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OH/文化財사랑

불멸의 시간이 기록으로 인정받기까지

浮萍草 2016. 1. 20.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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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전쟁 중에도 붓을 놓지 않다
    외로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지만,이순신은 한 번도『난중일기(亂中日記)』라는 제목의 책을 써본 적이 없다. 다만 13만여 자에 이르는 자신의 일기를 묶어『임진일기』『병신일기』『정유일기』등의 표제를 붙여놓았다. 이 일기들이 『난중일기』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은 정조 때로 임진왜란 발발 200년이 되는 1792년(정조 16년)에 왕은 이순신을 영의정으로 가증(加贈)했다. 아울러 이순신의 글과 그에게 준 글들을 모아『이충무공전서』를 편찬했다. 이때 편찬자들이 ‘전란 중의 일기’를 묶어 편의상 『난중일기』라는 이름을 붙여 오늘날까지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난중일기』는 이순신이 해군사령관이었던 임진왜란 기간 중 군중(軍中)에서 직접 쓴 친필 일기다. 모두 9권의 책으로 구성돼 있으며 임진왜란 발발(1592년 1월) 이후부터 그가 1598년 11월 노량해전에서 전사하기 직전까지 7년 동안의 기록을 담고 있다. 비록『을미년일기』(1595년 분) 1권이 전해지지 않지만『이충무공전서』에 수록된 일기에는『을미년일기』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구성 면에서는 거의 완전하다 고 볼 수 있다. 왜란 속에 태어난『난중일기』는 현재 충남 아산 현충사의 충무공 이순신기념관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다. 이순신이 전사한 뒤 본가에서 대대로 보관해 일제강점기에도 유실되지 않고 잘 보존되어 왔으나 1960년대 한 차례 도난을 당하고 되찾은 후부터는 소유자인 문중의 허락을 받아 이곳에서 관리하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닳은 부분과 꺾임, 얼룩 등의 손상이 발견되어 문화재청 문화재보존과학센터가 2014년 9월까지 모두 보존처리를 끝냈다. ㆍ단순한 기록물, 그 이상의 가치
    『난중일기』는 400여 년 전 당시 전쟁의 해군 최고 지휘관이 직접 군중의 상황을 기록한 일기로 전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을 수 없다. 일기에는 날마다 있었던 군대 안에서의 생활,교전 상황, 국정에 관한 솔직한 감회는 물론 나라와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있다. 이밖에도 가족·친지·부하·장졸·내외 요인들의 내왕,부하들에 대한 상벌,충성과 강개의 기사,전황의 보고,장계(狀啓) 및 서간문(書簡文)의 초록 등이 실려 있어, 임진왜란의 연구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자료로 여겨진다. ‘세계 최초의 장갑선(裝甲船)’이라고 알려진 거북선에 관한 기록도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순신이 직접 전통 한지에 붓으로 기록한 친필본 일기라는 점에서도 그 가치가 있다. 초서체 형태의 한문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문장이 간결하면서 서체 또한 매우 아름다워 문학적으로도 그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이다. 이처럼 『난중일기』는 그 희귀성과 원형성, 기록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1962년에는 국보 제76호로 지정되었고 지난 2013년 6월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수백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우리 곁에서 삶의 지혜와 참된 리더십을 일깨워주는『난중일기』선조들의 노력으로 그 불멸의 기록이 지금까지 이어진 것처럼, 오늘날 우리의 역할이 후대의 오늘을 만든다는 사실을 잊지 말도록 하자.


          글‧박병모(여주대학교 세종리더십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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