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의사들이 들려주는 금연이야기

2 암 완치 후 다시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있다는데...

浮萍草 2015. 3. 16. 17:43
    서홍관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교수
    장암으로 치료받는 환자 한 명이 내가 운영하는 금연클리닉을 찾았다. “어떤 문제로 오셨어요?” 하고 물으니 환자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말을 하지 않고 같이 따라 들어온 부인이 “이 사람이 항암 치료 끝내고 다시 담배를 피워요. 금연 좀 시켜주세요.”하면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한다. 암에 걸린 남편을 살리겠다고 수술 받고 항암치료 받는 온갖 고생을 같이 치러온 부인 입장에서는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한 순간 몰래 담배 피우는 남편을 발견했을 때 깊은 배신감을 느꼈다고 한다.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국내 한 연구 결과,암 진단 후에도 계속해서 흡연을 하는 암환자들이 53%에 달한다고 한다. 게다가 이들은 하루 평균 14.5개비를 피운다고 하니 흡연량도 적지 않다. 국내 암 발생 및 사망 원인 중 흡연은 감염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요인이며 암으로 사망하는 환자 중 22.8%는 흡연에 의한 사망이다. 이렇듯 흡연이 암의 발생,사망과 직결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암환자들이 여전히 담배를 피운다는 것은 놀랍다. 암환자가 흡연을 계속 할 경우 완치율이 낮고, 암 치료의 합병증 우려가 높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2년 이후 10년 사이 암 발생 건수는 91.5% 증가했다. 전체 인구 41명당 1명이 암을 경험했을 정도로 암은 흔한 질병이다.
    암이 완치되었다고 간주되는 5년 생존율은 최근 68.1%인 것으로 나타나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되었고, 10년 생존율 역시 50%를 섰다. 암은 더 이상 불치가 아닌, 잘만 관리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만성질환이 된 것이다. 고혈압이나 당뇨는 완치가 거의 불가능하지만, 암은 완치가 가능한 세상이 된 셈이다.
    암은 이제 불치병보다는 잘 관리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만성질환이 되어가고 있다.완치 판정을 받은 이후
    삶의 질을 높이려면 금연이 중요하다. / 조선일보 DB
    그러나 치료를 마친 암 생존자들이 가장 많이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재발과 ‘2차 암’이다. 2차 암은 기존에 발병한 암 완치 후 암이 재발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암이 생기는 것으로 흡연과 비만,잘못된 생활 습관 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어렵게 암 완치 판정을 받은 환자들에서의 금연은 이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있어서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금연의지를 갖고 있다 할지라도 의지만으로 금연을 시도할 경우 그 성공 확률이 5% 에 미치지 못한다 흡연은 니코틴 중독이기 때문에 금연을 하면 금단증상에 시달려야 하고, 정신적인 의존증도 높기 때문이다. 금연성공율이 워낙 낮기 때문에 효과적인 금연을 위해서는 의료진과의 상담과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하루 한 갑 정도 피우는 흡연자라든지 아침에 일어나서 30분 이내에 흡연을 시작해야 하는 니코틴 의존 도가 높은 흡연자들은 금연 약물치료가 필수적이다. 의료진과의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할 때 금연성공률이 세 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금연치료에 사용되는 보조요법으로는 니코틴을 공급해 주어 금단증상을 줄여주는 니코틴패치,니코틴껌, 니코틴정제가 있다. 또 전문가의 처방이 필요한 먹는 금연 전문의약품으로는 바레니클린과 부프로피온이 금연치료에 사용된다. 과거에는 금연진료가 모두 보험혜택을 받지 못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지난 2월 25일부터 정부가 금연 치료의 상담뿐 아니라 금연치료약제 비용에 대해서도 약 50~70%까지 지원해주고 있다. 현재 금연 치료기관으로 등록한 병·의원도 전국에 1만 5000여개를 넘어서면서 금연 치료에 대한 접근성이 그 어느 때보다 좋아져 금연을 시작하기에 적기이다. 특히 니코틴 중독 정도가 심해 금연을 시도했다가 실패하고 좌절했던 흡연자들의 경우 담뱃값도 오른 지금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 이용해 보면 좋을 것 같다. 흡연은 폐암이나 후두암뿐 아니라 위암,간암,방광암,신장암,자궁경부암,등 거의 모든 암의 발생과 관련이 있다. 또한 암 환자들의 흡연은 항암치료 중 합병증 발생 위험성을 높여 치료에 방해가 되며 완치 판정 이후에도 암 재발은 물론 2차 암 발생률까지 높인다. 모든 흡연자가 건강을 위해 금연을 해야겠지만, 특히 암 환자들은 자기를 응원해 주었던 가족을 위해서도 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적극적인 금연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Premium Chosun        서홍관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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