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오빠와 아저씨는 한 끗 차이

[22] '더블 수트'가 男子를 만든다

浮萍草 2015. 4. 1. 10:19
    칼라 넓은 셔츠와 매치… 단추는 오른쪽 두번째만 채워
    세계 남성패션을 선도하는 이탈리아 패션 시모네
    리기가 더블 수트를 멋지게 입은 모습. /이헌 제공
    화 '킹스맨'의 인기를 타고 주인공이 입은 '더블 브레스티드 수트(double-breasted suit·줄여서 그냥 ' 더블 수트')'가 주목받고 있다.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정장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8%나 증가했는데 특히 더블 수트의 매출 증가율은 무려 64%라는 놀라운 신장세를 보였다. 대한 남아들이 콜린 퍼스의 멋진 모습에 반해 더블 수트를 많이 사 입는 모양이다. 격식 차리는 옷차림을 점점 불편해하는 경향이 안타까웠던 차에 얼마나 반가운 일인지. 더블 수트는 일반 남성 정장인'싱글 브레스티드 수트(single-breasted suit)'에 비해 앞섶의 겹치는 면적이 넓고 두 줄의 단추 여밈이 있는(비록 이제 한 줄은 그저 장식으로만 남았지만) 양복을 총칭한다. 영국 해군 유니폼이었던 피코트(peacoat)에서 유래했다. 사고 위험이 도사리는 선상에서 두툼한 이중 여밈으로 신체를 보호하고 천을 이중으로 덧대 칼바람으로부터 체온을 보존하는 효과를 노린 것에서 시작됐지만, 이젠 기능보다 장식적 용도가 됐다. 더블 수트는 몸집이 작은 사람은 더욱 왜소해 보이고 몸집이 큰 사람은 더욱 커 보이게 한다는 오해로 많은 아저씨의 기피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어깨와 가슴 등 몸에 꼭 맞는 사이즈를 선택하면 신장이나 체격에 관계없이 우아하게 더블 수트를 소화할 수 있다. 킹스맨의 또 다른 주인공 '에그시' 역을 맡은 태론 에거튼은 키가 170㎝ 중반으로 콜린 퍼스(190㎝)보다 훨씬 작지만 더블 수트를 잘 소화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더블 수트는 단추를 모두 채우면 촌스럽다. 대개 좌·우 각각 3개씩 6개 단추가 있는데 이 중 오른쪽 두 번째 단추 하나만 채우는 방법이 가장 일반적이다. 정갈하고 단정한 느낌을 전할 수 있다. 세계적 멋쟁이들은 브이(V)존을 더 깊게 만들어 상체를 강조하기 위해 오른쪽 맨 아래 단추만 잠그기도 한다. 더블 수트를 잘 소화하는 멋쟁이로는 어머니 그늘에서 칠순이 다 되도록 왕자 자리만 지키고 있는 영국 찰스 왕세자가 꼽힌다. 찰스 왕세자는 더블 수트를 입을 때 폭이 넓고 많이 벌어지는 와이드 칼라 셔츠를 받쳐 입는다.
    더블 수트에는 와이드 칼라가 어울리기 때문이다. 또 자리에 앉거나 편안한 상황이 아니면 단추를 풀지 않는다. 공식 석상에서 더블 수트를 입을 땐 윗도리 앞섶이 벌어지지 않도록 단추를 채우는 게 정석이다. 영화 한 편이 가져다준 더블 수트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고마운지. 아내가"왜 갑자기 멋을 부리느냐"며 눈을 부라리면"킹스맨 못 봤어?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잖아. 더블 수트가 매너야!"라면 그만이다. 기회는 좀처럼 다시 오지 않는다. 시도하라, 더블 수트!
    Chosun ☜      이헌'한국신사'패션플래너 '신사용품' 저자

      ;草浮
    印萍