浮 - 채마밭/健康ㆍ醫學

치매, 극복할 수 있다 1 의사가 쓰는 메디컬 리포트

浮萍草 2016. 3. 2. 21:56
    치매 환자 50만 명… 당신도 안심할 수 없다
    헬스조선이 새롭게 시작하는'의사가 쓰는 메디컬 리포트'는 의사가 직접 기획,취재해 기사를 작성합니다. 좀더 전문적이고 현장감 있는 건강·의료 기사를 독자에게 제공하려는 취지입니다. 양한방 통합 의료를 펼치고 있는 김철수 양한방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치매'를 주제로 첫 문을 엽니다.

    사람 얼굴 모양의 나무
    다리의 힘이 빠져 걷지 못하고 침대에 누워만 지내는 노인이 있습니다. 어느 날 동창생인 친구 두 명이 문병을 왔습니다. 한 명은 지팡이를 짚으며 겨우 걸어서 왔고 다른 한 명은 젊은이처럼 활기차게 걸어서 왔습니다. 세 노인은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미래의 자화상입니다. 누워 지낼 수도,지팡이를 짚을 수도, 활기차게 걸을 수도 있겠지요. 우리 뇌 역시 다양하게 늙어갑니다. 비유하자면 누워 지내야 될 정도로 뇌의 근력이 약해지면 치매,지팡이를 짚어야 할 정도는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활기차게 걸을 수 있는 근력이 남아 있으면 건강한 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100세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정신 놓고 살다 보면 어느새 노후의 오랜 시간을 정신 나간 치매 환자로 보낼 수도 있겠지요. 100세 시대를 축복으로 받아들이려면 팔다리와 신체가 멀쩡하고, 정신이 온전해야 합니다. 앞으로 5회에 걸쳐 정신을 온전하게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치매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먼저 1회에서는 치매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2회는 치매 증상,3회는 치매 전 단계와 치매로 발전하는 과정,4회는 치매 환자와 더불어 살기와 예방,5회는 치매 치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ㆍ치매는 뇌의 인지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것
    치매란 이런 것이라고 단순하게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는 위장병을 간단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것과 비슷합니다. 위장병에는 급성위염,만성위염,위궤양,위암,위하수,기능성위장장애 등 여러 가지 병이 있지요. 급성위염은 병명이지만 위장병은 병명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말입니다. 위에 탈이 난 병을 통칭한 말로, 위장병집합체 또는 위장병증후군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와 마찬가지로 알츠하이머 치매는 병명이지만 치매는 위장병증후군처럼 치매증후군 또는 치매병집합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치매 역시 종류가 많고 그에 따라 발생 원인과 나타나는 증상도 다양하기 때문이지요. 위장병이 위에 탈이 난 것이라면 치매는 뇌에 탈이 난 것이죠. 뇌기능이 일정 수준 이하로 나빠져서 가정생활과 개인의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경우를 말합니다.
    치매 검사 장면

    치매 종류에 따라서 나타나는 증상은 조금씩 다르지만 어떠한 치매든 결국 인지기능에 문제가 생깁니다. 인지기능이란 대뇌가 행하는 고위기능입니다. 가령 어디선가 삼겹살을 굽는 맛있는 냄새가 난다고 가정해봅시다. 맛있는 냄새의 자극을 받으면 먹고 싶다는 충동이 생기지요. 그 순간 지난번에 삼겹살을 먹고 탈이 난 기억이 떠올라서 선뜻 먹기가 불안해집니다. 그래서 요즘에 삼겹살을 먹으면 탈이 잘 나는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먹을 것인지 말 것인지 종합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합니다. 먹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 것,기존 사건을 기억해내는 것,불안한 감정을 느끼는 것,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정보를 얻는 것, 종합적 사고를 하는 것, 판단 하는 것,결정하는 것,목적지로 가는 것,계산하고 경제행위를 하는 것,기술적인 일을 하는 것,사회적 눈치를 보는 것,목적을 달성하는 것 등이 모두 인지기능에 의해 일어나지요. 그러니 인지기능이 정상이어야 일상생활을 원만히 해나갈 수 있습니다. ㆍ치매 종류는 알츠하이머 등 50가지 넘어
    치매의 종류는 알츠하이머 치매를 비롯해 50가지가 넘습니다. 발병 원인에 따라 분류하면 크게 퇴행성 치매,혈관 치매, 기타 치매로 나눌 수 있지요. 첫 번째,퇴행성 치매는 뇌가 늙어가는 속도가 남들보다 빠르거나 오랜 시간 동안 늙어서 결과적으로 뇌세포가 많이 줄어들고 남아 있는 뇌세포 기능도 나빠진 경우 입니다. 주로 기억력장애로부터 시작하는 알츠하이머 치매가 대표적인 퇴행성 치매이며, 이외에도 헛것이 잘 보이고 증상의 기복이 심하며 진행되면서 파킨슨병을 동반 하기도 하는 루이체 치매, 파킨슨병을 앓는 도중에 치매가 생기는 파킨슨 치매,성격과 행동의 변화로 시작하는 행동변이형 전두측두 치매,말의 뜻이나 얼굴을 모르게 되는 의미 치매 등이 있습니다. 두 번째, 뇌혈관의 혈액순환 문제로 뇌세포가 손상되는 치매를 혈관 치매라고 합니다. 뇌출혈로 오는 경우도 있지만 주로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으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혈관이 막히면 뇌세포에 혈액 공급이 부족해지고 이로 인해 뇌손상이 생기게 됩니다. 큰 동맥이 한 번 또는 몇 번 막혀서 갑자기 발생하는 다발성경색 치매와,주로 뇌 중심부의 큰 동맥에서 바로 나오는 아주 작은 동맥들이 막히는 곳이 많아지면서 퇴행성 치매처럼 점진적으로 발생하는 피질하혈관 치매가 있습니다. 때로는 뇌혈관의 압력이 감소되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불운하게도 중요한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뇌동맥이 막혀서 갑자기 특정 능력을 상실하는 경우도 있으며 드물게는 유전성혈관 치매도 있지요. 세 번째, 앞의 두 가지 경우를 제외한 치매를 기타 치매라고 합니다. 퇴행성도 혈관성도 아니지만 뇌의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지요. 수두증, 뇌종양, 경막하출혈, 신경매독, 비타민 부족, 간경화, 술, 약물, 연탄가스 중독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뇌손상이나 뇌기능이 떨어져 치매가 발생할 수 있으며, 뇌기능이 떨어진 경우는 대부분 적절한 발병 원인에 대한 치료로 완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좌)뇌 내부 단면도 / (우)뇌 외부 구조와 기능

    뇌의 구조와 기능
    
    언젠가 치매에 걸린다고 생각하면 매우 당황스럽겠지요. 
