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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사회 갈등 해결할 내적가치 찾아야”

浮萍草 2015. 7. 31. 07:30
    소설가 김진명에게 듣는다
    ▲  소설가 김진명 씨는 제3회 과총국가발전포럼에서 “사회를 통합할 수 있는 내면적인 가치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제공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지 이제 1년입니다. 사고 발생도 어처구니가 없지만 해결 과정도 정말 어처구니 없었죠. 아직도 해결은 안 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국민 소득이 몇 만 불이냐’를 따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전에‘우리 사회를 이끌 가치관이 있느냐’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과학기술회관에서는‘사회갈등: 어떻게 극복하나’를 주제로 제3회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국가발전포럼이 열렸다. 포럼에서 연사로 나선 소설가 김진명 씨는 ‘한국사회의 갈등과 분열, 대립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강연을 통해“우리 사회는 그동안 모든 가치관을 다 포기하고 생략한 채 오로지 돈과 속도를 좇아왔다”면서“하지만 이런 ‘외적 가치’는 추구할수록 ‘나’를 잃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이데올로기나 애국심 같은 감성에 호소하는 것으로는 사회를 통합할 수 없다”면서“내면적 가치에 기반한 ‘모멘텀’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지금 우리 사회에는 리더의 도덕성이 박살 나 리더에 대한 신뢰가 없는 게 문제”라며“손상된 리더십을 치료하고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강연이 끝난 뒤 김 씨와 만나 간단히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이번 과총 포럼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있어서 자연스럽게 포럼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사에 유래 없는 발전 기록을 갖고 있지요. 6·25 이후 우리 경제력은 아래에서 10번 째 정도였는데 불과 60년 만에 위에서 10번 째 정도로 올라섰습니다. 그야말로 우리나라의 엄청난 저력이 제대로 발휘된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모두 다시 한 번 그런 발전을 이뤘으면 하는 바람과 아쉬움을 가지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지금 우리 과학기술인들이 국가의 분열과 대립, 갈등이 문제라고 여기고 그때의 기적을 재현할 것을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마련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입니다. 여기서 더 생각해 볼 것은 ‘국가의 발전’이란 과연 무엇이냐는 겁니다. 국민 소득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 5만 달러로 올라가는 것이 발전일까요? 맞습니다. 경제적 여유가 있으면 문제를 해결하기 쉬우니까요. 경제가 뒷받침이 안 되면 아무것도 안 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우리 상황에서 진정한 발전이 무엇인지 짚어보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섰습니다.”
    ― 우리 사회에서 심각한 사회갈등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강연에서는 미래세대가 설 자리가 없다는 얘기를 하셨는데요. “지금 우리 청년들은 취직이 안 되고, 장사도 안 되고, 결혼도 못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진 쪽은 또 다른 세상에 살고 있지요. 이런 사회는 기성세대가 만들었습니다. 이를 반성해야지요. 그냥 반성으로 끝나서는 안 되고 치유로 이어져야 합니다. ‘젊은이 지키기 운동’이라고 해야 할까요. ‘가진 층’에서 먼저 거대한 운동이 일어나야죠. 기득권을 가진 쪽에서 우리 아이들의 삶을 지켜주는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런 갈등 역시 가치의 부재에서 나온 것일까요.
    “결국 우리 사회의 분열이나 대립,갈등은 기본적으로 따를 만한,지킬 만한,본받을 만 한 가치가 없다는 것,즉 ‘가치의 부재’에서 나온 겁니다. 경제 발전을 이야기하기 전에 그 사회를 끌고 나갈 내면적 가치,이를 창출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지요.” ― 강연에서 외적가치와 내적가치를 구분하셨는데요. 외모, 권력, 부, 백그라운드 이런 것이 외적가치라면 내적가치는 어떤 것인가요.
    “내적가치란 내면의 힘을 말합니다. 내면의 힘은 진지함, 성실함, 검소함, 착함, 정직, 정의와 같은 가치에서 나옵니다. 사람이 이런 내적 가치를 따라가면 강해지고 여유 있고 행복해질 수 있지요. ― 우리 사회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과학기술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지금 과학기술 역시 외적가치에 맞춰져 있습니다. 경제 창출 등 자꾸 실용으로 치우쳐 ‘어떻게 돈 있는 사람과 결탁해 산업화 시키나’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요. 결국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산업화될수록 가난한 사람은 점점 소외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하지만 과학기술의 역할은 철학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죽음을 통해 우리는 과학기술의 가치를 알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 시절 가장 똑똑한 사람이었죠. 하지만 파도가 왜 치는지는 몰랐습니다. 이를 알기 위해 바다로 들어갔고, 결국 거기서 최후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초등학생도 왜 파도가 치는지 알죠. 당시 인류와 지금의 인류를 비교하면 어마어마하게 발전한 거죠. 몇 천 년 뒤에 또 인간은 얼마나 더 발전할까요. 진리란 똑똑한 사람이 자기가 살고 있는 한 시대 동안 알아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전 세대에서 받은 삶을 다음 세대에 전해 주는 게 삶의 목적이어야 합니다. 인류의 ‘인텔리전스’에 두께를 더하고 진리가 무엇이냐에 온 몸을 바친 사람이 ‘A급 인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Dongascience ☜       신선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vami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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