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분비 돕는 ‘에너지 해산물’
매년 겨울 유난히 추위를 더 타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리 옷을 두껍게 입어도 소용이 없다며, 오한과 함께 손발의 차가움을 호소한다.
이런 증상이 지속될 경우,갑상선호르몬 이상에 의한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인체의 대사기능을 조절하는 갑상선호르몬이 적게 분비되는 것을 말한다.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당연히 추위를 많이 타게 된다.
따라서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의 경우 식생활에 있어서도 갑상선호르몬 생성을 촉진할
수 있는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갑상선호르몬 생성을 도와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완화해주는 성분으로 셀레늄을 꼽는다.
따라서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들이라면 셀레늄이 풍부한 식품을 염두에 두고 식단을 짜야 한다.
셀레늄은 해산물에 비교적 많이 들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셀레늄이 풍부한 어패류로 먼저‘바다의 우유’라는 별명을 지닌 굴을 꼽을 수 있다.
한국영양학회에서 권하고 있는 셀레늄의 일일권장섭취량은 30∼60㎍이다.
그런데 잘 익힌 굴에는 100g당 154㎍의 셀레늄이 들어 있다.
셀레늄이 갑상선기능저하증에 유익한 이유는 갑상선호르몬 생성에 셀레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
이다.
갑상선은 요오드와 아미노산을 합성해 티록신(T4) 호르몬을 만든다.
T4 호르몬이 우리 몸에 작용하기 위해선 간 등의 조직으로 옮겨져 트리요오드티로닌(T3) 호르몬으로
바뀌어야 한다.
T3 호르몬이 바로 갑상선호르몬이다.
그런데 T4가 T3로 바뀌기 위해 필요한 보조효소가 셀레늄이다.
따라서 인체 내에 셀레늄이 부족하면 갑상선호르몬 분비에 문제가 생기며 이로 인해 저체온증 등 각종
기능 저하 증세가 나타난다.
최근 셀레늄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촉진해 남성 갱년기 예방에도 좋은 성분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또 활성산소에 의한 수정체 혼탁을 방지해 백내장도 예방해준다.
굴은 셀레늄 외에 인체에 유익한 영양성분을 많이 지니고 있다.
우유 못지않게 단백질 함량이 높으며,뇌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DHA와 비타민 등의 성분도 풍부하게 함유
하고 있다.
철분도 많아 빈혈 예방에도 좋다.
특히 서양에서는 굴이 한때 정력제로도 인기를 끌었는데 전혀 근거 없는 얘기가 아니다.
정자가 만들어지기 위해 필요한 성분이 아연인데, 바로 굴에 아연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아연은 정자의 숫자와 활동성을 향상시키고 성 능력을 배가한다.
희대의 바람둥이로 역사에 이름을 남긴 카사노바는 매일 아침 50개씩의 생굴을 먹었다고 한다.
포장마차의 술안주로도 흔히 등장하는 홍합 역시 다량의 셀레늄을 함유하고 있는 식품이다.
100g당 약 40㎍의 셀레늄이 홍합에는 들어 있다.
홍합살 한 점을 10g 정도로 계산했을 때 홍합탕 속의 홍합살 열 점만 먹으면 일일섭취량을 충분히 채울
수 있는 셈이다.
홍합에는 간 해독에 유익한 타우린과 핵산 등의 성분도 많이 들어있다.
타우린은 숙취는 물론 피로 해소도 돕는다.
이와 함께 비타민 B12, B2, C, E, 엽산 등 각종 비타민이 풍부하고,셀레늄 외에 철,요오드 등의 미네랄도풍부해 빈혈 예방과 노화 방지,피부 미용에 매우 좋다.
홍합의 감칠맛은 글루탐산, 글리신, 알라닌 같은 아미노산 성분이 조리과정에서 만들어내는 것이다.
낙지 역시 셀레늄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해산물이다.
낙지 등 문어과 해산물의 경우 100g당 44.8㎍의 셀레늄을 함유하고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환자라면 낙지연포탕 등의 메뉴를 이번 겨울 즐겨 먹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낙지는 굴 못잖게 자양강장제 식품으로도 유명하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실제로 “영양부족으로 일어나지 못하는 소에게 낙지를 서너 마리만 먹이면 거뜬히 일어난다”는 글귀가 적혀 있다.
특히 이와 관련, 낙지에서 주목할 성분이 히스티딘이라는 아미노산이다.