    치매는 발병 원인과 치매 정도에 따라서 증상의 차이가 다양합니다. 
    간단하게라도 먼저 뇌 구조를 파악해두면 치매 증상을 이해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됩니다. 
    뇌는 앞쪽에 전두엽, 그 뒤쪽으로 두정엽, 그 뒤로 후두엽이 있습니다. 
    그리고 전두엽과 두정엽의 아래쪽에 측두엽이 있습니다.
    뇌의 바깥쪽을 피질이라고 하며 주로 뇌세포가 많습니다. 
    반대로 안쪽, 즉 피질 아래층을 백질이라 하며 주로 자극을 전달하는 신경섬유가 많습니다. 
    뇌는 복잡하게 신경섬유로 연결되어 있어 다양한 기능을 발휘하지요. 
    즉 분업과 협동이 잘 되어 있습니다. 
    분업으로 인해 특정 부위의 손상에 따른 특이한 결핍증상이 생길 수도 있으며,신경망 손상은 정보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고 협동작용의 장애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ㆍ65세 이상 인구의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
    국내 65세 이상 인구의 치매 유병률은 2011년에 8.9%로 5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65세 이상 노인 중 10명에 1명 가까운 정도가 치매를 앓고 있는 셈이지요. 보건복지부는 치매 유병률이 2016년 이후에 10%를 넘고,2020년대 중반에는 치매 환자가 1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치매를 노환으로 잘못 아는 경우가 많아서 실제 치매 환자는 통계 수치보다 훨씬 많을 수도 있습니다. 치매는 나이 들수록 발병이 증가하고 연령별 유병률도 올라갑니다. 대개 85세 이상에서는 4명 중 1명, 90세 이상에서는 3명 중 1명 정도가 치매 환자일 수 있습니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경우 65세 이상에서 발병이 증가하고 5년마다 약 두 배씩 증가합니다. 전체 치매 중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가 71%, 혈관 치매 17%,루이체 치매와 파킨슨 치매가 3%, 알코올성 치매 1%, 전두엽 치매 1%, 기타 치매 7%(보건복지부, 치매 유병률 조사, 2012)로 나타났습니다. 알츠하이머 치매와 혈관 치매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셈이지요. 다만 통계 자료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으며,혈관 치매가 30% 가깝게 나오는 통계도 있고 실제로는 알츠하이머 치매와 혈관 치매가 같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ㆍ치매는 왜 발생하는가?
    알츠하이머 치매가 발생하는 이유로 여러 가지 가설이 있지만, 대체로 다음의 세 가지 구조적 변화로 인해 일어납니다. 첫째, 신경세포가 뇌의 전반에 걸쳐 고르게 쪼그라들거나 사라집니다. 둘째, 세포 내 신경섬유의 구조물인 타우단백질이 인산화가 많이 되어 병이 듭니다. 셋째,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병적으로 세포 외부에 쌓여 신경세포가 병들고 시간이 지나면서 신경세포가 부서집니다. 이와 달리 혈관 치매는 혈관질환이나 혈전 또는 혈관 내 찌꺼기에 의해 발생합니다. 유전질환으로 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의 산물이라 할 수 있어요. 담배를 피우거나, 오랜 기간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뇌 건강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비만과 당뇨병, 고지혈증을 관리하지 못해 동맥경화증이 생기거나,고혈압을 철저히 관리하지 않거나,몸을 덜 움직이는 게으른 생활을 하면 혈관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훨씬 높아집니다.
    ㆍ김철수 원장
    서울 송파동에 킴스패밀의원·한의원을 운영하며 양한방 통합 진료를 하고 있다. '동네병원 의사'를 표방하며 노인성 질환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저서로는 <동네병원 의사 김철수>가 있다.
    사진 헬스조선DB, 셔터스톡
      글 : 김철수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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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 극복할 수 있다 2  증상을 알아야 백전백승
    의자에 앉아 생각하는 할머니(그림=신인성)
    75세 박모 여성이 알츠하이머치매에 걸렸다. 아직 초기라 같이 사는 며느리는 치매에 걸린 것을 알지만,연락받고 온 딸은 어머니가 치매가 아닌데 괜히 그런다고 푸념한다. 초기 치매인 경우 어떤 날은 전혀 표가 나지 않을 정도로 멀쩡해 보인다. 치매요양급여를 신청하면 의료보험공단에서 환자 상태를 조사하러 온다. 조사관 앞에서 평소와 달리 똑똑하게 대답해서 속상할 때도 있다. 조사관이 가고 나면 완전히 정신이 나가고 횡설수설하며 치매증상이 심해진다. 이렇게 치매 증상의 정도는 들쭉날쭉하며, 종류와 정도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다. ㆍ초기에는 알아차리기 힘든 치매 증상
    치매는 대부분 기억력이 심하게 떨어지는 데서 시작한다. 초기에 기억력이 크게 나빠지지 않으면서 성격이 많이 변하거나 이상한 행동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치매라고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도 있다. 특히 뇌의 앞쪽과 옆쪽의 손상으로 시작하는 행동변이형 전두측두치매인 경우 기억력에는 큰 문제가 없어 상당 기간 멀쩡한 사람처럼 돌아다닐 수 있다. 하지만 남의 눈치를 보거나 욕구나 충동을 참는 기능이 떨어져 상대를 배려하지 못하거나 예의가 없어지고,본능적이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음식에 집착하는 경우나 성적충동을 참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반면에 충동을 느끼지 못하거나 의지가 없어지고 무기력해 보이거나 스스로 알아서 하는 일이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우울증처럼 보일 수 있다. 때로는 다양한 사고나 여러 가지 정황을 종합하고 판단하여 현실에 맞게 계획을 수정하거나 일을 추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고집이 세고 집착이 강하며 융통성이 없어 보이게 된다. 성격이 크게 변하거나 감정이 없어져가는 증상을 보이는 치매도 있다. 물건이나 단어의 의미를 모르게 되거나 사람을 몰라보는 증상으로 시작되는 치매도 있다. 거짓말을 장황하게 하거나 헛것이 자꾸 보이는 등 치매의 증상은 다양하다. 이처럼 치매는 종류도 많고 증상도 다양하지만 알츠하이머치매가 가장 흔하고 그다음으로 혈관(성)치매가 많다. ㆍ알츠하이머치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치매의 증상은 대개 알츠하이머치매에 관한 것이다. 치매 중 가장 흔하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치매는 주로 옆머리인 측두엽의 ‘해마’를 비롯한 ‘해마형체’라는 곳이 손상되면서 최근에 있었던 일이나 약속 등 새로운 기억에서 먼저 문제가 생긴다. 시간이 지나면서 뇌의 위쪽과 앞쪽으로 병이 퍼지면서 기존 증상이 점점 나빠지는 가운데 새로운 증상이 나타난다. 옆머리인 측두엽의 다른 부분과 윗머리인 두정엽으로 병이 퍼지면 언어 장애가 시작되고 숫자에 대한 개념과 계산력 그리고 시간에 대한 지남력(현재 자신이 놓여 있는 상황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능력)도 떨어진다. 공간 기억이 떨어져 길을 헤매기 시작한다. 뇌 앞쪽의 전두엽으로 병이 퍼지면 사고능력이 원만하지 못하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이해하지 못해 융통성이 떨어지거나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수행기능 장애가 먼저 나타난다. 다른 치매증상이 악화되는 과정 중에 전두엽 장애가 계속 진행되면 성격의 변화나 이상행동,신경심리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고 대소변을 가리기 힘들어지기도 한다.
