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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흡연의 대가, 발기부전과 탈모

浮萍草 2015. 5. 12. 11:00
    이기헌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흡연은 발기부전을 유발한다” 이 문구가 담뱃갑에 적혀있으면 어떨까? 아마도 대부분의 남성들이 한번쯤은 담배 구매를 망설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 문구는 실제 유럽의 일부 국가에서 담뱃갑에 포함되는 경고 문구 중 하나다. 현대 남성의 경우 스트레스 및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 외에도 고혈압 등 각종 만성질환으로 인해 발기부전의 발생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유병률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해 전체 성인 남성의 약 43.29%가 경도 이상의 발기부전을 경험하고 있다. 발기부전으로 고민하는 연령대 또한 점차 낮아지는 추세이다. 발기부전에 대한 남성들의 걱정은 점차 늘어가지만 흡연과의 상관관계를 생각하는 남성은 많지 않다. 그러나 실제로 흡연은 당뇨,고혈압,비만 등과 함께 발기부전을 유발하는 위험요인 중 하나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흡연이 발기부전의 발생 확률을 두 배 이상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의 주성분인 니코틴이 혈관을 수축시켜 혈류의 유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음경 혈관은 다른 혈관에 비해 매우 가늘기 때문에 혈액이 조금만 탁해져도 혈류량이 감소한다. 때문에 흡연이 남성들의 성 생활을 방해하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흡연이 남성의 자신감을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사안은 비단 발기부전뿐이 아니다.
    국내 탈모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흡연은 탈모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 속 니코틴은 모세혈관의 수축을 유발 및 불필요한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두피에 영양이 공급되는 것을 방해한다. 때문에 담배를 피우는 남성의 경우 탈모를 경험할 확률이 높을 뿐 아니라 이미 탈모 치료를 받는 경우에도 치료 반응 속도와 효과가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이기헌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렇듯 흡연은 남성에게 치명적인 여러 질환의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남성들의 흡연율은 여전히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남성 흡연율은 약 37%로 OECD 국가 중 그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행인 점은 올해 들어 정부의 적극적인 금연정책 덕에 금연을 결심한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사실이다. 일반음식점, PC방, 커피숍 등이 전면 금연구역으로 지정되었고, 담뱃값도 많이 올라 이전보다 금연을 결심한 사람들이 많아졌다. 뿐만 아니라, 지난 2월 25일부터는 정부가 금연치료 지원사업을 시작해,가까운 병의원에서 금연 치료를 받을 경우 금연상담료 및 금연 치료약물의 약값이 상당부분 지원된다. 문제는 금연을 하고자 하는 절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더라도 혼자서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흡연자의 55.3%는 금연을 시도한 경험이 있지만 의지만으로 금연에 성공할 확률은 4%대에 불과하니, 상담과 약물치료 등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태도가 바람직하다. 상담만 받을 경우 6개월 금연 성공률이 14.6%인데 약물치료를 병행할 경우 22.1%으로 높아지고 치료 방식에 따라 성공률은 더 높아지기도 한다. 금연할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는 약물치료가 별 효과를 주지 못하나 금연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금연 시도 초기 실패의 주범인 금단증상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게 해주는 약물치료가 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주요 선진국들에서도 금연을 고려하는 흡연자들에게 약물치료를 권장하도록 하고 있다. 금연약물치료를 위하여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약제는 니코틴 대체제 부프로피온(웰부트린 니코피온) 및 바레니클린(챔픽스)이 있다. 니코틴 대체제에는 패치, 껌, 로젠지(트로키 사탕)가 있는데 보건소에서 무료로 제공되기도 하며 약국에서 바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다. 한편, 부프로피온과 바레니클린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부프로피온은 니코틴 대체제와의 병합치료에 대한 효과가 입증된 장점이 있고, 바레니클린은 단일 치료약물 중 가장 높은 금연효과를 보인다는 장점이 있다. 금연치료를 위한 약제의 선택은 개별적으로 주치의와 상의해서 진행해야 한다. 그뿐 아니라, 약물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에도 주치의에게 금연진료를 받는 것이 금연성공을 향한 지름길이다. 발기력은 남성 혈관 건강의 민감한 지표이므로 발기력이 저하되어 예전 같지 못한 경우 본인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를 평가해야 하며 담배를 피우는 경우 반드시 주치의에게 금연치료를 받아야 한다. 탈모 또한 진행을 최대한 늦추거나 탈모치료를 효과적으로 받기 위해서는 금연이 필수적이다. 과거에는 담배 회사들이 광고 모델로서 카우보이 등을 사용하여 흡연 남성의 이미지를 멋지고 당당한 남성미 넘치는 남자로 각인시키고자 하였으나 이제는 우리 모두가 진실을 알고 있다. 담배를 계속 피우면 발기력이 약해지고 탈모가 촉진된다. 금연은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언제든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남성이 되기 위하여 필수적이며, 담배를 피우는 남성에게는 오늘의 금연 시도가 가장 멋진 결단이다.
    Premium Chosun        이기헌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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