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의사들이 들려주는 금연이야기

3 금연 후 늘어난 뱃살, 해결책은 없을까?

浮萍草 2015. 4. 8. 11:00
    [사례 1]
    해 45세인 A씨는 20대 때부터 피우던 담배를 끊기로 마음먹고 새해부터 금연을 지속하고 있다. 
    남들은 담배 끊는 게 고통스러웠다고 하는데 의외로 A씨에게는 약물의 도움을 통해 특별한 어려움 없이 흡연에 대한 욕구를 억누를 수 있었다. 
    그런데 다른 문제가 생겼다. 체중이 1개월 만에 6kg이나 늘어난 것이다. 
    식사량이 늘어난 것 같지 않은데 식사 중간에 간식을 입에 물고 있는 일이 잦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담배 생각은 나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입에 뭘 물고 있는 것을 
    멈출 수가 없어서 다시 담배를 피워야 할까 고민하고 있다.
    
    [사례 2]
    내년이면 칠순이 되는 B씨는 2개월 전 뇌졸중으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후에 금연을 결심하였다. 
    그러나 50년 가까이 지속되던 흡연 욕구를 억누르는 것은 어려운 일이어 의사의 처방으로 하루 두 번 복용하는 약물을 2주째 복용하고 있다. 
    흡연에 대한 욕구는 약간 감소해 이전보다 절반 정도만 피우게 됐는데 다른 문제가 생겨서 걱정이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생생한 악몽에 밤마다 잠을 설치는 것이다. 
    이전에는 밤에 깨었다가 다시 잠들면 그만이었는데 약을 복용하면서부터는 다시 잠이 들어도 생생한 악몽이 이어지는 경험을 수 차례 하면서 약 복용을 중단해야 
    할지 의사와 상의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서울대 보라매병원
    오범조 교수.
    미국 재즈의 도시 뉴올리언스가 4월 23일부터 강력한 금연 정책을 도입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술집,식당,카지노,양로원,호텔이나 모텔,경기장 등 공공시설 대부분에서 담배 및 전자담배 흡연이 전면 금지된다. 뉴올리언스는 재즈의 도시답게 여유롭고 느긋한 삶의 태도로 ‘빅 이지(Big Easy)’라는 애칭을 가진 도시다. 그런데 흡연에 대해서 이러한 관대한 태도와 문화가 적용돼 실제로 뉴올리언스의 흡연율은 미국 성인 평균 흡연 비율보다 훨씬 높은 25%에 달한다고 한다. 4월부터 시행되는 금연정책이 실효를 거두어 재즈와 여유의 도시 뉴올리언스의 흡연율이 얼마나 낮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1월 1일부터 시작된 담뱃값 인상에 이어 금연치료지원정책과 홍보 등 정부의 적극적인 금연정책이 시행돼 왔다. 특히 2월 25일부터 시행된 금연치료 지원정책 덕에,‘담배 끊으려고 병원까지 가야 돼?’라는 흡연자들의 인식이 많이 바뀐 듯 하다. 실제로 금연 치료에 대한 문의가 크게 늘었고 금연치료를 위해 내원하는 흡연자들도 많아졌다. 금연 치료지원이 시작된 이후 치료를 시작한 금연 시도자들은 이제 치료 4주차 이상으로 접어들면서 담배 맛이 떨어져 담배를 피우지 않는 금연치료효과를 체감하고 있다는 소감을 전한다. 금연 시도자들이 금연치료를 위해 내원하면 먼저 일산화탄소량을 측정하고 설문을 통해 니코틴 중독 정도를 체크해 본인에게 맞는 금연치료 전략을 세운다.
    니코틴 중독 정도가 심각한 금연 시도자들은 상담치료와 함께 금연치료 전문의약품을 처방하게 된다. 니코틴 중독 정도를 쉽게 가늠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담배 피우는 시간대를 살펴보면 되는데 보통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담배를 찾는 경우에는 니코틴 중독 정도가 중증인 경우가 많다. 이런 중증 니코틴중독의 경우에는 본인의 의지로만은 물론 상담치료만으로도 금연에 성공할 확률이 낮다. 때문에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금연치료제 복용을 통해 금단증상 없이 담배를 효과적으로 끊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런데 금연치료를 받는 금연 시도자들 중에서도 금연치료제 복용에 있어 거부감을 갖는 경우가 있다. 금연치료 전문의약품의 경우 복용 시 속이 메스껍거나 불면을 일으키는 경우가 간혹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증상이 나타나기도 전에 미리 걱정해 약을 복용하길 거부하는 환자들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경미한 증상들은 대부분 며칠 뒤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증상들이며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관찰·대응이 가능하다. 