    (표)알츠하이머 치매의 단계별 주요 증상
    ㆍ [초기] 기억력 장애부터 시작
    초기에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기억력 장애이다. 앞에서 언급한 치매 환자 박씨는 며칠 전에 있었던 남편의 생일잔치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누군가의 생일파티를 하지 않았느냐고 기억할 만한 단서를 주면 기억해내는 기억력 저하와 달리 기억력 장애는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을 보인다. 대체로 알츠하이머치매 초기에는 지난 일주일간 자신이 경험한 중요한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언어 장애는 사람이나 물건의 이름이나 뜻이 잘 떠오르지 않는 증상으로 시작한다. 적당한 단어를 찾지 못해 말을 더듬게 된다. 말하자면 학습 등에 의한 반복적으로 각인된 이름이나 사물의 뜻을 잊어버리게 된다. 다소 어려운 의미지만 개념적인 과거 기억이 잘 회상되지 않는다. 이해력이 떨어지고 말귀가 어두워진다. 증상이 더 진행되면 표현력이 떨어지고 말이 단순해진다. 계산을 하지 못해 장보기나 경제생활이 힘들어진다. 시간에 대한 지남력이 떨어져서 오늘이 몇 월 며칠이고 무슨 요일인지,올해가 몇년도인지,지금이 무슨 계절인지 모르기도 한다. 장소에 대한 지남력은 그런대로 유지되지만 가끔 익숙한 길도 혼동하여 집을 못 찾기도 한다. 실제로 기억 장애나 언어 장애보다 집을 찾지 못하는 일로 가족들이 치매에 걸린 것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가까운 사람도 못 알아볼 때가 있다. 판단력이 떨어지고 문제해결 능력도 떨어진다. 가벼운 일상생활은 혼자서 가능할 수 있지만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은 점점 불가능해진다. ㆍ[중기] 일상생활이 힘들어져
    중기로 넘어가면 최근 기억 장애가 더욱 심해져서 오전에 한 중요한 일을 오후에 기억하지 못하고 방금 일어난 일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미 한 말을 계속 되풀이하거나 같은 질문을 계속할 수 있다. 식사 하고도 좀 전에 밥 먹은 사실이 기억나지 않아 밥을 안 먹었다고 하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때로는 이 닦은 기억이 남아 있지 않아서 하루에 열두 번도 더 양치질한다. 과거의 기억도 많이 떨어진다. 반복적으로 자주 해오던 일들만 부분적이고 피상적으로 기억해 매일 해오던 일상생활이나 옷 입는 것조차 서툴러진다. 식사, 세면, 목욕은 물론 화장실 갈 때도 도움을 필요로 하게 된다. 대화도 단조로워진다. 시간과 장소에 대한 지남력은 거의 상실되어 계절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며,익숙한 길도 낯설게 느끼고 혼자서 밖에 나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진다. 사람에 대한 기억이 줄어들어 가까운 친지의 얼굴도 잊어버리고, 손자가 누군지 모르는 경우도 생긴다. 무엇보다 전두엽 장애가 악화되면서 일상생활 능력은 더욱 나빠지고 문제행동이 심해진다. 밤에 잠을 자지 않고 서성이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기저귀를 뜯는 경우가 많아지고 화를 잘 내거나 울거나 충동적으로 행동하거나 말이 거칠어진다. 불안·초조해 하고 여러 가지 자극에 반응하지 않고 무감각해지거나 의지가 없어지고 우울해 보이기도 한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물건을 훔쳐간다며 자꾸 물건을 감추는 도둑망상이나,자신을 헤치려 한다는 피해망상, 헛것이 보이는 환각 등의 정신병적인 증상도 나타난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황이 된다. ㆍ[말기] 시간·장소 인지력 완전히 상실
    말기로 접어들면 시간과 장소에 대한 지남력은 완전히 없어지고,사람에 대해서도 배우자나 자식 정도만 겨우 알아보다 시간이 자나면 그마저 못 알아보는 상황이 오게 된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도 모르고 가상과 현실 세계도 분간하기 어려워진다. 뇌기능과 기력이 떨어져서 대체로 누워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문제행동의 강도가 약해져 오히려 간병하기에 수월한 면도 있다. 하지만 대소변을 받아내야 하고 욕창 발생에 신경 써야 하며 음식을 먹여주어야 하는 등 일상생활 전부를 자력으로 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방금 한 일이 기억나지 않아 무슨 행위를 하는지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경우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고 의사 표현도 하지 못하며 본능적 욕구 표현으로 의미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소리를 내기도 한다.
