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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여행에 금성을 거쳐야 하는 이유

浮萍草 2015. 10. 14. 13:13
    사진1. /나사 제공
    항공우주국(NASA)은 9월 29일 새벽 화성 표면에 소금물이 흐르는 개천이 있다고 발표했다. 겨울에 눈이 많이 쌓인 길에 염화칼슘을 뿌린 후 차가 다니고 기온이 올라가면 도로의 눈이 녹으면서 흐르는 소금물과 같은 것이다.
    사진2. /나사 제공

    화성표면에 액체가 흐른 흔적이 처음 발견된 것은 2006년 경이다. 1999년 발사된 미국의 마스 글로벌 서베이어 화성궤도 탐사선이 찍은 화상 사진을 분석하던 중,테라 시레눔(Terra Sirenum) 지역의 크레이터 경사면에서 1999년 8월 찍은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액체가 흐른 흔적을 2005년 9월에 찍은 사진에서 찾아낸 것이다(사진 1). 그리고 켄타우리 몬테스(Centauri Montes) 지역의 크레이터 경사면에서도 2001년의 사진에는 없었던 액체가 흐른 흔적이 2005년의 사진(사진 2)에서는 보였던 것 이다.
    호만(Hohmann) 궤도를 이용해 다른 궤도로 진입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

    NASA의 발표에 의하면 사진 1과 사진 2의 액체가 흐른 흔적이 있는 지역의 스펙트럼을 관측해 분석한 결과 염화나트륨과 염화마그네슘 등의 염류를 포함한 액체가 흐른 증거가 나왔다. 즉 사진 1과 2의 흰색 자국이 소금물이 흐른 흔적이라는 것이다. 2020년 NASA에서 발사하는 새로운 탐사선을 이곳으로 보내서 소금물 샘플을 채취해서 분석하면 좋을 것 같다. 앞으로 화성에서는 새로운 흥미 있는 사실들이 많이 밝혀질 것 같다. 때를 맞추어 우리나라에서는 마션(Martian)이라는 화성 탐험영화가 10월 8일 개봉된다. 화성 탐험 도중 강력한 모래바람 때문에 낙오된 우주인을 극적으로 구출하는 영화이다. 9월 14일의 시사회에 초청받아 관람하였는데 인류의 화성탐사가 좀 더 현실화가 되고 있다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 유인 화성탐사는 달 탐험보다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달은 지구를 돌고 있기 때문에 7일 정도면 갔다올 수 있다. 하지만 화성과 지구는 각각 태양을 돌고 있기 때문에 호만(Hohmann) 궤도를 이용해야 안전하게 오갈 수 있다. 호만궤도를 이용해서 화성을 탐험하려면 화성으로 출발할 때에는 화성이 지구보다 44도 앞에 있어야하고 지구로 돌아올 때는 화성이 지구보다 77도 앞에 있어야 한다. 호만 궤도로 화성을 가는데 만 260일 정도 걸리고 지구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화성에서 445일을 기다려야 한다. 따라서 왕복하는데 965일이 걸린다.
    필자와 올드린. /채연석 박사 제공

    물론 화성에서 90일을 가다렸다가 금성을 거쳐서 지구로 돌아오는 방법이 있다. 이 경우에도 619일이 걸린다. 여행기간을 1년 가까이 줄일 수 있다. 아마도 미래의 유인 화성탐험에는 갈 때는 지구에서 화성으로 직접가고 그곳에서 90일 머문 뒤에 금성을 거쳐서 지구로 돌아오는 방법을 이용할 것이다. 짧아도 20개월 이상의 긴 우주여행이 될 것이다. 태양으로부터 방출되는 강력한 방사선 속에서 화성을 갔다 오는 데에는 앞으로 많은 과학적인 연구와 준비가 필요하다. 어려워도 화성에는 가야만 한다. 인류에게 화성은 제2의 지구이다. 대기도 좀 있고 중력도 달보다는 커서 인류가 활동할 만하다. 사실 태양계뿐만 아니라 은하에 인류가 가서 개척하고 살만한 곳은 화성밖에는 없다. 먼 미래 기온이 계속 상승해서 지구를 떠나야한다면 이주해서 살 수 있는 유일한 곳이 화성이기 때문이다.
    올드린이 서명한 화성탐험 도서. /채연석 박사 제공

    지구상에서 누구 화성에 제일 가고 싶어 할까? 엘론 머스크가 우주선을 만들어서 제일 먼저 가고 싶다고 이야기는 했지만 아직 화성에 갈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니 큰소리 치는 것일 뿐이다. 만일 미항공우주국에서 우주선을 만들어주고 가겠느냐고 하면 회사일이 바빠서 다음에 가겠다고 미룰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준비가 되면 가장 먼저 화성 탐사선에 타겠다고 할 사람이 있다. 바로 버즈 올드린이다. 그는 1969년 7월 달에 두번째로 발을 디딘 지구인이다.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에 첫 착륙한 우주인 중 유일하게 생존한 우주탐험의 영웅이다. 아폴로 11호가 달에 갈 때 사진기는 암스트롱이 갖고 갔다. 달에 먼저 내린 뒤 올드린이 달에 첫발을 딛는 것을 사진으로 촬영했다. 어떻게 보면 달에 첫발을 디딘 우주인은 암스트롱이지만 달에 착륙한 사진 근거를 남긴 것은 올드린이다. 9월 20일 우주영웅 올드린이 한국을 방문했다. 6·25 때 참전해서 미그기를 몇 대 격추했던 올드린과 영광스럽게 저녁을 함께하였다. 올드린은 저녁 만찬 2시간 동안 화성이야기만 하였다. 마치 화성을 갔다 온 우주인처럼…. 우주영웅을 만난 기념으로 신기전 발사사진 액자와 영화 ‘신기전‘ 비디오를 선물했더니 자신이 집필한 화성 탐험 책에 서명해서 선물로 주었다. 아마도 버드 올드린이 좀 더 오래만 산다면 달과 화성에 모두 가본 유일한 지구인이 될 것이다.
    Premium Chosun ☜     채연석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 교수 gogospac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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