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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낙후된 중소기업과 교육 살려야”

浮萍草 2015. 7. 20. 09:47
    조순 前 경제부총리에게 듣는다
    ▲  조순 전 경제부총리는 20일 서울 관악구 행운동 자택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낙후된 중소기업과 교육, 정치를 살리지 않으면 저성장 시대에 닥친 위기를 벗어
    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제공
    “우리나라는 만성적인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매킨지 보고서에서도 ‘한국의 위기는 북핵이 아니라 경제 동력이 식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런 위기 중에서도 가장 큰 위기가 뭔지 아십니까. 위기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그 원천을 모르고 있다는 겁니다.” 조순 전 경제부총리는 20일 서울 관악구 행운동 자택에서 본보와 만나 “1980년대 이후 조금씩 쌓여온 문제들이 이제 부메랑이 돼 한국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면서 “저성장의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수출과 성장 지상주의의 관점을 버리고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인본주의적 시각으로 교육과 기업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전 부총리는 17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 1회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국가발전포럼’에서도 ‘정부와 기업의 과학적 관리’라는 강연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강조한 바 있다. 조 전 부총리는 자택 인터뷰를 통해 “경제는 사람의 몸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유기체인데, 그간 우리 경제가 수출과 성장 지상주의로 다른 부분을 따돌리고 독주 하면서 중소기업과 내수산업이 낙후했고 교육, 정치 등의 구조가 왜곡됐다”고 지적했다. 이날 인터뷰는 장경애 동아사이언스 미디어본부장이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현재 우리 경제를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2개의 큰 위기가 있습니다. 미국 발 금융위기 이후 세계적인 불황 즉 ‘수입 대(大)위기’가 하나입니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 만들어낸 ‘국산 소(小)위기’가 있습니다. 말이 ‘소위기’이지 실제로는 매우 큰 위기입니다. 우리 경제는 수출과 성장의 극대화만 추진하는 경제 정책을 펼치면서 그 이면에 불거질 문제들은 외면해왔습니다. 1980년대를 거치며 지금까지 성장고도화에만 매달리면서 그 외의 문제들을 보지 못한 결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 ‘위기의 원천을 모르는 게 위기’라고 하셨는데, 위기의 원천은 어디에 있습니까.
    “1980년 후반 우리 경제가 고도성장을 구가하는 과정에서 잊고 있었던 문제들이 있습니다. 하나는 중소기업입니다. 중소기업이 살아야 고용이 창출되고 중산층이 살고, 소득의 양극화가 해소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역대 정부가 이 부분에서 실질적으로 소득을 거둔 게 없습니다. 둘째는 교육입니다. 대학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인재,앞으로 과학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려놓을 인재를 배출하는 데 목표를 맞춰야 하는데 현재는 입시제도에 가로막혀 그런 인재를 길러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모두 ‘부메랑 효과’가 돼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제공
    ―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중소기업을 강화하기 위한 첫 단계는 ‘관심’입니다. 대통령이 경제 5단체 외에 중소기업과도 소통을 해야 합니다. 이런 관심 자체가 큰 힘이 됩니다. 관심이 당장의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건 아니겠지만,관심을 가지는 게 문제 해결의 시작입니다. 정부 부처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이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저성장 시대의 경제가 건강을 유지하면서 살아남으려면 낙후한 부분,즉 중소기업,내수산업,교육,정치 등을 살려서 경제의 균형을 회복하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 낙후된 부문이 바로 경제의 기초이고 이 부문이 잘 안 되면 경제는 영영 안 됩니다.” ― 교육 구조가 왜곡됐다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교육도 하나의 산업입니다. 인재를 만들어내는 산업인거죠. 인재는 유명한 사람을 뜻하는 게 아닙니다. 자기 책임을 알고 사안에 대해 옳고 그른 판단을 내릴 수 있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건전한 시민’이 인재입니다. 건전한 시민을 길러내는 게 교육의 목적이고 목표가 돼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1등이 교육의 목표가 돼버린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저는 그래서 ‘마이스터고’ 정책은 굉장히 현실적이고 훌륭한 제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의 목표를 4년제 대학이 아니라 자신의 관심과 소양을 살릴 수 있는 미래로 바꿀 수 있는 현실적 제도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 현 정부의 핵심 키워드인 창조경제는 초기에 비판을 많이 받았습니다.
    “창조경제는 과학기술을 토대로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대할 여지가 없는 얘기입니다.
    맞는 얘기죠. 다만 이렇게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창조경제는 대기업의 경우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추진하지 않더라도 글로벌 경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스스로 추진하게 될 겁니다. 대기업에 맡겨두면 알아서 열심히 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정부는 중소기업과 벤처에 더 신경 써야 합니다. 중소기업의 벤처 생태계를 건전하게 바꾸고 지속가능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뒷받침을 해줘야 합니다.” ― 과학기술이 이 시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과학기술은 일상생활에 사용되는 물건을 만들어 내거나 자연 현상을 탐구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지만 과학적인 사고방식이라는 문화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제가 만나본 과학자들은 늘 진지하고 허위가 없고 정직했습니다. 학문의 성격을 따라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회 전반에서 좀 더 과학적으로 사고하고, 과학적으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 저성장 시대 젊은이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시겠습니까
    . “너희 마음껏, 하고 싶은 대로 살아라. 지금 젊은이들이 이렇게 생각할 수 있도록 기성세대들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기성세대들이 젊은이들의 꿈과 목표를 ‘대기업 입사’로 통일시켜 버렸습니다. 젊은이들을 왜 그런 틀에 가둡니까. 그 중에서는 얼마든지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재목이 많습니다. 독일을 보세요. 독일에는 우리 식으로 따지면 4년제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지만 세계 유일의 기술을 보유하고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는 유명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들이 많습니다. 젊은이들에게서 독립심을 빼앗고, 젊은이들로 하여금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건 따지고 보면 기성세대의 잘못입니다.” 대담 장경애 미디어본부장
    불교신문 Dongascience ☜       정리=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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