때문에 금연 성공을 위해서는 의료진과의 긴밀한 상담이 매우 중요하다. 이외에도 금연치료제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인해 금연치료 약물을 복용하고자 했던 금연 시도자들이 금연을 포기 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해 바레니클린이 신경정신과적 부작용을 일으키는 위험이 위약 대비 높이지 않는다는 내용을 제품 설명서에 추가하기도 했다. 금연상담을 하는 의료진들은 입증된 연구 결과에 따른 정확한 정보를 환자들에게 제공해야 해 금연 시도자가 금연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격려해야 한다. 또한, 앞서 언급한 사례와 마찬가지로 금연 후 체중이 급격히 증가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이유는 대부분 금연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음식 섭취로 보상하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금연 지속 기간 중에는 맵고 짠 음식,향신료가 많이 들어간 자극적인 음식을 피해야 하고 과식 자체로 인해 흡연 욕구를 자극 받을 수 있으므로 평소 식사량보다 적게 먹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당분이 포함된 탄산음료나 칼로리가 높은 커피 음료들 단맛이 나는 곡물 차나 한방차도 지나치게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최근 한 연구 결과,금연 후 체중 증가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장기적으로는 몸무게가 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었다. 매우 다행스러운 연구 결과다. 설령 체중이 약간 증가한다고 해도 금연이 가져오는 건강상의 이득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올해 초부터 음식점·카페·술집 등에서 금연이 의무화되었지만 여전히 밤 늦은 시간 술집 근처에서는 담배를 태우고 있는 사람들이 줄지어 있는 광경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실제로 금연 상담을 받고 있는 금연 시도자들 중에서도 술 자리에서 ‘딱 한 대만 태우고 오자’는 동료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고 실토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술을 마시면 이성적인 판단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전두엽이 마비돼 평소보다 흡연의 유혹에 쉽게 넘어갈 수 있다. 때문에 금연 치료를 받고 있다면 최대한 술자리를 피하는 것이 좋으며 마시더라도 과음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혹시라도 ‘딱 한대’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했다고 할지라도 자책하지 말고 단 한 번의 실수로 생각하고 다시 금연 결심을 다잡는 것이 중요하다. 뉴올리언스의 금연정책과 관련해‘고통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no pain no gain)’라는 격언을 떠올려본다. 다른 습관들도 비슷하겠지만 흡연 또한 끊기 어려운 습관이자 중독이다. 나쁜 습관을 포기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힘든 시간을 거쳐 노력을 해야 건강이라는 열매를 얻을 수 있다. 마거릿 챈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최근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 회의에서 여러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금연 정책들이 효과가 있다고 평가하며, 실효성 있는 금연 정책들이 다른 나라에서도 시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도 올해 1월 1일 담뱃값 인상을 시작으로 금연치료 지원 및 금연구역 확대 등의 비가격 금연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한창 금연 중 그리고 딱 한대의 유혹에 잠깐 넘어갔던 금연 시도자들 뿐 아니라 아직 금연을 시도하지 않은 흡연자들도 올해는 꼭 금연에 성공할 수 있길 바란다.
    Premium Chosun        오범조 서울대 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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