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한식의 탄생

[23] 상추쌈

浮萍草 2015. 6. 24. 09:52
    소고기 넣고 한입에… 고려때부터 쌈 싸 먹기 즐겨
    김지호 기자
    '보리밥 찬국에 고추장 상치쌈.'(농가월령가·1843년)은 하지(夏至)(양력 6월 20일경) 무렵 먹는 여름철 음식 이었다. 1740년경 편찬된'성호사설(星湖僿說)'에는'우리나라 풍속은 지금까지도 소채 중에 잎이 큰 것은 모두 쌈을 싸서 먹는데 상추쌈을 제일로 여기고 집마다 심으니 이는 쌈을 싸 먹기 위한 까닭이다'라고 적고 있다. 상추쌈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원나라 시인 양윤부(楊允孚)가 14세기 중반에 쓴'난경잡영(灤京雜詠)'에 나오는'고려 사람들은 생채(生菜)로 밥을 싸 먹는다(高麗人以生菜裹飯食之)'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5세기 초 쓴'두시언해초간'에'生菜(생채)'가 나온다. 17세기 중반에 쓴'옥담유고(玉潭遺稿)'에 실린 상추(萵苣·와거)란 시에 나오는'들밥을 내갈 때 광주리에 담고 손님 대접할 때 한 움큼 뜯는다'란 구절처럼,상추는 조선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기르던 채소였다. '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1924년)'에는 '생치(상추)를 씻어 마지막에 (참)기름을 치고 그 위에 쑥갓과 세파, 상갓과 깻잎,방아잎,고수풀에 비빈밥을 올려 먹는 것이 가장 좋고 흰 밥을 싸 먹는 것이 다음이다'라고 나온다. 서울에서는 한강의 명물 웅어를 싸 먹는 것을 최고로 쳤다. 상추에 밥과 재료를 푸짐하게 넣어 먹는 모습을 마냥 좋게 본 것만은 아니다.
    이덕무는 선비의 예절을 다룬'사소절(士小節·1775년)'에서 상추는 '한입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을 피하라'고 적고 있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는 쌈 싸서 먹는 것을'위태롭고 더럽다'고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인 대부분은 '주머니처럼 오므려 입에 집어넣는 상치쌈의 미각은 조선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신록의 미각(1947년 6월 12일자 경향신문)'으로 여겼다.
    Premium Chosun ☜     박정배 음식칼럼니스트·'음식강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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