는 선의 세계와 시가 만난 것이다. 시는 선사에게 비단옷을 입혀 주었고, 선은 시인에게 명검(名劍)을 주었다. 선시를 감상하려면 선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고 시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선시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선지(禪旨)가 있으면 한학과 한시 능력이 부족하고,한시에 능하면 선지가 없어서 선시에 대하여 관심이 있어도 공부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설령 선지와 한시 능력 모두를 겸비했더라도 현대적인 언어 능력을 구사하지 못하면 이 또한 불가한 것이다. 시불(詩佛) 왕유,시성(詩聖) 두보,시선(詩仙) 이백,당송팔대가 소동파,황정견,왕안석 등 대가들의 대표적인 시가 선시이다. 우리나라에는 최치원, 이규보, 김시습, 허균, 김정희, 서정주, 고은 등이 격조있는 선시를 구가했다. 선사들은 선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오도(悟道)의 경지를 시로 나타낸 오도송을 통해 중생을 교화했다. 중국 선종을 성립시킨 조사(祖師) 신수와 혜능의 오도송,한산(한산시집),확암(십우도),원오 극근(벽암록) 등이 있고,우리나라 에는 혜심(선문염송),보우,나옹,서산,사명, 태능,편양,정관,초의,한용운.무산 등 기라성 같은 시승(詩僧)들이 있다. 선사의 선시는 선의 이치를 시화한 선리시(禪理詩)가 중심이고,시인의 선시는 시 속에 선미(禪味)가 녹아 있는 선취시(禪趣詩) 적 경향이다. 선사의 시는 선을 표현하는데 시가 있고,시인의 시는 시를 잘 짓는데 선이 필요하다. 선사의 시는 종교적 목적을 실현하는데 시를 빌러 온 것이다. 깨달음의 감격을 읊은 오도시(증도가,시법시) 선문답의 내용을 통해 수행자에게 길을 제시해 주는 송고시(頌古詩,공안시,화두시), 산중생활의 서정을 읊은 운수시(雲水詩) 등이 그렇다. 앞으로 선시의 소개는 중국에서 선종이 형성되고 본격적으로 선시가 유행한 때가 당나라이므로,역사상 나라로부터 최초로 시호를 받았고,삼제(三帝)의 국사,양경(兩京)의 법주였던 신수(神秀) 스님의 오도시(悟道詩)부터 시대 순으로 소개하도록 하겠다. 올 겨울 밤에는 흰 눈을 밟으며 외로운 달을 바라보면서 수많은 대화를 해야 할 것 같다. 독자 여러분의 아낌없는 관심과 사랑 그리고 질정을 바란다. 김형중 합장 인사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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