    (위)뇌의구조 / (아래)정상 뇌와 치매 뇌
    혈관치매
    혈관치매에도 종류가 많다. 주로 뇌의 바깥쪽 비교적 큰 동맥이 막혀 발생하는 다발성경색치매와 뇌의 안쪽 아주 작은 동맥이 막혀서 발생하는 피질하혈관치매를 자주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중요한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출혈에 의한 뇌 손상이 생기는 경 우,유전성으로 오는 경우 등 종류가 많다. ㆍ다발성경색치매_ 앞머리 손상 시 충동조절에 문제 생겨
    다발성경색 치매는 큰 동맥이 막혀 갑작스레 크고 작은 뇌경색 증상이 발생한다. 인지 기능이 많이 손상되면서 치매 증상이 갑자기 나타난다. 앞머리가 손상되면 무엇을 하고자 하는 충동이 일지 않거나 충동을 조절하지 못한다. 스스로 알아서 하는 일 이 없어지거나,욕구조절이 안 되거나,화를 잘 내거 나,융통성이 없어지거나 상황판단을 못 하게 되기도 한다. 왼쪽 머리가 손상되면 실어증과 실행증이 생긴다. 주로 이름과 뜻을 몰라서 이해력을 비롯한 언어장애가 발생하고 기술이나 동작에 대한 기억이 떨어져 잘 해오던 기기조작이 서툴러진다. 오른쪽 뇌가 손상되면 시공간 능력 이상으로 공간적인 감각을 상실하거나 눈 에 잘 보이는데도 물건을 제 위치에 두지 못한다. ㆍ피질하혈관치매_ 기억 장애 등 비교적 가벼운 증상 나타나
    피질하혈관치매는 초기에 경색의 크기가 작아서 나타나 는 특별한 증상이 없으므로 무증상 경색이라고도 한다. 무증상이라고 하지만 경색이 조금씩 누적되면 머리가 항 상 맑지 못하고 무겁거나 띵 하고, 머리가 텅 비거나 잘 돌지 않는다고 느낄 수도 있다. 치매로 진행되어도 초기 에는 기억 장애가 알츠하이머치매보다 심하지 않다. 피질 아래층의 백질은 신경섬유가 지나가는 곳으로 운동을 조절하는 신경핵과 시상이 있는 곳이다. 이런 신 경섬유가 손상되면 정보가 원만히 교환되지 않아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정신운동이 느려져 멍청해 보이 거나 우울해 보이고,운동 자극 전달이 제한 받는 경우 가 많아서 대개 행동이 굼뜨게 된다. 참는 자극이 전달되지 않으면 쉽게 화를 낼 수도 있고,화를 내게 하는 자극이 전달되지 않으면 화가 줄어들어 성격이 바뀐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뒤죽박죽된 정보 로 문제행동을 일으키거나 신경심리 증상이 나타나기 도 한다. 신경섬유의 손상 위치에 따라서는 음식을 삼키기 곤란하고 말을 내뱉기 힘들며,사레가 잘 들거나 침을 흘리는 증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 때로는 걷기가 불편하고 자세가 불안정하며, 반복적으로 넘어지고 움 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 손이 떨리거나 근육이 뻣뻣하고, 얼굴 근육이 마비되거나 소변 실수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그림 신인성, 셔터스톡
      글 : 김철수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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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 극복할 수 있다 3  치매로 가는 길목, 경도인지장애 
    치매로 가는 길목, 경도인지장애
    50대 주부 L씨는 최근 들어 사소한 실수를 자주 해 남편에게“정신머리를 어디다 두고 사느냐”는 핀잔을 여러 차례 듣고 혹시 자신이 치매에 걸린 건 아닌지 걱정 이다. 자동차 열쇠나 휴대전화,지갑 등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일은 다반사이고,같은 질문을 몇 번씩 반복하거나 심지어 약속을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물건을 가지러 안방에 들어갔다가 방에 왜 들어왔는지 기억이 안 나 그냥 나오기도 하고,달걀과 두부를 사러 갔다가 엉뚱하게 다른 재료만 잔뜩 사오기도 한다. 불안한 마음에 딸과 함께 병원을 찾은 L씨는 경도인지장애 판정을 받았다. 아직 치매는 아니지만 치매로 진행될 확률이 높은 경우다. ㆍ기억력, 인지 기능 약해졌다면 치매검사를
    경도인지장애는 치매가 되기 바로 전 단계를 말한다. 초기에는 주로 자신만 기억 장애를 느끼고 주위 사람들은 눈치 채지 못한다. 이 시기를 ‘주관적 경도인지장애’라고 한다. 증상이 좀더 진행되어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이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표가 나는 경우를 ‘객관적 경도인지장애’라고 한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장애가 있긴 하지만 다른 인지 기능은 정상인 경우가 많다. 함께 사는 배우자에게는 환자의 기억장애가 드러나기도 하지만 일상생활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따로 사는 가족들은 전혀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직은 치매라고 볼 수 없는 단계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처럼 종류에 따라서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기억력 저하가 아닌 다른 인지 기능의 변화로 시작하기도 한다. 기억 감소가 두드러지고 인지 기능의 감소는 크지 않은 경우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건강한 노인에 비해 10배에 이른다. 이와 달리 기억에는 별문제가 없지만 인지 기능이 떨어진 경우는 피질하혈관성 치매나 전두측두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증상은 행동이 평소와 달리 굼뜨거나 성격이 변하거나 이상행동을 하는 등 다양하다. 따라서 기억력이 많이 떨어졌거나 다른 인지 기능이 약해졌거나 성격이 바뀌었거나 사고나 행동이 굼떠졌거나 다른 사람이 볼 때 사람이 변했다는 느낌을 주면 치매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그 전 단계로 오른쪽의 설문지 조사를 먼저 해보는 것도 좋다. ‘한국형 치매 선별 설문지(대한치매학회)’를 기본으로 한 내용이다. 병원에서는 주로 보호자를 대상으로 조사하지만 가족이나 자신에 대해 스스로 평가해볼 수 있다.
    치매 간단 테스트

    (각 항목의 점수를 ‘아니다’ 0점,‘가끔 또는 조금 그렇다’ 1점, ‘자주 또는 많이 그렇다’ 2점으로 하여 30점 중 총점이 8점을 넘으면 경도인지장애나 치매에 대한 정밀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ㆍ건망증도 소홀히 넘겨선 안 된다
    경도인지 기능 저하는 본격 진행되기 약 5년 전부터 뇌세포가 많이 부서지면서 시작한다. 뇌세포 손실이 많아지면서 인지력이 감소하고 건망증도 심해진다. 뇌손상이 지속되면 경도인장애를 거쳐 치매로 진행된다. 건망증이 시작되기 전 단계에는 우리 뇌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대체로 증상이 나타나기 약 5년 전부터 신경섬유의 인산화가 심해지면서 뇌의 자극전도효율이 떨어진다. 이는 수도관에 찌꺼기가 조금씩 쌓이는 것과 같다고 이해하면 된다. 수도관 안쪽 벽에 찌꺼기가 조금 붙어도 일상생활에서 크게 티 나지 않는다. 그러나 김장을 하는 등 수돗물을 평소보다 많이 사용하면 수압이 약해지고 뭔가 달라진 것을 느낀다. 우리 뇌도 마찬가지다. 뇌의 기능에 문제가 시작되어도 평소에는 건망증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머리를 과하게 사용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과부하가 생길 수 있다. 이럴 경우 이미 능력이 떨어져 있는 뇌는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이러한 요구를 감당하지 못하고 많은 기억을 저장하거나 끄집어내기가 어려워진다. 또한 기억을 야무지게 차곡차곡 저장하지 못해서 빠져나가는 기억이 생기게 되는데 이러한 기억상실을 단순건망증이라고 한다. 대개 단순건망증은 치매와 관련 없고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뇌에 과부하가 걸려서 발생한다. 그러나 반대로 신경섬유의 인산화로 인해 자극전도효율이 감소하고 수용능력이 줄어들어 건망증이 발생한 것일 수도 있다. 즉, 단순건망증도 뇌의 기능 상태가 나빠져서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단순건망증이나 미미한 수준의 신경섬유인산화가 진행된다고 해서 15년쯤 뒤에 치매로 발전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뇌의 노화 속도가 사람마다 다르고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뇌의 노화 속도가 다소 감소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뇌의 노화 속도가 같은 연령대에 비해 빠르다면 추후에 치매에 걸릴 가능성은 높아진다. 그래서 단순건망증이나 뇌의 작은 변화도 치매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방치할 수 없다.
