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리 음식 이야기

흰떡국수

浮萍草 2015. 6. 10. 21:09
    려 시대 송나라 사신이 쓴 여행기인 고려도경(高麗圖經·1123년)에‘10여 종류의 음식 중 국수 맛이 으뜸 이다(食味十餘品而면食爲先)’라는 기록을 통하여 우리나라에 국수가 처음 등장한다. 밀의 주생산지가 아닌 우리나라에서는 밀로 만든 음식이 상용음식이 아니었다. 국수의 길게 이어진 모양과 관련하여 생일에는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뜻으로 혼례에는 서로의 인연이 길기를 원하는 뜻으로 특별히 국수를 만들어 먹었다. 조선 시대 이후의 문헌에 등장한 한국의 전통적인 국수류는 온면(국수장국)·냉면·비빔국수·칼국수·콩국수 등 약 60종에 이르며 만드는 재료가 밀가루,메밀가루,녹말가루,칡가루,달걀 등 여러 가지였다. 재료에 따라 만드는 방법과 이름도 다양했다. 국수는 곡물가루를 반죽하여 얇게 밀어서 길게 뽑아내어 만들었지만 쌀로는 만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충남 부여 조씨댁에 보관하여 내려온 조선 시대 윤씨(尹氏)의 규방 저서인 음식법(飮食法·1854년)에 쌀로 만든 흰떡국수가 등장한다. 이 책은 조선 시대 후기 가정의 부인이 혼례를 앞둔 손녀에게 주려고 저술한 책으로 가정에서 잔치음식을 만들어 선물하거나 손님을 접대할 때 필요한 음식 범절에 대하여 쓴 지침서다. 음식법에 나온 흰떡국수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멥쌀가루를 체로 곱게 치고 익게 찐 다음 여러 번 쳐서 질기고 곱게 만든다. 떡 치는 받침대 위에 올려놓고 모시실 같이 얇게 밀고 국수사리처럼 가늘게 썬다.
    끓는 물에 잠깐 데쳐 국수사리 만들 듯이 한 후 신선로에도 넣고 먹었다. 잡탕에도 넣어 먹었고, 냉면으로 말아 먹기도 했다. 요즘 우리가 많이 먹는 쌀국수는 베트남 쌀국수로서 우리 음식이 아니다. 그러나 150여 년 전에 이미 우리 조상들이 쌀국수를 만들어 음식에 활용하고 있었으니 우리 전통음식에 쌀음식 재현의 활용가치가 충분하다고 본다. 30년 전통의 설렁탕 전문점인 이남장에 가면 설렁탕에 쌀로 만든 국수를 사리로 넣어 먹도록 하는 쌀국수 설렁탕이 나온다. 쌀국수 설렁탕은 입에 착착 감기고 부드러운 맛을 내어 많은 사람이 즐겨 이용하고 있다. 식생활의 변화에 따라 쌀을 주식으로 하고 있는 우리 식생활에서 쌀소비가 급격히 줄고 있는 이때에 쌀국수를 이용하는 음식이 더 활용되었으면 한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에서는 쌀가공식품을 개발하여 쌀가공식품을 이용하는 식당에 라이스멤버스 스티커를 붙이면서 쌀소비촉진운동을 하고 있다.
    Munhwa ☜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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