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의사들이 들려주는 금연이야기

5 흡연으로 세계에서 600만 사망, 올해 금연의 적기

浮萍草 2015. 6. 12. 18:43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대진교수.
    국의 원주민 인디언에게 담배에 얽힌 전설이 있다. 소녀는 무척 추한 얼굴로 태어나 일생 동안 단 한 번의 연애도 할 수 없었고 부모에게도 외면당했다. 결국 소녀는 “다음 생에 태어나면 세상 모든 남자와 입맞춤하고 싶어요”라는 말을 남기고 자살을 택했다. 그녀가 죽은 자리에 풀이 하나 돋아났는데 그것이 바로 ‘담배’인지라 전세계 많은 남성들이 매일같이 그 풀과 입을 맞춘다고 한다. 담배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종교 의식용으로 사용되다가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을 계기로 외부로 퍼져나갔다. 이후 16세기 프랑스 외교관 쟝니코가 유럽으로 확산시켰는 데 당시에는 담배를 약용으로 활용하였다. 우리나라는 임진왜란 직후 일본을 통하여 담배가 도입되었다. 이수광의 ‘지봉유설(芝峰類說)’에 따르면 “지금 사람들은 담바고를 많이 심는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17세기 조선의 모습을 담고 있는‘하멜 표류기’에 따르면 “4~5살 어린 아이들이 이미 담배를 배우기 시작하여 남녀 간에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 드물다”라는 기록을 보아 담배가 매우 성행했던 걸로 보인다. 고전적인 담배 사용은 곰방대나 파이프를 이용했다. 이후 담뱃잎을 말아 피는 궐련이 등장하고 세계 제1·2차 대전,베트남전에서 군인에게 담배가 제공되면서 흡연 인구는 기하급수 적으로 증가했다. 현대 사회에서는 유명 영화 배우의 흡연 장면 노출,멋있는 명품브랜드 같은 이미지를 연출하는 담배회사 광고전략 등으로 흡연자들이 꾸준히 양산됐으며 남성뿐 아니라 여성,청소년,비흡연자에게도 심각하게 확대되고 있다.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담배가 확산되면서 1960년대 담배의 유해성에 대한 학술적 연구들이 많이 진행되었고 이후 금연 운동이 시작됐다.

    담배는 후두암,폐암 등 주요 암 발생을 높이는 원인이며 관상동맥질환, 심근경색증,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에도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90년대 들어 니코틴을 마약으로 분류하고 있으며,‘국제질병분류’를 통해 담배에 의한 중독, 의존 및 금단 증상을 질환으로 정의하고 있다. 한국의 담배 역사를 보면, 2015년은 담배 규제에 한 획을 긋는 시기로 기록될 것이다. 올해 초 담배가격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80% 인상됐다. 담뱃갑에 흡연 경고 그림을 의무화하는 정책이 추진되는 등 담배 광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담배 소송이 진행 중이고 금연구역의 확대 등 사회적,환경적 압박이 강화했다. 사회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금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또한 담뱃값 인상으로 마련된 재정으로 2월 25일부터는 병·의원에서의 금연치료에 대해 건강보험 지원을 시작하면서 이전보다 많은 사람들이 금연치료를 받으며 금연을 시도하고 있다. 담배는 그야말로 백해무익한 공공의 애물단지, 천덕꾸러기가 되었다. 많은 흡연자들이 금연을 시도하는데 혼자 의지로 끊기 어려운 이유는 담배의 강한 중독성 때문이다. 담배 속 니코틴은 뇌의 보상회로를 자극하여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도록 하는데 도파민은 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이다. 흡연을 반복하면서 흡연자는 신체적,정신적, 정서적으로 니코틴에 의존한다. 담배를 끊으면 짜증,집중력 저하,안절부절 못함,우울감,불안과 초조,불면 등의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 흡연자의 약 70%가 담배를 끊고 싶어 하고 평생 5~7번 금연을 시도한다는 통계가 있지만,의지만으로 담배를 끊는 확률은 3~5%밖에 되지 않는 것도 니코틴의 중독성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흡연은 여러 번의 시도와 반복적인 중재가 필요한 만성질환이지만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다. 의료진의 진료, 상담과 함께 금연치료 보조제를 사용할 경우 금연에 성공할 확률은 크게 높아진다. 금연치료 보조제는 약물과 니코틴 대체제로 구분할 수 있다. 약물은 의사의 처방으로 구입이 가능하고,니코틴 대체제(니코틴 패치,껌,사탕)는 약국이나 보건소에서 처방없이 구매할 수 있다. 니코틴 대체제는 갑작스럽게 니코틴을 중단하면 생기는 금단증상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담배의 유해성분을 뺀 순수 니코틴을 외부에서 공급해 주는 방법이다. 니코틴 대체 요법 중에는 반드시 금연을 유지해야 하며, 심혈관질환자, 청소년 등은 의사와 상담 후 사용해야 한다. 금연치료 약물로는 바레니클린(Varenicline)과 부프로피온(Bupropion) 제제가 있는데 두 계열의 약물은 작용 기전과 효과 면에서 차이가 있다. 바레니클린 제제인 ‘챔픽스’는 뇌의 니코틴 수용체에 결합해 흡연욕구와 금단증상을 줄여 금연을 도와주는 약물이다. 실제로 챔픽스를 복용한 금연 시도자들은 담배 맛이 뚝 떨어졌다는 반응을 보인다. 부프로피온은 신경말단에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 차단과 니코틴 아세틸콜린 수용체의 차단으로 금단증상을 줄여 금연을 돕는 약물이다. 챔픽스와 부프로피온제제의 금연 효과를 비교한 연구에 따르면 12주 금연 성공률이 각각 44%와 29.7%로 나타난 바 있다. 흡연자의 절반은 담배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한다. 전 세계적으로 담배로 인해 매년 600만명이 사망하고 이중 60만명은 간접흡연으로 사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5만8000명이 흡연과 관련된 질환으로 사망한다. 흡연은 예방 가능한 위험요인 중 가장 중요하며, 금연은 관련 건강문제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흡연으로 세계에서 600만 사망, 올해 금연의 적기 정부의 적극적인 금연지원 정책이 시행된 올해는 금연에 있어 적기이다. 2015년이 중반으로 흐르고 있다. 지금 바로 당신과 가족을 위한 아름다운 결단을 내리고, 꼭 금연에 성공할 수 있길 바란다.
    Premium Chosun        김대진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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