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오빠와 아저씨는 한 끗 차이

[43] 조끼

浮萍草 2016. 4. 7. 13:06
    품격 살려주고 배도 가려주는 '오빠'의 필수품 
    피넬타 1935 제공
    끼는 냉난방 시스템이 잘 갖춰지면서 외면받게 된 남성복 아이템 중 하나다. 한국말로는 그저 조끼지만 영어 표현은 '베스트(vest)'와 '웨이스트코트(waistcoat)'로 나뉜다. 쉽게 말하면 베스트는'팔 없는 스웨터',웨이스트코트는'소매 없는 재킷' 정도로 이해하면 무리가 없다. 본래 페르시아 옷이던 조끼는, 1660년 왕정복고(王政復古)로 영국 왕으로 돌아온 찰스 2세가 그해 10월 공식 석상에 입고 나타난다. 당시 널리 입던 몸에 꼭 맞는 일종의 재킷인 더블릿(doublet)을 대체하는 옷으로 등장했다. 이후 조끼는 남성 정장 차림에서 필수 요소가 됐다. 요즘은 정장 차림에 조끼까지 갖춰 입는 남성이 드물다. 하지만 조끼는 간절기 일교차 큰 날씨 변화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데 필요하다. 본격적인 봄의 도래를 알리며 꽃망울이 화려하게 도심을 물들이는 요즘,아침나절 쌀쌀한 기운을 피하려 걸친 외투는 점심 식사를 위해 옮기는 몇 걸음에도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고 만다. 그렇다고 셔츠만 입고 돌아다니자니 아직은 싸늘하다. 게다가 셔츠는 원래 재킷이나 코트 아래 받쳐 입던 속옷.멋과 매너를 아는 멋진'오빠'가 속옷 차림으로 도시를 활보할 수는 없지 않은가? 부담스러운 재킷은 벗되 적절한 보온 기능을 제공하면서 신사의 품격도 살려 주는 조끼를 걸쳐보시란 제안이다. 두껍고 무거운 소재가 아닌, 봄과 어울리는 가벼운 셔츠 원단으로 만들어 날렵하고 맵시도 살려주는 예쁜 조끼를 어렵잖게 찾을 수 있다. 셔츠에 조끼를 겹쳐 입으면 색깔과 소재가 포개지면서 옷차림에 재미를 줄 수도 있다. 살짝 나온 아랫배도 가려줄 수 있으니 아저씨처럼 보이기 싫은 오빠에게 제격이다. 조끼로 당신의 봄 옷차림에 우아함을 더해보는 게 어떨까.
          이헌'한국신사'패션플래너 '신사용품' 저자
    草 浮
    印 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