    치매 예방, 40~50대부터 시작해야

    ㆍ치매 예방, 40~50대부터 시작해야
    필자의 옆집 할머니가 한 달간 정신이 오락가락하고 전혀 운신을 못 한 채 누워서 미음 정도만 받아 드시다가 결국 운명하셨다. 보통 이런 경우에 노환으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엄밀하게 보면 이처럼 정신이 명료하지 않은 상태는 치매다. 만약 이 분의 투병기간이 길어서 정신이 혼미한 시기가 장기간 지속되었다면 가족들은 치매라고 인식했을 것이다. 수명이 길어지면 치매 환자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제 치매는 원하지 않아도 내 미래의 모습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누구에게나 치매를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세상이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40~50대부터 치매를 예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시기가 다소 이르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뇌의 변화를 세월의 흐름에 따라 살펴보면 이해하기가 쉽다. 뇌세포에 스트레스가 누적될 경우, 빠르면 40대 중반부터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독성물질이 뇌세포 밖에 쌓이기 시작한다. 베타아밀로이드가 약 5년간 계속 축적되면 세포 내 신경섬유의 타우단백이 과인산화되어 신경섬유가 병들기 시작한다. 이런 과정이 5년쯤 더 지속되면 뇌세포가 사라지기 시작한다. 이러한 뇌세포 사멸(死滅)이 5년쯤 더 진행되어 뇌세포가 많이 줄어들면 기억장애가 심해지는 경도인지장애가 된다. 경도인지장애가 5년쯤 더 진행되면 치매 확률이 높아진다. 비록 나이가 젊다고 해도 하루하루를 술,담배,심한 스트레스,무절제한 생활 등으로 뇌를 골탕 먹이면 뇌는 조금씩 골병이 들어간다. 개인 차가 있지만 대체로 40대 중반부터 골병의 흔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베타아밀로이드가 뇌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초기에는 이러한 뇌의 변화를 알아내기가 어렵고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서야 일반적인 진단 기법으로 뇌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최근 들어 여러 가지 진단기법이 발달해 뇌의 초기 형태적 변화인 베타아밀로이드의 축적 여부도 진단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40대에 아무런 치매 증상이 없는데 고가의 검사를 받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결국 치매 예방은 이렇게 뇌가 병들어가는 과정을 이해하고 젊은 시절부터 생활습관을 바로잡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뇌도 늙어간다. 치매에 걸리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똘똘한 뇌 기능을 오래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수년 전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100세 넘은 노인이 지게를 지고 경운기를 운전하는 모습이 소개된 적이 있다. 물론 경운기를 젊은 시절처럼 완벽하게 다룰 수 없지만 그분은 다른 동년배 노인들과 달리 경운기를 조작할 수 있을 정도로 젊은 뇌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치매예방 노력은 치매에 걸리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지만 그분처럼 ‘똘똘 백세’가 되기 위해서도 반드시 생활화해야 한다. 그림 신인성
      글 : 김철수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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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 극복할 수 있다 4  치매 환자와 더불어 살기 & 치매 예방 생활  
    치매 환자와 더불어살기
    매에 걸린 85세 된 시어머니를 3년째 모시고 있는 C씨는 우울증과 화병으로 한참 힘들었다. 잘못하면 자신이 먼저 세상을 포기하고 말겠다 싶어서 정신 바짝 차리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애썼지만 어쩔 수 없이 한계에 부딪히게 된 것이다. 가슴이 답답하고 소화가 잘 안 되며 몸이 부서지게 아프고 천근만근인데도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언제까지일지 기한도 정해져 있지 않은 답답한 생활을 견디다 못해 화병에 걸린 것이다. 치매 환자와 함께 사는 것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다. 경제적·시간적 손실 이외에도 환자가 보이는 이상행동과 신경심리 증상으로 인한 피해는 환자나 가족 모두가 겪어야 하는 고통일 수밖에 없다. 치매 환자와 더불어 잘 살려면 치매에 대해서 좀더 많이 알아야 한다. 환자가 보이는 행동심리 증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며 치매 종류에 따른 다양한 특징을 알고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 사회적 지원을 받는 방법도 알면 도움이 된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평소 유지해야 할 생활습관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ㆍ환자 부양 요령 익히고 환자를 존중해야
    치매 환자를 모시면서 생기는 가장 큰 문제는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환자와 대화도 제대로 안 되고 반복되는 수준 이하의 행동에 화가 나기도 한다. 대부분의 일상생활을 도와주어야 하고 환자에게서 잠시도 눈을 떼기가 어렵다. 치매 환자 간병은 대부분 비생산적인 노동이라 정신적인 피로가 커지고 경제적인 부담도 만만치 않다. 환자를 잘 부양하려면, 가족들이 피로해지기 쉬운 주부양자의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 가족 모임을 통해 부양 대책과 고통 분담을 논의해야 한다. 치매 환자를 모시면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대처 방법은 물론 간병 기술을 익혀야 한다. 치매와 치매 환자에 대해서 많이 알아야 한다. 치매에 걸리면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로 생각하고 함부로 대하는 경우가 많다. 비록 치매에 걸렸다 해도 환자는 존중받아야 한다. 매사에 온전하지 못하고 여러 가지 모자라는 부분이 있어도 무시하거나 반말을 하거나 함부로 대하지 말고 인격체로 대해야 한다. 치매 가족은 지옥에 살고 치매 환자는 천국에 산다는 말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말이다. 치매 환자도 감정과 고통을 느낀다. 여러 가지 기억과 인지 기능이 부족하고 생각이나 행동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아 스스로 혼란스럽고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불안해한다. 그러나 자신이 틀렸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혼란한 상황을 정리하고 극복하는 능력이 부족해 그 순간 머리에 떠오르는대로 행동하므로 돌발적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거나,모자라고 융통성이 없고 고집 스럽게 보일 수밖에 없다. 치매 환자가 왜 이상행동을 보이는지 이해하면 갈등의 요소를 줄일 수 있다. 판단 능력이 부족한 환자에게 야단을 치면 야단맞는 이유를 몰라 주눅이 들고 자신감 상실로 그나마 조금 유지되던 정신이 혼란스러워져 증상이 나빠진다. 또한 감정 변화가 심해지고 때로는 피해망상까지 생길 수 있다. 치매 초기에는 일상생활에서 빨래개기, 채소다듬기 같은 작은 일이라도 환자가 할 수 있게 하면 자신감과 함께 가족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 일방적인 보호는 환자의 의지와 자율성을 쇠퇴시키고 뇌를 자극하지 못하므로 가능하면 무언가 나름대로 해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좋다. 수면과 식사, 배변, 위생 등의 기본적 생리활동을 우선적으로 잘 관리해준다. 고독하거나 불안하지 않게 누군가 옆에 있어주는 것이 좋다. 자존심 상하지 않게 하고, 남아 있는 능력을 활용하게 하고 가능하면 누워 지내지 않게 해야 한다. 행방불명이나 골절상이나 화재 같은 예측하지 못한 돌발상황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치매 환자는 가족에게서 버려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크고 모든 것이 불안하게 느껴지고 무섭기 때문에 누군가가 옆에 없으면 안절부절 못해 왜 집에 안 오느냐고 보채는 것을 타박하면 안 된다.
