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王의 병을 보면 건강이 보인다

중종… 질병 치료 순서

浮萍草 2015. 5. 12. 19:05
    복합적 증상 땐 ‘중증 치료’부터 먼저
    료실을 찾아온 환자분에게“어디가 아파서 오셨어요?”라고 물어보면,“어디 어디 할 것 없이 그냥 온몸이 다 아파요”라면서 시간 끌지 말고 한 방에 다 고쳐 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다. 대부분은 치료 순서를 정해 나눠서 치료해야 하는 경우다. 이때 치료순서를 정하는 여러 가지 규칙이 있지만, 가장 큰 원칙은 역시 ‘급한 불부터 끄는’ 것이다. 중종 27년 10월 24일의 ‘왕조실록’기록을 보면, 왕과 어의가 그 당시 중종이 앓고 있던 증상을 치료하는 순서에 대해 논의하는 장면이 나온다. 왕이 먼저 “종기의 증세는 별로 차도가 없으나 그렇다고 극심한 아픔도 없다. 다만 해수(咳嗽)가 매우 심해 기침이 나올 때의 흔들림 때문에 종기의 아픔이 더욱 가중된다. 그러니 먼저 해수를 치료하면 이 아픈 곳도 나으리라 생각된다”고 말해 종기보다 기침을 먼저 치료해야 함을 역설한다. 실제 기침이 심해지면서 온몸에 땀이 나 일어나 앉을 수조차 없다고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종기보다 기침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는 말이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어의들은“지금 따로 해수약을 올리고자 하나 다만 종기가 중증(重症)으로 될까 두려우니,마땅히 먼저 종기를 치료한 다음에 해수를 치료해야 합니다”라고 왕의 의견에 반대하는 말을 한다. 또한 이때 중종이 종기 때문에 움직이기를 싫어해 어의의 진료를 받지 않으려 하자“증후가 한결같지 않으니 마땅히 긴급한 증세부터 먼저 치료해야 합니다”라며, 격식을 차리지 말고 편한 복장으로 진료부터 받으라고 청하고 있다. 실제 이후 중종의 진료 기록을 보면 종기가 계속해서 애를 먹이는데,어의들이 말한 대로 종기 치료를 우선해야 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환자가 요구하는 바와 의사가 정한 순서가 서로 달라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가능한 한 의사의 말을 따르는 것이 좋을 때가 더 많다. 일반적으로 한약으로 치료해야 하는 경우에는 여러 가지 증상 중에서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소화기능을 좋게 하는 치료를 먼저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한약이 위장으로 소화·흡수되어야 효과가 발휘되는 약이기 때문이다. 또한 ‘밥이 보약’이라고 식욕이 없어 잘 먹지 못해 원기가 떨어진 사람들은,위장의 기능만 좋게 해줘도 병세가 많이 회복되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에는 뿌리가 되는 증상과 가지가 되는 증상을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뿌리만 잡으면 가지나 이파리들은 저절로 따라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눈이 빨개지거나 코피가 터지거나 입에 구내염이 생기거나 얼굴에 뾰루지가 나는 것들의 원인이 상열(上熱) 때문이라면 굳이 다른 증상들을 치료할 필요 없이 그냥 몸의 상부로 올라가는 열만 치료하면 나머지 증상들은 저절로 호전된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냥 방치했을 때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거나 병세가 악화할 수 있는 증상인 경우에는 당연히 그 증상부터 가장 먼저 치료해야 한다. 결국 가장 정확한 치료순서는 실제 환자의 몸을 진단한 주치의의 판단에 달려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Munhwa ☜       장동민 하늘땅한의원장 www.okskyla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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