성장기의 필수 아미노산으로 통하는 히스티딘은 성적 욕구 및 능력을 향상시키는 아미노산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히스티딘이 근육을 수축시키고, 혈관을 확장시켜 발기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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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이경택 문화일보 문화부장 ktlee@munhwa.com / 사진 =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햇살 담은’ 기관지藥… 점막 촉촉·기침 싹 ‘호박고지’
호박 영양이 그대로 농축
비타민A, 세포재생 촉진
감기에 좋고 야맹증 예방
건조 과정 비타민D 듬뿍
칼륨 풍부 … 혈관 깨끗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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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고지는 호박을 얇게 썰어서 말린 것으로 보통 물에 불려 나물로 쓴다.
호박고지는 호박오가리로도 불리는데 ‘오가리’는 ‘오글다,
오그라지다’와 관련된 낱말로 말린 호박의 모습에서 나온 단어다.
호박고지는 호박을 생으로 말려서 만들기 때문에 호박의 영양성분이 농축된 상태로 들어 있다.
호박고지에서 특히 주목할 성분은 비타민A로 체내에서 전환되는 베타카로틴이다.
비타민A는 우리 신체의 기본 단위인 세포 중에서도 점막세포의 생성을 돕는 성분이다.
비타민A가 구강,기도,위,장의 점막을 보호할 수 있는 것도 점막 세포 재생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비타민A가 부족해 점막 생성이 원활하지 못하면 잦은 기침이 나게 된다.
또 바이러스 등 외부 질환 균이 체내 침입할 때 우리 몸의 일차 방어선이 기관지 점막의 상피세포인 만큼
목감기 예방에 비타민A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성분이다.
비타민A는 또한 세포의 산화를 막아주는 항산화제 역할을 한다.
그리고 눈의 망막에 있는 로돕신(rhodopsin)의 생산을 도와 야맹증을 예방해준다.
야맹증에 좋은 식품으로 당근을 추천하는 것도 당근에 베타카로틴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비타민D 역시 호박고지에서 눈여겨볼 성분이다.
모든 동식물은 햇빛을 받으면 비타민D를 합성해낸다.
호박고지 역시 건조되는 과정에서 비타민D를 많이 만들어낸다.
비타민D는 골격 성장 및 유지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칼슘의 체내 흡수와 골다공증의 예방·치료를 돕는다.
인체에 비타민D가 부족하면 아무리 칼슘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는 멸치를 많이 먹어도 ‘말짱
도루묵’이 된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칼슘이 제대로 흡수되지 못한다.
비타민D는 혈액 속을 떠돌다가 소장에 작용해 음식으로부터의 칼슘 흡수를 촉진한다.
최근에는 목감기 등 면역성 질환과 관련된 비타민D의 효능에 관해서도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외국에서의 한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D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인한 질환도 예방해주는 것
으로 밝혀졌다.
이는 비타민D가 신체의 초기 면역계를 자극하고, 염증반응을 조절하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주장
했다.
또 세계적인 비타민D 권위자로 미 보스턴대 교수인 마이클 홀릭 박사는 최근 발간한 저서 ‘건강
솔루션 비타민D’(푸른솔)에서 비타민D가 골다공증은 물론,심장질환,암,자가면역질환,우울증,불면증,
관절염,당뇨병,만성통증,건선,섬유근육통,기타 만성질환 등을 예방하고 치료해 준다고 주장,학계
에서 비상한 관심을 받기도 했다.
호박고지에는 칼슘과 칼륨 등의 미네랄 성분도 농축된 상태로 들어있다.
특히 칼륨의 경우 100g당 무려 3105㎎이 들어있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제안한 칼륨의 한국인 하루 충분 섭취량(4.7g)에 거의 육박하는 수치다.
칼륨은 나트륨을 배출해 고혈압을 예방해줄 뿐 아니라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해 혈관을 깨끗하게
해주므로 동맥경화, 뇌졸중에 좋다.
그 외에도 호박고지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에도 도움이 되고 대장암 예방에도 좋다.
물론 체중 감량에도 당연히 효과가 있다.
또한 감기를 예방해주고 피부도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비타민C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비타민C는 체내에서 피부노화 방지 성분으로 알려진 콜라겐 생성을 돕는다.
콜라겐은 피부에 탄력을 준다.
또 비타민C는 간의 해독 과정에 유익하다.
특히 해독 1차과정에서 발생한 활성산소가 다시 간에 손상을 입히는 것을 방지해준다.
그래서 비타민C가 부족하면 간의 2차 해독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해 결국 간이 손상되는 사태가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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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이경택 문화일보 문화부장 ktlee@munhwa.com / 사진 =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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