    지난해 9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8회 치매극복의 날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치매 진단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있다.
    ㆍ노인장기요양보험 등 사회의 도움 받아야
    치매가 진행되면서 환자는 여러 가지 문제행동과 신경심리적 증상이 심해져서 미운 치매가 되기도 한다. 치매 환자가 보이는 행동심리 증상에는 무감동·우울·불안·초조 등의 심리적 증상과,망상·환각 같은 신경정신병 증상과 수면장애가 나타나거나 밤중에 배회하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행동이상이 있다. 이러한 행동심리 증상이 심해지면 가족들을 힘들게 하고 미운 치매가 될 수 있다. 증상에 대한 약물 치료나 그 밖의 비약물적 치료로 가족과 생활하기 좋은 예쁜 치매가 되도록 도와야 한다. 치매 환자를 한 가족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사회 공동체의 문제로 인식되면서 지원시스템이 생겨났다. 2014년 7월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 5등급(치매특별등급) 실시로 치매에 대한 지원이 확대된 것이다. 치매가 의심되면 가족이나 대리인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지사를 방문하거나 국민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보험 홈페이지(www.longtermcare.or.kr)에서 장기요양 인정신청서 서식을 다운받아 신청하면 된다. 공단 직원이 신청 환자의 거주지를 방문하여 조사해 1차 판정을 한 후 의사소견서를 참조하여 등급판정위원회가 최종 판결을 내린다. 등급을 지정받은 환자는 그에 합당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사회활동에 즐겁게 참여하는 것은 치매 예방에 도움된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열린 실버합창대회 모습
    ㆍ치매를 예방하는 6가지 생활수칙
    치매는 잘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치료가 쉽지 않기 때문에 다른 어떤 질병보다도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 오늘 하루하루 잘못된 생활은 고스란히 뇌세포에 스트레스로 누적되어 골병이 들어간다. 백세시대에 병든 노후가 길어지면 치매 앓는 기간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아진다. 바로 예방적 삶이 중요한 이유다. 뇌세포를 오래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뇌에 혈액순환이 잘 되게 하고 뇌세포를 잘 발달시키고 뇌손상을 최소화해야 한다. 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잘 먹고 둘째, 잘 자고 셋째, 열심히 운동하고 넷째, 열심히 다양하게 살고 다섯째, 뇌에 해로운 술·담배 등을 멀리하고 여섯째, 하루를 되돌아보고 내일을 설계하면서 살아야 한다.
    첫째, 잘 먹는다는 것이 산해진미를 많이 먹어야 된다는 뜻은 아니다. 바르게 먹어야 한다는 말이다. 조금 모자라는 듯 먹는 것이 좋다. 뇌는 에너지원으로 주로 포도당을 사용하기 때문에 오래 굶어 저혈당이 되거나,폭식이나 과식으로 혈당이 높아지는 것은 좋지 않다. 세포막과 세포 내 구조물의 막과 신경망의 바깥 구조물인 수초는 오메가3 불포화지방산이 중요한 구성 성분이다. 체내 합성이 안 되는 필수지방산이므로 매일 적당하게 섭취해야 한다. 등푸른생선과 견과류(특히 호두)와 식물성 기름(특히 들기름)이 좋다. 기타 항산화제로 식물성 색소가 풍부한 채소나 과일도 좋다. 비타민 B와 C, E 등도 적당량 섭취해야 한다. 둘째, 잘 자는 것도 중요하다. 잠자는 동안은 활성산소,유리기,베타아밀로이드 같은 독성물질이 적게 발생할 뿐 아니라 독소 제거가 잘 된다. 잠든 기간에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과도한 활동으로 인해 과흥분된 교감신경은 진정된다. 교감신경이 과흥분되면 혈관이 수축되고 특히 작은 혈관에서는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수면은 이러한 혈액순환 장애를 개선한다. 뇌에 부가된 불필요한 흥분이 제거되면 잡다한 기억이나 고민이 없어지고 뇌가 새롭게 된다. 하지만 너무 많이 자면 오히려 뇌가 약해질 수 있다. 셋째, 열심히 운동하는 것은 뇌의 혈류 순환을 증가시키고 여러 방면으로 뇌를 각성시키며 신경 성장인자를 많이 생산하여 뇌의 손상을 회복시킨다. 또한 엔도르핀·세로토닌 등의 신경 전달물질의 분비를 증가시켜 기분전환을 가져오고 땀을 배출하여 교감신경의 과흥분을 줄여주며 내분비 기능도 튼튼하게 만든다. 기(氣)가 우리 몸을 한 바퀴 도는 데 32분 정도 걸리므로, 약간 힘든 정도의 강도로 매일 30분 이상 운동하는 것이 좋다. 넷째, 열심히 사는 것은 육체적·정신적 자극으로 뇌를 발달시킨다.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다. 갑의 입장보다는 을의 입장에서 사회생활 하는 것이 두뇌를 발달시키기에는 더 좋다. 다양한 취미를 가지는 것도 좋다. 타성이나 습관에 안주하기보다는 불편하거나 새로운 일을 피하지 않고 슬기롭게 극복하는 과정도 뇌를 자극한다. 익숙하거나 항상 해오던 일은 더 이상 뇌를 자극하기 어려우니 생활의 폭을 넓히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여 약간의 긴장을 즐기는 것이 좋다. 다섯째, 술·담배·마약 연탄가스처럼 뇌에 해로운 물질을 멀리하고 뇌에 물리적 충격을 주지 않는 것이 좋다. 여섯째, 하루의 일과를 돌이켜보는 것은 기억력을 키우는 좋은 습관이고 반성과 내일을 설계하는 것은 전두엽을 발전시키는 방법이며,치매에 걸리더라도 예쁜 치매가 될 가능성을 높여준다. 이상으로 치매를 예방하는 생활수칙을 정리해봤다. 단순하고 쉬운 것 같지만 막상 실천하기 쉽지 않은 내용이다. 모든 수칙을 철저히 지킬 수 없겠지만 되도록 많이 실천하고 노력하면서 사는 것이 치매를 멀리하는 지름길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뇌의 노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치매는 이미 증상이 나타나거나 발병한 근거에 의존하여 치료하기보다는 증상이 없는 단계라도 추정적인 사고를 통해 예방적인 삶과 뇌를 보호하는 예방적인 치료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치매가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남의 얘기나 아주 먼 훗날의 일이 아니며 백세시대에 피할 수 없는 동반자임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그림 신인성 사진 조선일보 DB
      글 : 김철수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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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 극복할 수 있다 5  치매를 치료하는 다양한 방법
