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달팽이 박사의 생명 이야기

'사막의 전차' 낙타 어릴 땐 등 위에 肉峰 없어요

浮萍草 2015. 7. 18. 11:01
    기다란 목과 두꺼운 입술 등거칠고 척박한 사막에 최적화
    육봉, 물주머니 아닌 지방덩어리
    
    메르스 사태가 한풀 꺾이는 것 같다. 
    이참에 메르스를 옮겼다는 낙타가 어떤 동물인지 좀 알아보자. 
    낙타는 소목(目), 낙타과(科)의 포유동물로 발굽이 2개인 우제류(偶蹄類)다. 
    두두룩하게 솟은 잔등의 몬다위(육봉·肉峰)가 하나인 단봉(單峰)낙타와 둘인 쌍봉(雙峰)낙타로 나뉘는데, 단봉이 90%를 차지한다.
    단봉낙타는 몸길이 3m 남짓이고, 키 1.8~2.1m, 체중 450~600㎏으로 아프리카·중동·인도 북서부에서, 쌍봉낙타는 단봉보다 좀 작고 털이 굵고 길며 파키스탄·고비
    사막·몽골 등지에서 집짐승으로 키워 왔다. 
    특이하게 땅바닥에 앉은 채로 짝짓기하고, 400여일의 임신 끝에 새끼 한 마리를 낳는다. 본디 어릴 적엔 몬다위가 없다.

    사막은 센 볕에 모랫바람이 거세고,물이 적으며,낮엔 무지 덥지만 밤이 되면 성큼 썰렁해진다. 낙타는 이런 거친 사막 기후를 견딜 수 있게 적응했다. 목이 길어 큰키나무 잎을 따먹고, 혀와 입술이 두꺼워서 억센 가시식물을 먹는다. 소처럼 되새김위를 가지고 있으며, 첫째 위(혹위)를 말려 수통(水桶)으로 쓴다. 기다란 속눈썹으로 센 빛을 가리고, 휘몰아치는 바람모래를 가려 시야를 확보한다. 코는 맘대로 여닫을 수 있고, 귀에는 털이 수북이 나 있어 날아드는 모래를 막는다. 발바닥은 스펀지처럼 푹신하고 넓적해서 발이 모래에 빠지지 않고, 다리가 길어서 뜨거운 지열을 덜 받으며, 두꺼운 털은 열의 전도를 차단한다. 그리고 물을 아끼게끔 되어 있다. 땀을 적게 흘리는 편이고, 콩팥 세뇨관의 물 재흡수가 아주 세어서 소변이 걸쭉한 시럽 같으며, 대변은 물기 하나 없이 땡글땡글하다. 또 날숨(호기) 때의 습기를 긴 콧구멍에 가뒀다가 들숨(흡기) 때 허파로 되넣는다. 낙타 등짝의 몬다위는 결코 물주머니가 아니고 지방 덩어리다. 먹잇감이나 물이 떨어지면 육봉의 지방을 쓰기에 혹은 점점 작아지고 물렁해진다. 다시 말해 몸의 탄수화물이 동나면 지방이 지방산과 글리세롤로 분해되고, 미토콘드리아의 세포 호흡으로 열과 에너지를 내면서 지방 1g에서 물 1g쯤이 생긴다. 힘든 절식과 고된 운동 끝에 우리 몸의 뱃살(기름)이 빠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Premium Chosun ☜       권오길·강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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