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리 음식 이야기

대구껍질누르미

浮萍草 2015. 4. 1. 18:41
    구(大口)는 지방이 비교적 적고 비린내가 덜 나는 생선이다. 입이 크다고 해 대구라는 이름이 붙여졌지만 머리가 크다고 해서 대두어(大頭魚)라고도 한다. 대구는 우리나라의 동해와 서해에 분포하는 한대성의 심해어로 산란기에는 경남 진해만이 주요 산란장이다. 대구는 살뿐만 아니라 아가미,알,눈,곤이,껍질까지 버리는 부분이 없이 우리 음식에 잘 활용된다. 잔칫상에 많이 오르는 대구포는 대구를 소금에 절였다가 등을 갈라서 한 장으로 펴서 말린 것이다. 알이 든 채로 말린 것을 약대구라 하는데, 보신용 식품으로 이용된다. 예전에는 산모들이 산후 젖이 부족할 때 대구를 영양보충용으로 먹었다고 한다. 1670년(현종 11년)쯤 조선시대 장계향(貞夫人 安東 張氏·1598∼1680)이 쓴 최초의 우리말 조리서로 평가되는 음식디미방에는 경상도 양반가의 음식 조리,저장,발효,식품 보관,술 빚는 법 등 146종의 각종 특별한 음식 조리법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여기에 대구로 만든 음식으로 대구껍질누르미가 있다. 누르미는 찌거나 구운 재료에 걸쭉한 즙을 끼얹은 음식으로 중국의 유(溜)와 같은 조리법이지만,조선 후기에 가서는 재료를 익혀서 꿰는 음식인 누름적으로 바뀌었고 즙을 끼얹어 먹는 음식은 거의 사라졌다. 대구껍질누르미는 대구껍질에 고기류와 버섯류를 다져 넣어 싼 후 밀가루와 파즙을 끓여 즙으로 뿌려 만든 음식으로 구수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은 평소에 소박한 음식을 즐겼으나, 전쟁 승리 후엔 부하들의 사기를 북돋우고자 대구껍질누르미를 특별히 준비해 먹였다고 한다. 대구껍질누르미를 만들기 위해선 따뜻한 물에 대구껍질을 담갔다 빨아서 네모나게 썰고 석이,목이,표고,송이, 참버섯과 꿩고기 등을 잘게 다져서 후추,천초 등으로 양념한다.
    다진 재료를 잘 버무려 대구껍질에 싸서 삶은 다음 꿩고기즙에 넣고 밀가루,골파를 넣어 만든 즙을 끼얹어 낸다. 대구껍질 속에 대구살을 하나씩 넣으면 담백한 맛이 난다. 대구껍질누르미에는 살코기로 꿩고기, 꿩육수가 들어가고 쇠고기도 넣었다. 한편 최근 서울 중구 필동의 전통문화공간 ‘한국의 집’에서 한국의 대표 종갓집 중 하나인 석계종가(石溪宗家)의 종부 조귀분 여사가 음식디미방에 수록된 메뉴로 대구껍질누르미 등을 직접 요리하여 소개했다
    Munhwa ☜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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