    치매를 치료하는 다양한 방법
    L여사는 76세에 알츠하이머치매 초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약을 먹으면 일정 기간 약간의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고 진행을 조금이나마 늦출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열심히 치료 중이다. 같은 해에 비슷한 조건을 가진 동갑내기 O여사도 같은 치매 진단을 받았는데 자식들이 치매는 불치병이라고 판단 내리고 치료를 받게 하지 않았다. 약 3년간 꾸준히 약물을 복용한 후 L씨와 치료를 받지 못한 O씨의 상태를 비교해보니 많은 차이가 나타났다. L씨는 약물 이외에도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제공하는 사회성과 따뜻한 보살핌으로 아직 초기치매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 데 비해, O씨는 성격이 이상해지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주로 누워만 지내는 등 중기 또는 말기 치매 증상을 나타내고 있다. 치매 이야기 마지막 편에서는 현재 치매 치료약으로 많이 이용되는 인지기능개선제가 어떤 작용으로 치료 효과를 보이는지 비유를 들어 살펴볼까 한다. 더불어 한의학적 치료 개념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치매 치료의 중요한 한 부분인 이상행동과 신경심리 증상으로 인한 미운 치매를 치료하는 내용은 다루지 않는다. ㆍ뇌는 릴레이 경주 경기장과 같다
    큰 운동장에서 오랜 시간 릴레이 경주가 펼쳐지고 있다. 아주 드물게는 100년 넘게 진행되는 경주가 진행되는 운동장이 있지만,대부분의 운동장은 80년 조금 넘는 동안 경주가 진행된다. 경주가 멈추면 그 운동장은 생명을 다해 폐기된다. 대체로 경주를 시작한 지 오래된 경기장일수록 선수가 많이 줄어들어 남아 있는 선수들의 피로도 심해진다. 트랙에는 흠집이 생기고 운동장 밖에는 쓰레기가 쌓여 보수할 수 있는 자재 공급이 잘 안 된다. 오랜 기간 경주가 진행되다 보니 뛸 자격을 전해주는 바통도 많이 줄어들었고 그나마 남아 있는 것은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처럼 약해져 있다. 똑같이 80년 된 운동장인데도 어떤 곳은 활기차게 경주가 진행되고 있지만 어떤 운동장은 선수도 부족하고 바통조차 모자라서 경주의 재미가 없다. 여기서 ‘운동장’은 두뇌를 말한다. ‘운동선수’는 신경 원세포이면서 신경 흥분을 전달하는 주체이다. ‘트랙’은 흥분이 전달되는 통로인 신경섬유이며, ‘바통’은 다른 신경에 흥분을 이어주는 신경전달 물질이다. ‘트랙의 흠집’은 신경섬유가 손상된 것이고‘쓰레기’는 베타아밀로이드와 같은 찌꺼기이다. ‘활기차게 경주가 진행되고 있는 운동장’은 똘똘한 사람의 뇌이고,‘경주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재미가 감소한 운동장’은 치매 환자의 머리를 비유한 것이다. 경주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즉 치료에 기술적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그 이유는 엄격한 룰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운동장에 새로운 선수들을 보강할 수 없는 룰이다. 뇌세포는 해마나 뇌실 주위에서 제한적으로 재생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이 재생되지 않는다. 새로운 선수를 투입하려면 뇌를 이식하거나 줄기세포를 이용해야만 가능하다. 그나마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은 새롭고 튼튼한 줄기세포를 넣어주는 것이다. 하지만 방법이 만만치 않다. 새로운 선수인 줄기세포를 운동장에 투입할 수 있다 해도 제대로 기존 트랙으로 발을 뻗고 뛰게 하기는 쉽지 않다. 즉 선수를 보강하는 것은 아직 연구 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트랙의 흠집,즉 신경섬유의 인산화를 예방하거나 보수하는 것도 쓰레기인 베타아밀로이드를 줄이거나 치우는 방법도 아직까지는 뚜렷한 것이 없다. ㆍ치매 치료에 주로 쓰는 인지기능개선제
    현 시점에서는 지친 선수들이 분발하도록 독려하는 수밖에 없다. 치매환자의 릴레이경주는 선수뿐만 아니라 바통이 부족하여 경주가 더욱 재미없어지기 쉽다. 재미가 없다는 말은 인지기능이 떨어진 것을 말한다. 이때 선수를 보강하거나 운동장의 환경을 개선하지는 못하더라도 잘 부서지고 있는 바통을 단단하게라도 해주면 바통 부족으로 뛰지 못하던 선수가 뛰게 되면서 경주의 재미도 조금 살아나게 된다. 다음은 현재 치매 치료에서 많이 사용되는 약의 작용기전에 대한 설명이다. 첫 번째는 뛰는 자격을 전달해주는 바통을 감아주고 잘 부서지지 않게 하는 방법이다. 80년쯤 뛰어온 선수는 다리를 절뚝거리고 지쳐 있다. 억지로라도 뛰지 않고 멈추면 그대로 영영 쓰러져버릴 가능성이 가능성이 많다. 치매 환자의 경우 바통이 부족해서 뛰는 자격을 얻지 못하고 쓰러지는 선수가 증가한다. 즉 뇌세포가 정상상태인 경우보다 잘 부서지면서 치매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다. 테이프는 바통의 손상을 방지하는,즉 신경전달물질의 분해를 억제하는 물질로서 인지기능개선제라고 한다. 현재 치매치료제로 주로 사용되는 약들이다. 바통이 많아지면 뛸 수 있는 선수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선수들의 능력을 끝까지 불사르게 하므로 그냥 내버려두는 것보다는 일정 기간 운동장의 활력이 개선된다. 이런 결과로 치매 증상이 어느 정도 호전되고,치매 진행을 조금 늦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지친 선수가 뛰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대체로 약을 먹은 지 4~5년 정도 지나면 선수도 계속 줄어들지만 바통을 받는 왼손이 부어올라 못 쓰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런 경우를 수용체가 감소하거나 수용체의 저항성이 증가되었다고 한다. 즉 약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다른 방법을 사용한다. 두 번째 방법으로는 왼손에 쥐어주던 바통 대신 왼손이든 오른손이든 쥐어줄 수 있는 양손용 바통을 준비하는 것이다. 새로운 바통으로 새로운 수용체인 오른손으로도 받으면 또 일정 기간 선수들이 더 뛸 수 있는 것이다. 세 번째는 바통을 전해주러 오는 선수들을 분발시켜 바통을 쉽게 전달하게 만들어 수용체가 덜 손상되게 하는 약도 있다. 네 번째는 바통을 전해주러 오는 선수들 사이에 경기와 관련 없는 다른 선수들이 섞여 들어와서 진짜 선수들이 트랙을 제대로 뛰기 어렵다고 보고 가짜 선수들의 출입을 제한하여 트랙을 조금 쉽게 뛸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주로 중증 치매 환자들에게 많이 사용하는 약이다.
