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리 음식 이야기

웅어회

浮萍草 2015. 5. 27. 16:57
    표적인 봄철 별미로 알려진 웅어는 바다에서 강의 하류로 거슬러 올라와서 갈대가 있는 곳에서 산란하는 바닷물고기다. 웅어는 몸이 가늘고 길고 은빛으로 얕은 물에서 잘 자라며 갈대 속에서 많이 자라므로 갈대‘위(葦)’자를 써서 위어(葦魚·갈대고기)라고 하며 칼처럼 길게 생겼다고 하여 도어(刀魚),우여,웅에로도 불리며 충청도에서는 우어라고 한다. 웅어는 3월에서 5월 초까지가 제철이며 보리가 익어가는 늦봄에 최고의 맛을 낸다. 웅어는 머리와 내장만 빼고 뼈째 모두 먹을 수 있는데 이때의 웅어는 살이 연하고 부드러워 살을 잘고 가늘게 채 썰어 뼈째로 먹으면 지방질이 많아 구수한 맛이 난다. 씹을수록 그 맛이 더 진하게 느껴지고 씹히는 질감은 가볍고 부드러운데 삼키고 나면 뒷맛이 투명해진다. 미나리 등의 채소에 갖은 양념을 넣어 버무려 먹으면 새콤달콤한 봄 냄새가 입안 가득히 전해온다. 웅어는 음력 5월 단오 이후가 되면 뼈가 단단해지고 가시가 뻣뻣해져 제맛이 나지 않는데 말려서 구워 먹기도 하고 젓갈로도 담가 먹는다. 봄철에 바다에서 강으로 거슬러 올라오는 독특한 웅어의 맛은 1500년 전 백제 의자왕이 보양식으로 즐길 정도였다고 한다. 웅어는 백제 시대에서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봄이면 임금님의 수라상에 올랐고 조선 말기에는 행주나루에 사옹원(司饔院) 소속의 ‘위어소(葦漁所)’를 두어 웅어를 잡아 왕가에 진상했다.
    17세기 겸재 정선의 ‘행호관어(杏湖觀漁)’ 그림에는 초여름 행주산성 부근에서 웅어를 잡는 어부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당시 한강에서는 웅어잡이 고깃배가 밤을 밝혔고 웅어잡이의 고된 작업 때문에 잡는 이들에게는 조세와 부역을 면제해줬다고 한다. 그러나 하굿둑이 생기면서 민물과 바닷물에 경계가 생겨 물길이 끊기면서 회유성 웅어를 만날 수 있는 포구가 많이 사라져 웅어의 본고장으로 알려진 행주나루에서도 웅어의 자취는 찾기 어렵다. 이제 봄철에 가장 맛있다는 한강 웅어는 거의 잡히지 않고 금강 하굿둑 아래나 한강과 낙동강 하류의 포구에서나 그 맛을 볼 수 있을 정도여서 웅어 맛을 보려면 부산, 목포,군산 등지에 가야 한다. 그래도 부산 사하구 하단포구에서는 매년 5월에 웅어 축제가 열린다. 올해도 하단포구 일대에서 ‘제8회 하단포구 웅어 축제(22∼24일)’가 열렸다. 하단포구 인근의 을숙도에는 오염되지 않은 천혜의 갈대숲이 있어 예로부터 이 일대에서 잡히는 귀한 생선인 웅어는 싱싱함과 고소함으로 더 유명하다.
    Munhwa ☜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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