    치매는 릴레이 경주처럼 뇌의 신경전달이 잘 되지 않아서 생긴다.
    ㆍ뇌세포의 체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해
    기타 치료법으로 시냅스를 늘리는 방법도 있다. 치매재활치료는 주로 시냅스 늘리는 방법을 택한다. 치매예방수칙 중에 시냅스 늘리기를 목표로 하는 것도 있다. 약물로 시냅스를 늘리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냅스를 늘리는 것은 도로망을 발달시키는 것과 같다. 도로망이 발달되면 자산가치가 올라가고,가용자산이 늘어나듯 신경망이 발달되면 뇌세포라는 재산이 적어져도 돈 없는 표시가 덜 나게 되고,나이 들어 도 머리가 좋아 보이는 하나의 방법이 된다. 이와 다른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활력이 떨어진 뇌세포의 체력을 키우는 방법이다. 지친 선수들의 체력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체력을 키우면 바통을 전해주면서 억지로 뛰게 하는 것보다 훨씬 오랫동안 잘 뛰게 될 것이다. 선수에게 물도 주고 다리도 주물러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방법 중에는 한의학적으로 보(補)하는 방법도 있다. 의학적 관점에서는 뇌를 보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큰 효과가 없다고 본다. 대부분의 뇌세포가 재생되지 않고,수용성 물질과 분자량이 큰 물질은 뇌에 들어갈 수 없는 혈뇌장벽이 있기 때문에 보하기가 어렵다고 본다. 즉 인위적으로 뇌세포를 좋게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뇌세포를 본래의 상태보다 좋게 만들기는 힘들다. 하지만 활력이 떨어진 뇌세포를 본래의 능력으로 되돌아오게 할 수는 있다. 뇌세포는 살아 있거나 죽은 세포로만 구별되는 것이 아니다. 살아 있는 세포도 어떤 세포는 50%,어떤 세포는 70%, 또 어떤 세포는 90%로 활성도가 다양하다. 100% 이상의 활력을 갖게 하기는 어렵지만 50%를 70%로, 70%를 90%로 만드는 것은 가능할 수 있다. 신경세포의 활력이 감소되면 신경말단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 물질도 감소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현대의학은 신경전달 물질을 보강하고 한의학은 신경세포의 체력을 회복시키는 데 중점을 둔다. 체력 회복은 신경세포의 ‘재생’이 아닌 ‘재활’을 목표로 삼는다. 치매 환자의 인지기능은 일정하지 않고 기복이 심하다. 어떤 날은 멀쩡하고 어떤 날은 증상이 심해진다. 이처럼 기복이 있는 만큼 치료의 여지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인지기능개선제는 뇌기능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뇌를 용쓰게 하는 방법이다. 금방이라도 지쳐 주저앉으려는 선수를 끝까지 용쓰게 하는 좋은 치료법이지만 선수의 체력이 회복되는 것은 아니어서 사용에 한계가 있다. 경도인지장애나 치매가 아닌 경우에는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다. ㆍ생활습관 개선과 예방치료 효과적
    이와 달리 뇌세포를 보하는 방법은 치료 효과뿐만 아니라 예방 효과도 있다. 예방 효과가 있기 때문에 경도인지장애 이전 단계에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과음하거나 흡연하거나 과로하면 외형상 표가 나지 않지만 상처받는 뇌세포가 증가한다. 이런 일을 피해가야 하지만 이미 생긴 상처는 빨리 아물게 해야 한다. 보하는 것은 뇌기능을 돕는 작업으로 뇌세포의 미세상처 회복에 일정 부분 효과가 있을 것이다. 젊은 사람의 뇌는 뇌세포 부자이다. 나이 들수록 재산, 즉 뇌세포는 점점 줄어들고 재산가치인 세포의 기능도 줄어들어 가난한 뇌가 되어간다. 뇌세포는 늘어나지 않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생 동안 줄어들기만 한다. 젊은 나이에는 마취하거나 과음하거나 머리를 좀 다치거나 심한 탈수 증상 등이 있어도 뇌가 나빠지는 증상이 쉽게 나타나지 않지만 치매 환자가 수술받기 위해 마취하거나 장염으로 탈수가 심해지거나 빈혈이나 영양실조 상태 등에 빠지면 가난한 사람이 조금만 과용해도 표가 나듯 바로 치매 증상이 악화된다. 이미 경도인지장애나 치매가 되고 난 후 치료하는 것은 좋아질 여지가 많지 않다. 가난해지기 전에 미리 절약하는 습관,즉 치매예방 생활습관을 준수하고 돈이 세는 구멍을 막듯이 뇌를 보하는 예방치료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그림 신인성 사진 셔터스톡
      글 : 김철수 킴스패밀리의원·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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